[IB토마토]생보사, 3분기 실적 회복 신호…장기 수익성은 숙제

금리하락에 FVPL 평가이익 증가 기대
장기적으로 운용자산이익률 저하 우려

입력 : 2024-11-01 오전 6:00:00
이 기사는 2024년 10월 29일 18:13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황양택 기자] 생명보험 업계가 올해 3분기 투자영업 손익이 개선되면서 실적이 회복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장기 채권금리 하락으로 보험사 금융자산 평가이익이 대폭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서다. 앞서 상반기에는 투자손익 부진을 겪으면서 전체 순이익이 저하된 바 있다. 다만 금리 하락이 장기적으로 봤을 때는 운용자산이익률을 낮춰 투자 수익성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란 평가도 나온다.
 
국고채 금리 하락에 FVPL 평가이익 증가 전망
 
29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올 3분기 국고채 10년물 금리는 전반적으로 하락 흐름을 보였다. 앞선 2분기 3.5% 수준에서 형성됐던 금리는 지난 8월 2%대로 떨어지기도 했다. 해당 금리의 월별 추이를 살펴보면 ▲4월 3.567% ▲5월 3.527% ▲6월 3.337% ▲7월 3.171% ▲8월 2.999% ▲9월 3.011% 등으로 확인된다.
 
 
채권금리가 하락하면서 보험사 금융자산 내 항목인 당기손익-공정가치 측정 자산(FVPL)의 평가이익은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FVPL은 시장금리 변동에 따른 자산의 평가이익 증감이 당기순이익에 곧바로 반영되는 자산이다. 수익증권 형태의 대체투자 자산이 여기에 속한다. 이번 3분기처럼 금리가 하락하면 해당 채권 가격이 올라 평가이익이 늘어나게 되고 그만큼 투자손익은 증가한다.
 
개별 보험사마다 편차가 존재하지만 생명보험 업계는 전체 금융자산에서 FVPL이 차지하는 비중이 지난 1분기 기준 16% 정도로 나온다. FVPL 비중이 높은 곳은 20% 중·후반에서 형성되고 있다. 이러한 보험사는 금리 환경에 따른 투자손익 변동성이 그만큼 크다고 볼 수 있다. 금리 상승 때와는 반대로 금리 하락이 우호적으로 작용해 투자영업 수익성이 크게 개선될 수도 있다.
 
강승건 KB증권 연구원은 “보험사 3분기 실적은 투자손익 개선을 통해 순이익이 증가할 것”이라면서 “지난해 채권평가손실과 처분손실의 기저효과, 올해 3분기 금리 하락으로 인한 FVPL 계정의 평가이익 증가 등이 반영되면서 손해보험과 생명보험 모두 투자손익이 큰 폭으로 개선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특히 손해보험사보다 생명보험사 성적에 시선이 쏠린다. 생명보험 업계는 지난 상반기 투자손익이 부진하면서 순이익이 대폭 하락했다. 당시 22개 생명보험사 합산 투자손익은 1조751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4.2%(5579억원) 감소했다. 그 결과 당기순이익은 3조5941억원으로 9.4%(3741억원) 줄었다. 상품 판매 확대로 보험손익이 성장했음에도 투자손익 부진이 더 크게 나타나 성과를 상쇄한 것이다.
 
반면 손해보험 업계는 투자손익이 줄기는 했지만 1.0%(179억원)로 소폭이었고, 전체 순이익에 미치는 영향도 미미했다. 손해보험사는 보험손익 성장이 순이익 증가로 그대로 이어졌다.
 
(사진=연합뉴스)
 
“금리 하락, 장기 투자 수익성에는 부정적”
 
새 회계 기준인 IFRS17 체계서는 투자손익이 투자영업손익과 보험금융비용으로 구분된다. 투자영업손익이 자산운용 기반의 투자영업을 통해 창출한 성과라면 보험금융비용은 운용 재원에 대한 일종의 이자비용이다. FVPL 평가손익은 이 가운데 투자영업손익에 반영된다.
 
채권금리 하락은 FVPL 평가이익을 증가하게 만드는 요인이지만 이는 단기적 효과고, 멀리 봤을 땐 부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란 분석도 있다. 금리가 내려가는 만큼 운용자산이익률이 떨어지고 보유이원도 결국 하락하게 되기 때문이다. 장기적 투자 수익성이 저하된다는 것이다.
 
운용자산이익률은 보험사가 자산을 운용하면서 얻는 이익을 나타내는 지표로 투자영업의 핵심 기반이다. 생명보험 업계는 올 상반기 기준 3.2% 수준에서 형성되고 있다. 앞서 금리가 가파르게 오르던 시점에서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으나 최근에는 서서히 떨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보험사는 운용자산에서 채권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기 때문에 운용자산이익률 방향성이 국채 금리와 유사하게 흘러가는 특징이 있다. 채권 신규 투자 수익률이 계속 떨어지게 되는 만큼 운용자산이익률도 하방 압력을 받는다는 것이다.
 
채영서 한국신용평가 선임연구원은 “보험 업종에 대한 금리 하락 영향은 부정적으로 평가된다”라면서 “FVPL 자산 비중 확대로 단기적 투자이익 개선이 예상되나 중·장기적으로는 신규 자산의 이자수익 감소로 운용자산이익률 하락이 예상된다”라고 분석했다.
 
황양택 기자 hyt@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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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양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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