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프라임] 진정한 생태의 완결성 '동물 복지'

바다 생태계의 산실, 해양의 요람
인류 생존·복지…해양에서 누린 양분
'생물다양성' 인식…지자체, 해양생태공원 추진
"인간이 받은 혜택적 복지, 다시 바다로"

입력 : 2025-05-15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이규하 정책선임기자] 바다와 해양은 무엇이 다를까요. 바다는 지구 표면의 70.8%를 차지하고 있는 거대한 소금물입니다. 1990년 보이저호가 바라본 푸른점처럼 지구 지각층 저지대의 거대한 물 덩어리는 빛의 산란에 벽파(碧波)를 이루고 있습니다.
 
푸른 물결과 함께 대륙 간 사이의 넓고 큰 바다를 아우르는 해양도 사실상 이음동의어적인 면에서 바다의 의미와 다르지 않습니다. 하지만 거대한 물 덩어리의 수권(水圈)과 달리 저지대 지각층의 해양 면적 3억6105만km2에 속한 해양 생태계는 인간의 생존과 궤를 함께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바다 생태계의 산실을 바닷물로 칭한다면 해양은 이 모두를 품고 있는 요람일 것입니다. 때문에 해양생태계의 단순 보호보다 보전의 개념이 정립된 '생물다양성' 목소리가 국제적 합의를 이룬 것도 이런 맥락입니다.
 
 
지난 4월9일 제주시 조천읍 함덕해수욕장에서 한 관광객이 해변을 따라 산책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하나로 연결된 지구상 모든 것에 대한 공존과 조화, 즉 해양과 연결된 인류의 생존·복지는 글로벌 노력이 절실한 시대를 맞았다는 걸 방증합니다. 해양자원, 공급, 문화 등 다양한 혜택을 통해 인간은 생존과 복지의 양분을 누려왔기 때문입니다.
 
이에 따라 해양을 둘러싼 각 지자체들은 해양생물보호구역의 확장 등 체계적 보전과 지속가능성을 위해 해양생태공원 사업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단순 보전'이 아닌 '생태보전'을 통한 생태적 가치와 인식 전환의 관광·교육을 통한 조화·균형의 실현이기도 하지요.
 
또 다른 측면으로는 지방소멸 위기극복을 향한 몸부림이기도 합니다. 그 취지가 무엇이든 간에 해양생태 환경을 강화하기 위한 움직임은 고무적이라고 평해봅니다. 그러나 해양생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자연환경에서 해양 동물을 치유하고 요양할 수 있는 동물 복지의 인식 전환입니다.
 
동물 복지는 생소한 개념이나 올해 초 농림식품축산부가 3차 동물복지 종합계획을 발표하면서 주목을 받아왔습니다. 특히 동물복지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증가하면서 반려동물 뿐만 아닌 말 복지에 주력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일명 인권과 같이 말권으로 불리는 '말 복지'를 말하면 이해가 어려운 분야입니다. 인간의 필요성에 의해 훈련된 지능 동물인 말은 경주마용, 승마용 등으로 말 산업에 동원돼 왔습니다.
 
그러나 현역 활동에서 쓰임새가 끝난 말들은 어디로 갈까요. 지난해 공주의 한 목장에서 학대와 방치로 주검이 된 수 마리의 말들. 해당 사건이 알려지면서 공분을 샀고 말 복지 사각지대 최소화, 생애주기형 복지 지원의 목소리가 높았습니다. 올해 마사회가 전북 말 특수지역 내 장수목장에 말 요양시설을 구축한 것도 이 때문입니다. 
 
 
지난 8일 말 산업 특구인 전북 장수군 소재의 한국마사회 장수목장에 말 학대사건의 피해마 중 하나인 '유니콘'이 건마의 위용을 뽐내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그런 점에서 착안한 해양 분야는 아쿠아리움 등 대형 관람용 수족관 갇힌 해양동물일 겁니다. 지속가능한 바다를 위한 해양 관련 국제회의인 10차 아워오션컨퍼런스(Our Ocean Conference, OOC)가 지난달 말 성료했으나 행사 첫째 날 벡스코 광장에 등장한 대왕고래(흰수염고래), 흰돌고래(벨루가) 형상이 대표적입니다.
 
특히 벨루가 지능은 90~95 수준으로 7~8세 어린아이와 유사한 높은 지능을 자랑합니다. 귀여운 생김새로 아쿠아리움에서 아이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지만 윤리적 문제가 지적돼 왔습니다.
 
롯데월드 아쿠아리움에서 사육 중인 벨루가 이름은 벨라입니다. 지난 2019년 벨라의 자연 방류를 위해 해외 고래쉼터로 이송을 추진했으나 시설 조성이 유일한 아이슬란로의 이송 협의 지연, 잠정 중단 사태를 맞은 바 있습니다.
 
수족관 속 벨라는 친구들의 죽음 이후 스트레스성 정형행동을 보이는 등 안전과 건강의 위협속에 생활해왔습니다. 지난해 야생적응장(생크추어리) 이송을 위해 캐나다에 생크추어리를 조성 중인 '고래 생크추어리 프로젝트'(WSP)와 협력했지만 캐나다 고래 쉼터 시설의 완공 때까지는 사실상 답보 상태입니다.
 
우리나라도 수족관에서 기르는 고래들을 바다에 방류하기 위한 '고래바다쉼터' 사업을 추진했으나 예산문제와 지역주민의 유치반대에 막혀 멈춘 상황입니다. 드넓은 초원에서 퇴역마들이 자유롭게 마지막을 맞이할 수 있는 자연 환경. 수족관 고래가 자연으로 돌아갈 수 있는 K-생크추어리.
 
인간이 받은 혜택적 복지를 다시 돌려주려는 움직임이 진정한 동물 복지이자 생태의 완결성이 아닐까요.
 
 
지난 2021년 3월24일 롯데월드 아쿠아리움에서 사육하는 벨루가가 펭귄과 인사하고 있다. (사진=롯데월드 아쿠아리움)
 
이규하 정책선임기자 judi@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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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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