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상민 기자]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6일(현지시간) 제47대 미국 대통령으로 당선되면서 가상자산 규제 완화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졌습니다. 이에 비트코인 가격은 또 다시 최고가를 기록했습니다. 국내 가상자산 시장도 미국에 발맞춘 규제 완화를 기대하는 분위기가 감지됩니다.
7일 미국 주요 언론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6일(현지시간) 오전 북부 경합주인 위스콘신에서 승리해 선거인단 276명을 확보했습니다. 미국 대선은 전체 선거인단 538명 중 과반 270명을 얻은 후보가 승리하는 구조입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최대 승부처 펜실베니아에서 이기면서 승기를 굳혔습니다.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6일(현지시간) 플로리다주 웨스트팜비치 팜비치 컨벤션 센터에서 대선 승리 연설을 한 뒤 멜라니아 여사와 인사하고 있다.(사진=뉴시스)
트럼프 바람 타고 사상 최고가 쓴 비트코인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 소식에 가상자산 대장 격인 비트코인은 사상 최고가를 다시 한 번 경신했습니다. 7일(한국시간) 미국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 코인베이스에 따르면 비트코인 가격은 이날 오전 5시55분 기준 7만6500달러를 돌파했습니다. 24시간 전 기준 10.21% 상승한 수치입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대선 유세 기간 동안 가상자산에 대해 친화적인 입장을 여러 차례 표명했습니다. 앞서 공개된 공직자 후보 재산 공개 내역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100만~500만달러(13억5000만~67억7000만원) 상당 암호화폐 지갑과 가상 이더리움 키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집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 재집권 소식에 이더리움도 크게 상승했습니다. 이더리움은 7일 오전 7시50분 기준 2746달러까지 올랐습니다. 24시간 전 기준 13.39% 상승했습니다.
한때 가상자산 산업을 두고 사기라고 비난했던 트럼프 전 대통령은 최근 1~2년 사이 입장을 바꿨습니다. 지난 7월 '비트코인 2024 콘퍼런스'에 참석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바이든-해리스 행정부의 가상자산·비트코인 억제 정책을 비난하면서 미국 정부가 현재 보유하거나 미래에 획득할 비트코인을 100% 전량 보유하는 게 행정부 정책이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더불어 트럼프 전 대통령은 모든 미국인이 혜택을 보도록 비트코인을 영구적인 국가 자산으로 만들겠다고 공언했습니다. 당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연방정부가 현재 보유한 비트코인이 21만개에 육박해 전 세계 공급량의 1%에 해당한다고 발언하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트럼프 전 대통령이 스스로 비트코인 대통령이라 칭하면서 트럼프 당선 확률과 비트코인 가격은 동행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표=뉴스토마토
트럼프 전 대통령의 가상자산 지지에 미국 가상자산 업계도 공개적으로 트럼프 지지를 선언하거나 거액을 후원했습니다. 미국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 코인베이스는 정치자금 기부단체에 7500만달러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도지코인 가격도 상승했습니다. 코인베이스에 따르면 도지코인은 6일 기준 0.22달러까지 올랐습니다. 이는 24시간 전 기준 24.48% 상승한 수준입니다. 도지코인은 트럼프를 적극 지원하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전기차 결제 도입 수단으로써 검토하는 코인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미국 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선거 기간 머스크의 트럼프 캠프 기부액은 최소 1억3200만달러(1841억원)에 달합니다. 머스크는 보수 유권자 투표 장려를 위해 이벤트를 진행하는 등 적극적으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원했습니다.
국내 업계도 기대감 꿈틀
앞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이 재선에 성공할 경우 가상자산 시장에 엄격한 증권거래위원회(SEC) 수장인 게리 겐슬러 위원장을 해고해 미국을 가상자산 수도로 만들겠다고 했습니다. 또한 백악관 직속 가상자산 정책 자문 위원회 설립과 미국 반 가상자산 정책인 '오퍼레이션 초크 포인트 2.0' 정책 중단을 공약으로 내건 만큼 시장에서 당분간 비트코인 상승랠리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국내에서도 가상자산 산업 활성화에 대한 기대가 높습니다. 현재 국내에서 가장 큰 화두는 법인의 가상자산 투자 허용 여부입니다. 미국 규제 방향성이 글로벌 표준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전문가들은 미국 규제 환경이 변화하면 한국 정부도 규제 완화를 고려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분석합니다.
가상자산업계 관계자는 "트럼프 공약을 보면 SEC 규제도 많이 완화가 될 것으로 보여지고 국내에서도 국감 이후로 위원회를 중심으로 법인 투자 허용 등 업계 규제보다는 진흥 논의가 되고 있어서 기대감을 가지고 있다"며 "비트코인 가격으로 반응으로 나타나는 걸로 보는데 최고가다보니까 업계에서도 기대감을 많이 가지고 있는 건 사실이다"고 밝혔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미 대선 승리 소식에 비트코인이 연일 사상 최고가를 기록하고 있는 7일 서울 강남구 업비트 고객센터 전광판에 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화폐 시세가 표시되고 있다.(사진=뉴시스)
신상민 기자 lmez0810@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