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절벽' 불안한데…세계경제 불확실성까지 '가중'

또 성장 하락 예측…'1.5%', '1.67%'
"정치 위기 해결해도 경제 어려운 한 해"
트럼프발 관세 위협…세계경제 '압박'
"국내 정치 불안부터 해소해야"
"슈퍼 추경, 물가 자극 없어"

입력 : 2025-01-14 오후 8:50:00
[뉴스토마토 이규하 기자] 국내 정치 위기가 빠르게 해결되더라도 경제적으로 어려운 한 해가 될 가능성 높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국내 정국 혼돈과 소비하락 등 내수 둔화로 인한 성장세 억제뿐만 아닌 세계 경제 전망도 밝지 않기 때문입니다.
 
특히 세계 최대 경제인 미국의 무역 정책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큰 만큼, 세계 경제 성장 하방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치가 내려갈 경우 우리나라에도 성장 절벽을 더욱 가중시키는 요인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13일 서울 종로구 인근에 직장인들이 내리는 눈을 맞으며 이동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한국 성장 전망, 1.67%↓ 1.5%↓
 
14일 국제금융센터 종합기획분석실의 '해외 시각'을 보면, 리서치 전문 기업 캐피탈 이코노믹스는 우리나라 올해 성장률을 1.5%로 내다봤습니다. 앞서 정부 예측치는 1.8%, 글로벌 투자은행(IB) 8곳의 평균치는 1.7%였습니다. 이보다 더 내려간 수준입니다.
 
이날 김광두 전 서강대 교수가 원장을 맡고 있는 민간 연구기관인 국가미래연구원도 1.67%까지 떨어질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놨지만 더 낮게 보고 있는 겁니다. 
 
이제껏 가장 낮은 전망치는 JP모건으로 종전 1.7%에서 1.3%로 하향 조정한 바 있습니다. 이어 지난달 씨티도 1.6%에서 1.5%로 성장률을 낮췄으며 영국 투자은행 바클레이즈도 1.8%에서 1.7%로 하향 조정한 상태입니다.
 
줄줄이 낮추고 있는 배경에는 국내 정치 위기와 내수 둔화의 성장 억제를 꼽고 있습니다. 
 
캐피탈 이코노믹스 측은 "12월 경제지표가 많이 발표되지는 않았으나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하락하고 소비자 신뢰는 급락하는 등 진행 중인 정치 위기가 경제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신호가 포착됐다"며 "가능성은 낮아 보이나 만약 정치 위기가 빠르게 해결되더라도 경제적으로 어려운 한 해가 될 소지가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이어 "양호한 수출에도 소득 증가세 둔화, 부동산 경기 침체, 긴축 재정 등의 복합적 요인으로 인한 내수 둔화가 성장세를 억제할 것으로 보이며 올해 1.5% 성장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지난 8일 부산 남구 신선대부두에서 컨테이너 선적 및 하역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관세 위협 '불안감'…세계경제 '직면'
 
문제는 내수 둔화의 성장세 억제뿐만 아닌 세계 경제의 부담도 당분간 크다는 점입니다.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관세 위협이 세계 경제에 불확실성을 더하고 있다고 우려를 표명한 바 있습니다.
 
트럼프발 관세 위협을 둘러싼 불안감이 장기 차입 비용을 끌어올리는 등 세계 경제가 직면한 압박을 가중시키고 있다는 경고성 발언을 내놓고 있습니다.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무역 정책 영향은 아시아와 글로벌 공급망에 종속된 국가일수록 더 크게 나타날 것이라는 전망도 불안감을 가중시키고 있습니다.
 
앞서 유엔(UN) 사회경제부도 올해 세계 경제를 2.8%의 저조한 성장률로 유지하면서 미국·중국의 두 경제 대국이 다소 느리게 성장할 것이라고 진단했습니다.
 
영국계 투자은행 HSBC 측은 "향후 달러화 방향성과 함께 미국 금리, 관세 리스크, 무역 전망, 위안화 약세 가능성 등 외부 동인에 따라 원화가 민감하게 반응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윤석열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 관계자들이 14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에서 '국민의 명령이다! 헌재는 윤석열 즉각 파면하라! 내란수괴 윤석열 파면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치 불안부터 해소추경, 인플레 자극↓"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복합 위기 해법으로 국내 정치 불안부터 해소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놓고 있습니다. 
 
<뉴욕타임스>는 "화요일 헌재가 첫 탄핵심판 정식변론을 진행하면서 해결을 향한 큰 발걸음을 내디딘 것"이라며 "법률 분석가들은 빠르면 2월 중 대통령 탄핵 관련 결정을 예상, 헌재 결정은 불확실성을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지만 만약 국민을 화나게 할 경우 혼란이 커질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최근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과 만난 이재명 민주당 대표도 "대한민국 상황이 질서유지 측면에서 완전 무질서로 빠져들고 있지 않나"라며 "경제는 불안정이 가장 큰 적 아닌가. 정국이 안정되고 예측할 수 있는 사회 분위기 속에서 경제가 살아날 수 있을 텐데, 법질서를 지키지 않으면 아무것도 안 된다"고 언급한 바 있습니다.
 
현재로썬 슈퍼추경론이 힘이 실릴 것으로 보입니다. 잠재성장률 2% 수준으로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20조원 이상의 추가 재정 지출이 필요하다는 분석에서입니다. 
 
다만, 물가에 영향이 미칠 수 있다는 우려와 관련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차규근 조국혁신당 의원실이 한국은행에 문의한 결과, "추경 편성이 인플레이션을 자극할 가능성은 낮다"고 밝혔습니다.
 
한은은 이어 "정부가 물가 안정대책을 추진 중이라는 점도 추경의 인플레이션 자극효과를 제한하는 요인이 된다"고 답했습니다.
 
이와 관련 차규근 의원은 "올해 성장률을 잠재성장률만큼 끌어올리려면 20조원 이상의 추가지출이 필요하다"며 세수 부족 사태가 반복되지 않도록 세입 경정도 해야 한다. 내수와 민생 회복, 그리고 효율적인 재정지출을 위한 추경이 시급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세종=이규하 기자 judi@etomato.com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이규하 기자
SNS 계정 : 메일 페이스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