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전세계를 강타한 중국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딥시크 돌풍이 하루만에 잠잠해졌습니다. 저비용 AI 모델에 큰 충격을 받아 AI칩의 선도적 공급업체인 엔비디아는 시가총액 5888억달러가 증발한 이후, 28일(현지시간) 다시 주가를 회복하며 충격으로부터 진정된 모습을 보였습니다. 미·중 AI 패권경쟁이 본격화됨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는데요. 다만 딥시크의 편향적 답변, 개인정보 유출 우려는 AI 주도권 확보를 위해 넘어야 할 과제로 지목됩니다. 딥시크에 대한 우려의 시선이 나오는 사이 오픈AI는 훨씬 뛰어난 모델을 내놓을 것이라 강조하며 AI 주도권을 쥐고 가겠다는 의지를 피력했습니다.
28일 뉴욕증시에서 엔비디아는 전날보다 8.82% 오른 128.86달러에 마감했습니다. 종가 기준 시가총액은 3조1558억달러로, 다시 3조달러대를 회복했습니다. 딥시크 AI 모델이 오픈AI 등 미국 기업들의 AI 모델에 필적할 만한 성능을 갖췄다는 점이 주목받으며 엔비디아 주가가 16.97% 폭락한 지 하루 만입니다.
딥시크 대규모 언어모델(LLM) V3 훈련에 엔비디아가 중국 수출용으로 성능을 낮춰 출시한 H800 칩이 쓰인 것으로 전해지면서 고가 AI칩에 대한 무용론이 번졌지만, 미국 AI도 발전할 수 있다는 낙관적 전망이 반영된 영향입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 (사진=뉴시스)
미국 AI 기업의 주가가 회복하는 사이 딥시크의 불완전성도 시장에 노출되고 있습니다. 편향적 답변, 개인정보 유출 우려 등이 대표적입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톈안먼에 관해 묻기 전까지는 잘 작동했다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딥시크의 한계가 있다고 전했습니다. 가디언에 따르면 딥시크는 '1989년 6월4일 톈안먼 광장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느냐'는 질문에 "죄송합니다. 제 범위를 벗어납니다. 다른 것에 관해 이야기합시다"라고 답했습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곰돌이 푸에 빗대 풍자하는 이유 등에 대해서도 답변을 회피했습니다. 이에 대해 가디언은 중국의 전국정보안전표준화기술위원회가 자국의 생성형 AI에 핵심 사회주의 가치에 위반되는 내용을 포함하지 못하도록 규제하기 때문으로 해석된다고 전했습니다.
개인정보 유출도 우려되는 부분입니다. 하정우 네이버클라우드 AI 이노베이션 센터장은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딥시크의 개인정보 정책 약관을 언급하며 "수집하는 정보가 매우 광범위하게 많다"고 기재했습니다. 하 센터장은 "심지어 사용장비 정보는 물론 키보드 입력 패턴이나 리듬, 인터넷프로토컬(IP) 정보, 장치 ID 등은 기본에 쿠키까지 싸그리 수집한다"라며 주의를 당부했습니다. 하 센터장은 "정보는 중국 내 보안 서버에 저장된다"며 "이런 것을 미리 주지하고 고려해서 사용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사진=딥시크 홈페이지)
이런 분위기 속에서 오픈AI는 훨씬 뛰어난 모델을 내놓을 것이라 자신했습니다.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는 "새로운 경쟁자가 나타나 아주 고무적"이라면서도 "우리가 훨씬 뛰어난 모델을 내놓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미국 정부 기관용 생성형 AI 챗GPT Gov를 공개했습니다. 정부 기관이 챗GPT를 자체 서비스하며 보안 규정 등을 보다 쉽게 관리할 수 있도록 한 AI입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