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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토마토 권성중 기자]
상지건설(042940)이 주력 사업인 고급주택 물량 감소에 올해 저조한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최근에는 발주처의 프로젝트파이낸싱(PF) 조달 난항에 한 건의 도급 계약을 해지하기도 했다. 고급주택 시장의 어려움이 지속되는 가운데 회사의 매출처 확대가 시급한 시점이다.
상지건설이 시공한 '청담동 카일룸 2차' 전경.(사진=상지건설)
시행사 PF 불발로 계약 해지…287억원 규모 공사 사라져
6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리카르디 아스턴 청담’ 신축 공사의 시행사 청담501은 최근 상지건설에 이 공사에 대한 계약 해지를 통보했다.
이 사업은 서울 강남구 청담동 131-16번지 일원에 지상 4층, 지상 20층, 1개 동, 13실 규모의 고급 오피스텔과 업무시설, 판매시설 등을 짓는 프로젝트다. 상지건설은 지난해 12월 리카르디청담으로부터 이 공사를 287억원에 수주한 바 있다. 리카르디청담은 청담131개발이 100% 지분을 보유한 회사다. 리카르디청담은 지난 9월 현재의 청담501로 사명을 변경했다.
상지건설은 계약 당시 시행사의 PF 조달에 관한 우려 탓에 조건부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상대방(당시 리카르디청담)이 본 계약 체결일로부터 3개월 이내에 금융, 신탁사의 부동산 PF 심의를 득하지 못하는 경우 본 계약은 해제한다’는 내용이었다. 이후 양측은 PF 심의 기한을 6개월, 9개월, 12개월로 3차례에 걸쳐 연장했다.
이에 따라 상지건설은 이달 중 이 프로젝트의 착공이 예정돼 있었다. 그러나 시행사 청담501이 본PF 전환에 사실상 실패하면서 상지건설에 계약 해지를 통보한 것이다.
상지건설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시행사가 강남권에서 ‘아스턴’ 브랜드의 고급주택 개발을 다수 진행하고 있었고, 사전청약자도 적지 않았던 것으로 안다”면서도 “고급주택 개발에 대한 PF 시장의 시각이 올해 들어 악화되면서 조건부 계약을 체결했다”라고 설명했다.
이번 시공 계약 해지로 상지건설은 책임준공 등 PF 우발채무 리스크에서는 자유로워졌다. 다만 지난해 매출(1738억원)의 16.5%에 달하는 공사가 상지건설 수주고에서 사라졌다.
수주잔고 800억원대…‘자체사업’ 매출 절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상지건설은 올해 3분기 누적 연결 기준 매출 199억원, 영업손실 175억원을 기록했다. 그러나 지난 2022년에는 매출 537억원, 영업이익 54억원을, 2023년에는 매출 1738억원, 영업이익 324억원을 기록한 바 있다. 2022년 영업이익률은 10.0%, 지난해에는 18.6%에 달했다.
고급주택 건설을 주력 사업으로 하는 상지건설은 매년 영업실적 변동폭이 큰 편이다. 특히 자체 개발사업으로 시행과 시공, 분양을 진행하는 경우 매출이 큰 폭으로 상승한다.
실제 연간 500억원 이상의 매출을 기록한 지난 2022년 상지건설의 매출 비중은 △분양공사 58.54% △도급공사 37.72%로, 2023년에는 △분양공사 65.06% △도급공사 22.5%로 각각 나타났다. 이에 비해 올해는 도급공사 매출 비중 106.32%를 기록하며 100% 넘어섰고, 분양공사에서 –6.81%의 비율이 나타났다.
상지건설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자회사를 통한 자체 개발사업의 유무에 따라 매출이 변화하는 구조를 갖고 있다”면서 “올해 들어선 오피스텔 분양 과정에서 일부 계약 취소 세대가 발생하면서 매출 비중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상지건설은 현재 자회사인 카일룸디앰디가 시행을 맡은 ‘논현동 카일룸M’ 신축 분양사업과 카일룸도산이 시행하는 강남구 논현동 98, 98-1번지 신축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올해 9월 말 기준 상지건설은 카일룸디앤디와 카일룸도산의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두 사업 모두 자회사가 시행을, 상지건설을 시공을 맡는 구조로 진행돼 연결 기준 매출에 시행과 시공 성과가 반영된다.
올해 9월 기준 ‘논현동 카일룸M’ 분양사업이 대부분 마무리돼 계약잔액은 1802억원 중 175억원 만이 남아 있다. 현 시점 매출에 유의미한 자체 개발사업은 카일룸도산이 시행하는 논현동 프로젝트뿐이다. 상지건설은 이 공사를 259억원에 수주했고, 현재 계약잔액은 252억원이다.
같은 시기 상지건설의 수주잔고는 881억원으로 지난해 매출(1738억원)의 50.6%에 불과하다. 지난해 말 1211억원을 기록한 잔가 9개월 새 27.2% 감소한 것이다. 회사 측은 현재 자회사를 통한 개발사업 추진을 위해 적합한 프로젝트를 물색하고 있으며, 고급주택 시장의 수요를 분석해 신규 사업을 발굴한다는 계획이다.
권성중 기자 kwon88@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