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위사실 확산…게임사·유튜버 소송전 격화

"게임 흥행 축, 플레이에서 시청으로"…유튜버 영향력 급증
허위·과장 콘텐츠, 초기 평가 왜곡·주주가치 영향까지 확대
소송은 양날의 검…팬덤 반발·여론 악화 가능성도

입력 : 2026-04-16 오후 3:00:24
 
[뉴스토마토 신상민 기자] 국내 게임업계가 유튜브를 중심으로 확산하는 허위사실·과장 콘텐츠 문제로 고심하고 있습니다. 최근 게임 흥행은 단순한 출시 성과를 넘어 이용자와의 소통, 팬덤 형성, 커뮤니티 신뢰 확보로 옮겨 가면서, 유튜버와의 관계 역시 중요한 변수로 떠오른 실정인데요. 일부 콘텐츠가 게임사 브랜드와 신작 평가, 주주가치까지 흔드는 리스크로 번지면서, 업계도 이를 묵과하기 어려운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습니다.
 
16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엔씨소프트(036570)는 최근 유튜브 채널 '영래기' 운영자를 상대로 허위사실 유포 및 업무방해 혐의로 고소장을 제출했습니다. 엔씨는 해당 채널이 '리니지 클래식'과 관련해 불법 프로그램 이용자를 방치하고, 이를 신고한 정상 이용자를 근거 없이 제재했다는 취지의 방송을 했다고 보고 있습니다. 
 
앞서 엔씨는 지난해 12월에도 유튜브 채널 '겜창현' 운영자를 상대로 '아이온2' 관련 허위사실 유포 혐의로 형사 고소와 민사상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 나선 바 있습니다. 
 
엔씨는 이를 단순한 이용자 불만 차원이 아니라 기업가치 훼손 문제로 보고 있습니다. 엔씨 관계자는 "다양한 의견을 경청해 게임 개발 과정에 적용하고 있다"면서 "의도적이고 지속적인 허위사실 유포 행위로 피해가 발생할 경우 고객, 주주, 임직원 보호를 위해 적극 대응해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습니다.
 
한 게임업계 관계자도 "유저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입장에서 유튜버들의 게임 운영에 대한 정당한 비판은 중요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면서도 "일부 유튜버들이 조회수를 목적으로 허위사실 기반의 콘텐츠를 무분별하게 생산할 경우 심각한 피해로 이어질 수 있어 강경한 대처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 같은 대응 배경에는 게임산업의 구조 변화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게임을 직접 즐기는 경험 중심이었다면, 최근에는 유명 유튜버와 스트리머의 플레이 영상을 소비하는 이른바 '보는 게임' 문화가 빠르게 확산하고 있습니다.
 
유튜버가 게임에 대한 첫인상을 만들고 초기 흥행 분위기를 좌우하는 경우가 늘면서, 게임사들 역시 이들과의 관계를 브랜드 확산의 중요한 축으로 인식하게 됐습니다. 실제로 업계에서는 투명한 정보 공개와 진정성 있는 소통 방송이 팬덤 형성과 장기 흥행의 원동력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문제는 이 같은 영향력이 허위 정보와 결합할 때입니다. 일부 유튜버들은 확인되지 않은 정보를 사실처럼 전달하거나 부정적 요소만 과도하게 부각해 조회수를 올리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이용자들의 불만과 대리만족 심리가 맞물리며 특정 게임을 향한 부정적 여론이 빠르게 증폭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업계 관계자는 "정보를 전달하는 유튜버들은 매체와 닮은 면이 있지만 책임을 지는 구조가 부족한 점이 문제"라며 "조회수를 만들어낼 만한 소재를 자극적으로 다뤄 수익을 내고, 불법 업체 광고까지 하는 행태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는 점이 부담"이라고 말했습니다.
 
펄어비스 사례도 이런 경계심을 키우고 있습니다. 지난 3월 출시된 '붉은사막'은 출시 전후 일부 콘텐츠에서 확인되지 않은 내부 사정과 개발진 의도, 해외 매체 평가 등이 선택적으로 인용되며 '실패한 게임'이라는 여론에 휘말렸습니다. 
 
그러나 이후 해외 이용자들을 중심으로 평가가 반등했고, 글로벌 게임 플랫폼 스팀에서는 '매우 긍정적' 평가와 함께 흥행 궤도에 올랐습니다. 허위 또는 과장 정보가 초기 흥행 평가를 왜곡할 수 있다는 우려가 업계 전반으로 확산하는 배경입니다.
 
다만 소송전이 만능 해법은 아니라는 시각도 적지 않습니다. 팬덤 비즈니스가 강화된 환경에서는 게임사가 유튜버나 이용자와 법적 다툼에 나서는 행위 자체가 또 다른 여론 악화 요인이 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업계 안팎에서는 허위사실 유포에 대한 대응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모든 사안을 일률적으로 해석하기는 어렵다는 의견이 나옵니다. 
 
이철우 한국게임이용자협회장은 "유튜버 콘텐츠가 수익 창출과 연결되는 만큼 공익성이 인정되지 않을 가능성이 있고, 반론권 보장과 팩트체크가 부족한 점은 분명히 지적할 수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또 영래기 건에 대해서는 "일부 사실관계가 포함돼 있을 경우 법리 판단이 달라질 여지가 있을 수 있다"며 "강경 대응이 실질적 처벌보다 경고 메시지의 성격을 띨 가능성도 있다"고 짚었습니다.
 
다른 게임업계 관계자는 "이용자들의 영향력이 커진 시장에서 게임사가 직접 대응을 모두 하기는 어렵다"며 "위기관리 체계 강화와 협회 차원의 공동 대응, 플랫폼 책임 확대, 정부 차원의 제도 보완이 함께 논의돼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습니다.
 
엔씨소프트 판교 R&D센터. (사진=엔씨소프트)
 
신상민 기자 lmez081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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