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유미 기자] 한국투자신탁운용이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에서 KB자산운용을 제치고 순자산총액 기준 3위로 올라섰습니다. 금 현물투자 ETF와 해외 테마형 상품의 인기가 성장을 견인했습니다. KB자산운용은 브랜드 개편과 마케팅 강화에도 점유율이 하락해 4위로 밀려났습니다.
20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전일 기준 한투운용의 ETF 순자산총액은 14조9746억원을 기록, 7.9%의 점유율로 KB자산운용을 제치고 3위로 올라섰습니다. KB자산운용은 14조8128억원, 점유율 7.7%로 4위로 밀려났습니다. 1위는 삼성자산운용으로 72조7163억원, 2위는 미래에셋자산운용 67조3595억원입니다.
지난 1월 말 한투운용의 ETF 순자산총액은 14조1138억원으로 자산운용사 중 점유율 4위를 차지했는데, 3위의 KB자산운용(14조3767억원)을 바싹 추격한 결과 지난 7일 순위가 뒤바뀌었습니다.
이들의 순위가 바뀐 데는 한투운용의 ACE KRX금현물 ETF가 큰 역할을 했습니다. 지난 2021년 상장한 ACE KRX금현물 ETF는 국내 자산운용사 중 최초로 선보인 금 현물 투자형 ETF입니다.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수요가 증가한 결과 지난 13일 1조42억원을 기록하며 1조원을 처음 돌파했습니다.
한투운용의 성장엔 개인투자자 맞춤형, 해외형 상품 전략이 통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해 개인 투자 수요가 많은 미국 인공지능(AI)과 반도체, 빅테크 관련 ETF로 점유율을 2.67%포인트 끌어올렸습니다. 지난해 4월 상장한 'ACE 미국빅테크7+데일리타겟커버드콜(합성) ETF'와 6월 상장한 'ACE 엔비디아밸류체인액티브 ETF'가 대표적입니다. 두 상품의 순자산액은 각각 1910억원, 1407억원에 달합니다.
ETF 브랜드를 교체한 후 마케팅도 강화하고 있습니다. 한투운용은 지난 2022년 9월 자사 ETF 브랜드 네임을 'KINDEX'에서 'ACE'로 교체했습니다. KB운용 역시 지난해 7월 ETF 브랜드를 'KB스타(KBSTAR)'에서 '라이즈(RISE)'로 바꾸며 마케팅에 공을 들였지만 점유율에선 밀렸습니다. 김찬영 KB자산운용 ETF본부장은 영입된 지 1년 만에 사의를 표명했습니다.
한투운용에 쫓기는 입장이었던 KB운용은 총보수를 낮추며 추격을 뿌리치려 했습니다. 미래에셋운용이 지난 6일 미국 대표지수 ETF 2종의 총보수를 기존 10분의 1 수준인 연 0.0068%로 내리고 삼성운용마저 총보수를 연 0.0062%로 내리자 한투운용과 3·4위권 쟁탈전을 벌이는 KB운용도 총보수를 0.0047%로 인하했습니다. 하지만 한투운용은 이 경쟁에 동참하지 않았습니다.
한투운용 관계자는 ETF 점유율 상승과 관련해 "개인 투자자 맞춤 전략이 주요했던 것 같다"며 "해외주식, 채권형 ETF에서 강점을 보여 지난해 개인 순매수 기준으로 해외주식형은 3위, 해외채권형은 2위를 기록했고 올해에도 2위를 유지하고 있는 것이 순자산 증가의 주요 요인"이라고 말했습니다.
한국투자신탁운용 내부 간판. (사진=한투운용)
신유미 기자 yumix@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