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구치소 앞 아스팔트 보수 "대통령 망신주는 국회 해산" 선동

국회 국조특위, 윤석열 조사하러 구치소 갔지만 못만나
윤씨 지지자들 “22대 가짜 국회의원들을 가두자"

입력 : 2025-02-05 오후 3:52:51
[뉴스토마토 안창현 기자] 12·3 비상계엄 사태 진상규명을 위한 국회 국정조사 특별위원회가 5일 오후 윤석열씨가 수감된 서울구치소를 찾았습니다. 윤씨를 현장조사 하기 위해서입니다. 그러자 구치소 앞에서 시위를 이어온 아스팔트 보수들은 국회를 규탄하며 "국회 해산" 등의 선동성 발언을 쏟아냈습니다. 
 
국조특위는 이날 오후 1시쯤 경기도 의왕시 서울구치소를 방문했습니다. 이곳에 구속 수감되어 있는 윤석열씨에 대해서 현장조사 방식으로 청문회를 진행하기 위해서입니다. 윤씨는 지난달 22일 열린 1차 청문회에 이어 전날 열린 2차 청문회에도 출석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이날 현장조사도 불발됐습니다. 윤씨가 조사에 응하지 않은 겁니다. 
 
윤석열정부 내란 혐의 진상규명을 위한 국회 국정조사 특별위원회가 5일 경기도 의왕시 서울구치소에 들어가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아스팔트 보수들은 이날 오후부터 서울구치소 주차장에 집결해 윤석열 탄핵 반대 시위를 열었습니다. 그러다 국조특위 위원이 탄 차량들이 구치소 앞에 도착하자 정문 쪽으로 모여들면서 “가짜 국회의원 물러가라”, “22대 국회 해산하라”, “민주당 해체하라”고 외쳤습니다. 국회의 현장조사를 방해하려고 한 겁니다. 시위 참가자들은 구치소 안으로 차량이 모두 들어가는 10여분 동안 국조특위에 대한 비판을 계속 이어갔습니다.
 
시위장 연단에선 한 60대 남성은 마이크를 잡고 “대통령의 계엄 선포는 부정선거를 알리고자 한 게 목적”이라며 “부정선거로 당선된 192명 민주당 의원을 집으로 보내고 국회의원 선거를 다시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시위 군중 안에서는 국조특위 위원들을 향해 “구치소에서 나오지 말라”거나 “민주당을 구치소에 가둬야 한다”는 얘기도 나왔습니다.
 
앞서 국회 국조특위는 이날 오전에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조사를 위해 서울동부구치소를 먼저 찾았습니다. 하지만 김 전 장관은 재판 준비와 변호인 접견 등을 이유로 국조특위 조사에 불응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국조특위 소속 국민의힘 의원들도 윤씨의 증인 채택 등을 두고 반발하며 이날 현장조사에 참여하지 않았습니다.
 
5일 경기도 의왕시 서울구치소 앞에서 아스팔트 보수들이 국회 현장조사에 크게 반발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신자유연대 등 보수단체들은 지난달 15일 윤씨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체포돼 수감된 이후 구치소 앞에서 연일 탄핵 반대 시위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날은 전국 대부분의 지역에 한파경보가 내려지고 강한 바람이 부는 강추위였지만, 50명 정도 되는 아스팔트 보수가 시위에 참가자했습니다. 이 숫자는 평소보다 많지 않은 것이지만, 이들은 털모자와 목도리로 중무장했습니다. 일부는 태극기와 성조기를 흔들며 윤씨 석방을 외치고 있었습니다.
 
이들은 국회와 사법부에 대한 강한 불신을 드러냈습니다. 시위가 벌어지는 주차장 한쪽에서는 ‘2025년 을사오적 사법농단 어용판사’라는 입간판이 설치됐습니다. 사법농단 어용판사는 문형배·이미선 헌법재판소 재판관, 김동현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 이순형 서부지법 부장판사, 노정희 전 중앙선거관리위원장 등입니다.  
 
구치소 민원실 쉼터에서 쉬고 있던 50대 여성은 기자에게 “부정선거와 막무가내인 민주당 행태를 알리려고 한 것뿐인데 계엄을 내란죄로 둔갑시켰다”며 “이 추운 겨울날 구치소에 대통령이 수감돼 있다는 게 너무 마음이 아프다”고 했습니다. 한 50대 남성은 “헌법재판관들이 이해충돌이 엮여있는데도 재판 기피를 안 한다”며 “완전한 엉터리”라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5일 경기도 의왕시 서울구치소 주차장 한 켠에 ‘2025년 을사오적 사법농단 어용판사’라고 적힌 입간판이 설치돼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안창현 기자 chah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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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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