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렌스키·미 특사 만났지만 공동 기자회견 취소

키이우서 '종전 문제' 논의…회견 최소 배경에 양국 갈등 심화 관측

입력 : 2025-02-21 오전 7:23:27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지난달 9일(현지시각) 독일 람슈타인 공군기지에서 열린 우크라이나 방위연락그룹(UDCG) 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키스 켈로그 미국 대통령 우크라이나·러시아 특사가 20일(현지시간) 만났지만, 미국 측의 요청으로 공동 기자회견이 돌연 취소됐습니다. 우크라이나 전쟁 종전 협상을 두고 미국과 우크라이나 사이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대통령실은 이날 젤렌스키 대통령이 키이우를 방문한 켈로그 특사를 만났으며 공동 기자회견은 '미국 측 요청'에 따라 취소됐다고 밝혔습니다.
 
젤레스키 대통령과 켈로그 특사의 만남은 지난 18일 사우디아라비아에서 개최된 미·러 협상 이후 이틀 만에 마련됐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켈로그 특사와 회담 뒤 엑스(X·옛 트위터)에 "켈로그 특사와 좋은 논의를 했다"며 "현재의 전황과 우리가 요구하는 안보 보장, 포로 송환 문제 등에 집중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우리는 미국과 강력하고 효과적인 투자·안보 협정을 만들 것이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이를 논의할 준비가 돼 있다"며 "결과를 빨리 도출하기 위한 건설적인 방법을 (켈로그 특사에게) 제안했다"고 전했습니다.
 
하지만 회담 후 양측의 공동 기자회견은 열리지 않았습니다. 기자회견이 취소된 탓에 젤렌스키 대통령이 언급한 건설적인 방법 등 양측의 대화 내용은 구체적으로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기자회견이 취소된 배경에 최근 냉랭해진 양국의 관계를 반영됐다는 해석이 나옵니다.
 
최근 젤렌스키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은 서로 비난을 주고받은 바 있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불행히도 미국 국민의 지도자이자 우리가 존경하는 트럼프 대통령은 허위 정보의 공간에 살고 있다"고 지적했고,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젤렌스키를 '독재자'라고 비난하면서 "젤렌스키는 서둘러야 할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그는 나라조차 잃어버릴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또 미국 백악관은 젤렌스키 대통령의 행동이 용납 못할 수준이라고 비판하기도 했습니다.
 
마이크 왈츠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이날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를 향해 "트럼프 1기가 해준 것과 미국이 그동안 해준 것을 생각하면 언론에 험담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며 "그들은 자제하고 냉정히 상황을 바라보며, (광물) 협정에 서명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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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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