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영혜 기자] 전 세계 14억 가톨릭 신자를 이끌어온 프란치스코 교황이 21일(현지시간) 88세로 선종했다고 교황청이 발표했습니다.
교황청 궁무처장인 케빈 페렐 추기경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오늘 아침 7시35분에 아버지의 집으로 돌아가셨다"며 "그는 삶의 전체를 주님과 교회를 섬기는 데 헌신했다"고 밝혔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최근 폐렴 증세로 병원에 입원했다가 건강을 회복해 교황청으로 복귀한 뒤 공식 활동을 재개했으나 결국 선종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장례는 고인의 생전 뜻에 따라 간소하게 치러질 것으로 보입니다.
2000년 가톨릭 역사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은 각별한 의미있는 인물입니다. 그는 가톨릭 교회 역사상 최초의 ‘남미 출신’ 교황이었습니다. 가톨릭 역사를 통틀어 교황은 대체로 이탈리아인의 전유물이었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격식보다는 본질을 중시한 것으로 알려집니다. 일반 사제가 아니라 수도회(예수회) 출신인 까닭이 큰데요. 이전 교황들이 교리와 제도에 묶여 주저주저하던 사안에 대해서도 과감한 개혁과 파격적 메시지를 내놓았습니다.
개혁과 소통을 강조해 온 행보도 눈에 띕니다. “대중이 사는 것을 똑같이 살아봐야 한다”고 평소 말했던 고인은 아르헨티나 추기경 시절에도 교구에서 제공되는 자동차와 운전기사를 거절하고 버스와 지하철을 타고 다녔습니다. 호화로운 관저를 놔두고 일반 사제들이 묵는 공동숙소인 산타 마르타의 집에서 생활하며 청빈한 삶을 몸소 실천했습니다. "사람들이 어떻게 사는지 알려면 지하철에 끼여서 다니기도 하고, 사람들이 밀면 밀려도 봐야 한다. 그래야 대중이 무엇을 원하고, 무엇을 느끼는지 알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철학입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2014년 8월 15일 오후 충남 당진 솔뫼성지를 찾아 방명록에 메시지를 남긴 뒤 인자한 미소로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윤영혜 기자 yy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