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역풍'에 국힘, 대여 공세 고삐…보수 혁신은 외면

당대표 주자들, 정부 여당에 '대립각'…정쟁 몰두
국힘, '김건희 특검'에 '야당 탄압·정치 보복' 주장

입력 : 2025-08-18 오후 5:42:40
[뉴스토마토 이진하 기자]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의 광복절 특별사면 후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 지지도와 민주당 지지율이 동반 하락하자 국민의힘은 "땡큐 조국"을 외치며 대여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습니다. 더 나아가 '김건희 특검(특별검사)'을 이재명정부의 '정치 보복'이라고 규정하며 맹공을 퍼붓고 있는데요. 전당대회를 앞두고 국민의힘이 정부와 여당을 향해 대립각만 세우면서 보수 혁신은 외면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안철수 국민의힘 대표 후보가 17일 서울 여의도 KBS에서 열린 2차 TV토론회에 앞서 마이크 테스트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 대통령 지지율 떨어지자 "조국 X맨" 맹공
 
18일 국민의힘의 주요 인사들이 이 대통령 지지율 하락의 배경에 '조국 사면'이 영향을 미쳤음을 지적했습니다. 국민의힘 당권에 도전장을 낸 안철수 후보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땡큐 조국! 더욱 가열하게 활동해주시라"는 메시지와 함께 '<리얼미터>의 지지율 그래프 사진을 함께 게재했습니다. 이어 조 전 대표를 겨냥해 "이 대통령 지지율 2주 동안 12.2%포인트 하락의 주역을 환영한다"고 꼬집었습니다. 
 
그러면서 안 후보는 "이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에는 조국·윤미향 8·15 매국 사면이 크게 작용했다"며 "이것이 바로 민심이다. 게다가 조국 전 대표는 사면 직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도 재개하고, 친명(친이재명) 신문 인터뷰도 하며, 명심보다 '어심(김어준 마음)'이라더니 김어준 방송에도 나갔다"고 비판했습니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도 페이스북에 "조국씨는 사면이 아니라 사실상 탈옥한 것"이라며 날을 세웠습니다. 이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조국 일가 수사' 관련자들을 수사한다는 기사를 공유하고 "조국씨 주장대로라면 공수처 수사 대상은 조국씨 수사하다 좌천 네 번에 압수수색 두 번, 유시민 계좌 추적 가짜뉴스 음해 당한 한동훈이 아니라 1·2·3심 유죄 판결해 조국씨를 감옥 보낸 대한민국 법원"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송언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 등 당 지도부, 의원들이 18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 앞에서 비상 의원총회를 열고 '정치보복 영장발부' 사법부를 규탄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국힘, '김건희 특검' 규탄…"야당 사찰 정치 특검"
 
국민의힘은 이날 중앙당사에서 비상대책위원회 회의를 열었습니다. 조 전 대표의 특별사면은 국민을 분열시키는 행위라고 규정하고, 지난주 국민의힘 중앙당사를 압수수색하려던 '김건희 특검'에 관해 '야당 탄압이자 정치 보복'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송언석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이 대통령이 상생 정치를 만들겠다고 하더니 실상은 조국·윤미향 등 대규모 파렴치범 사면과 혈세 탕진의 2차 취임식으로 광복절을 그들만의 잔치로 전락하게 됐다"고 비판했습니다. 
 
이어 "새롭게 한 주가 시작됐지만, 야당 탄압과 보복은 그치지 않았다"며 "오늘과 내일 알 수 없지만 특검이 또다시 압수수색 영장을 들고 중앙당사에 들이닥칠 것으로 예상되는데, 국민의힘 당원 전체를 잠재 범죄자로 취급하는 반인권적 야당 탄압 압수수색에는 일절 협조할 수 없다"고 분명히 했습니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국민의힘 지도부와 일부 의원들은 이날 오후 '김건희 특검' 사무실이 있는 광화문 KT빌딩 앞에서 압수수색을 중단하라고 요구하기도 했습니다. 
 
앞서 특검팀은 지난 13일 1차 영장 집행을 위해 국민의힘 중앙 당사를 찾았습니다. 이어 과거 통일교 신도들이 조직적으로 입당했는지 여부를 수사하기 위해 국민의힘에 협조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러나 의원과 당직자의 반발로 14시간여 만에 무산됐는데요. 특검은 이른 시간 내에 2차 압수수색을 진행할 예정으로 알려져 국민의힘의 반발이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송언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8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전대 앞두고 정쟁만 몰두…'혁신' 사라진 국힘
 
국민의힘이 오는 22일 전당대회를 앞두고 정쟁에 몰두하면서 '혁신 의지가 사라졌다'는 평가가 나오는데요. 전문가들은 일시적으로 국민의힘 지지율이 상승했지만, 전당대회를 앞두고 발생한 일종의 '컨벤션 효과'라고 분석했습니다. 또 '찬탄파'(탄핵 찬성파)와 '반탄파'(탄핵 반대파)의 대결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반탄파 후보가 당대표가 된다면 여당과의 협치는 기대할 수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당 혁신·쇄신에 대한 당대표 후보들의 언급이 미진한 상황에서 전 한국사 강사 전한길씨가 블랙홀처럼 전당대회의 모든 이슈를 빨아들이고 있습니다. 계속해서 전씨만 부각되는 모양새입니다. 전씨는 이날도 국민의힘 지도부를 향해 "전당대회 출입을 허가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이날 <뉴스토마토>와 통화에서 "국민의힘 지지율이 오른 것은 일시적인 현상"이라며 "현재 당대표 주자로 유력한 반탄파가 된다면 앞으로 지지율이 한 자릿수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그러면서 "정당의 기본적인 소양과 자질은 여론과 공감이라고 보는데, 그게 부족하다면 지지율 상승은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서용주 맥 정치사회연구소장은 "국민의힘 지지율이 상승하고, 민주당 지지율이 하락한 배경에는 '조국 전 대표의 사면'이 있는데 이는 일시적인 현상이기 때문에 앞으로 큰 변동은 없을 것"이라며 "국민의힘이 '전한길'과 함께하는 상항에서 반탄파가 당권을 잡게 된다면 여야 협치는 거의 불가능하다"고 예상했습니다. 또 "지금 일각에서 분당 가능성도 언급하고 있는데, 그렇게 된다면 지금의 국민의힘은 '혁신'이란 말이 공허해질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진하 기자 jh31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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