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범진보 진영의 차기 대선 주자들 가운데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50%에 달하는 지지를 받으며 압도적 1위를 차지했습니다. 김동연 경기지사와 김부겸 전 국무총리, 김경수 전 경남지사 등 이른바 '신 3김'이 이 대표에 도전했지만, 한 자릿수 지지율에 그쳤습니다. 사실상 범진보 진영의 차기 대선 후보로 이 대표가 낙점된 분위기입니다.
20일 공표된 <미디어토마토> 157차 정기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누가 범진보 진영의 차기 대선주자로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하는지' 묻는 질문에 전체 응답자의 48.1%는 이재명 대표를 지목했습니다. 이어 김동연 지사(8.3%), 김부겸 전 총리(7.1%), 김경수 전 지사(3.9%), 김두관 전 경남지사(2.9%), 이광재 전 강원지사(1.2%), 전재수 민주당 의원(1.0%) 순이었습니다. 이외 '다른 인물' 8.7%, '적합한 인물이 없다' 15.7%였습니다. '잘 모르겠다'며 응답을 유보한 층은 3.2%였습니다.
이번 조사는 <뉴스토마토> 의뢰로 지난 17일부터 18일까지 이틀간 만 18세 이상 전국 성인남녀 1034명을 대상으로 실시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0%포인트입니다. ARS(RDD) 무선전화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응답률은 5.5%로 집계됐습니다. 본 조사의 가중배율은 0.91~1.24입니다. 기존 정기 조사와 달리 이번 조사는 정치성향 문항을 '적극적 보수', '다소 보수', '중도', '다소 진보', '적극적 진보'로 나눠 보수층과 진보층을 보다 세분화했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진보층 63.6%·민주당 지지층 86.3% '이재명'
진보층으로 한정하면 이 대표의 지지율은 60%를 넘어선 63.6%를 기록했습니다. 진보층에서 김동연 지사(8.6%)와 김부겸 전 총리(7.0%), 김경수 전 지사(3.4%), 김두관 전 지사(1.3%), 전재수 의원(0.8%), 이광재 전 지사(0.5%)의 지지율은 모두 한 자릿수에 머물렀습니다.
진보층을 세분화해서 보면, '적극적 진보' 성향의 응답자들 가운데 78.0%가 이재명 대표를 지지했습니다. 김동연 지사(7.5%)와 김경수 전 지사(3.9%) 등이 뒤를 이었지만, 역시 한 자릿수 지지율에 그쳤습니다. '다소 진보' 성향의 응답자들이 뽑은 범진보 진영의 차기 대선후보 1위 역시 이재명 대표(53.3%)였습니다. 김부겸 전 총리가 10.9%, 김동연 지사가 9.3%를 기록하며 분발했지만 두 사람의 지지율은 이 대표에게 한참 못 미쳤습니다.
이재명 대표는 민주당 지지층에서 더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습니다. 민주당 지지층 가운데 무려 86.3%가 이 대표를 지지했습니다. '신 3김'으로 분류되는 김동연 지사(3.4%), 김경수 전 지사(2.6%), 김부겸 전 총리(1.6%) 등은 모두 지지율이 5%에도 미치지 못했습니다.
민심의 바로미터인 중도층에서도 이 대표의 압도적 우위가 이어졌습니다. 중도층 이재명 52.6% 대 김부겸 8.1% 대 김경수 6.3%, 김동연 4.7%로, 이 대표가 절반이 넘는 지지를 받았습니다.
사실상 범진보 진영 내부에서 이 대표를 상대할 경쟁자가 없는 상황입니다. 현재 이 대표의 대선 가도에 걸림돌이 될 만한 변수는 사법 리스크가 유일하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입니다. 공직선거법과 위증교사 혐의에 대한 2심 판결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대선 이전에 대법원 판결까지 이어질 수 있을지가 초미의 관심사입니다.
1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야 5당이 참여하는 '내란종식 민주헌정수호 새로운 대한민국 원탁회의' 출범식에서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적수가 없다…지역별·세대별 1위 '이재명'
조사 결과를 연령별로 보면 이 대표는 모든 세대에서 우위를 보였습니다. 특히 민주당의 세대 기반인 40대와 50대에선 60%를 상회하는 지지를 받으며 다른 후보들을 압도했습니다. 이 대표는 20대에서도 절반이 넘는 지지율을 기록하면서 선전했습니다. 20대 이재명 52.0% 대 김동연 11.2% 대 김부겸 7.5%, 40대 이재명 62.4% 대 김동연 8.0% 대 김부겸 5.8%, 50대 이재명 61.6% 대 김동연 8.0% 대 김부겸 5.8%였습니다.
이 대표는 30대와 60대 이상에서도 가장 높은 지지를 받았지만, 다른 연령대에 비해선 상대적으로 지지세가 약했습니다. 30대 이재명 39.3% 대 김동연 7.0% 대 김부겸 5.2%, 60대 이재명 41.5% 대 김부겸 9.5% 대 김동연 8.7%, 70세 이상 이재명 26.4% 대 김부겸 8.8% 대 김동연 7.0%였습니다.
지역별로도 모든 지역에서 이 대표의 지지세가 우위를 점했습니다. 특히 이 대표는 수도권과 호남에서 절반이 넘는 지지를 받았습니다. 보수진영의 강세 지역인 부산·울산·경남(PK)에서도 이 대표는 경남지사 출신의 김경수·김두관 전 지사를 제치고 40%대 중반의 안정적인 지지율을 기록했습니다.
서울 이재명 51.1% 대 김동연 8.1% 대 김부겸 5.4%, 경기·인천 이재명 54.4% 대 김동연 9.7% 대 김부겸 5.6%, 광주·전라 이재명 52.9% 대 김동연 7.9% 대 김경수 5.8%, 부산·울산·경남 이재명 46.7% 대 김동연 6.4% 대 김두관 5.1%였습니다. 현직 경기지사인 김동연 지사는 경기·인천에서 지지율이 한 자릿수에 머물며 자존심을 구겼습니다.
충청과 대구·경북(TK) 등에서도 이 대표가 1위를 기록했지만, 상대적으로 다른 지역에 비해 지지율이 낮았습니다. 대전·충청·세종 이재명 38.3% 대 김부겸 10.7% 대 김동연 9.2%, 대구·경북 이재명 34.5% 대 김부겸 14.9% 대 김동연 6.0%, 강원·제주 이재명 35.5% 대 김부겸 13.6% 대 김동연 9.1%였습니다. 대구에서 국회의원을 지낸 김 전 총리가 10%대 중반의 지지를 받으며 TK에서 선전했습니다.
한편 이번 조사는 2025년 1월 말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를 기준으로 성별·연령별·지역별 가중값을 산출했고 셀가중을 적용했습니다. 그 밖의 자세한 조사 개요와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나 서치통 홈페이지(www.searchtong.com)를 참조하면 됩니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