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로라면 '반탄' 결선…'윤석열의 늪'

혁신 후보 단일화 무산…"표로 선택"
당심 80%·민심 20%…반탄파 유리

입력 : 2025-08-20 오후 5:03:47
 
 
뉴스토마토 이진하 기자] 국민의힘이 20일부터 새 지도부 선출을 위한 투표를 시작했습니다. 이날부터 이틀간 전당대회 당원 선거인단 투표와 일반 국민 여론조사를 실시하는데요. '찬탄(탄핵 찬성)' 후보인 안철수·조경태 후보의 단일화가 불발되면서 과반 득표 후보 없이 결선투표로 갈 가능성이 제기됩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도 김문수·장동혁 후보가 양강으로 꼽히며 '반탄(탄핵 반대)파'끼리 결선을 치를 것이란 전망이 우세합니다. 당 안팎에선 '혁신'과 멀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옵니다. 
 
국민의힘 안철수(왼쪽), 조경태 대표 후보가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에서 진행된 ‘후보자 TV토론회’ 참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찬탄' 단일화 끝내 무산…결선행 '빨간불'
 
'찬탄'파인 안철수·조경태 후보의 단일화가 불발되면서 국민의힘 당대표 선거가 4자 대결로 굳어졌습니다. 그동안 조 후보는 일명 '혁신 후보 단일화'를 내세우며 안 후보를 설득해왔는데요. 하지만 안 후보는 지난 19일 단일화를 최종 거절했습니다. 그러자 조 후보는 "안 후보는 국민과 당원의 절실한 단일화 요구를 외면했다"며 "투표로 혁신 단일 후보를 선택해달라"고 지지를 호소했습니다. 
 
안 후보도 표를 통한 단일화에 자신감을 드러냈습니다. 그는 전날 국회 현장에서 이뤄진 <연합뉴스TV>와 인터뷰에서 "결선투표가 있는 상태에서 단일화 얘기가 나오는 건 굉장히 드물고 처음 들어보는 일"이라며 "당원과 국민이 표로서 단일화를 만들어줄 것이라고 본다"고 밝혔습니다. 결국 후보끼리 자체 단일화를 하지 않아도 유권자 선택을 통한 단일화가 이뤄질 것이란 논리입니다. 
 
단일화가 불발되자 두 후보는 '네 탓' 공방을 이어가는 모습입니다. 조 후보는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안 후보가) '철수'에 대한 약간의 트라우마가 있는 것 같다"며 "개인적인 정치적 이득을 떠나 좀 대의적 차원에서 접근하면 좋았을 텐데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룰까지 다 정하라고 던졌는데, 단일화를 받아들이지 않는 부분에 대해 많이 아쉽다"고 밝혔습니다. 그러자 안 후보는 '연락 한 번 없었다'는 점을 강조하며 "(조 후보가) 언론플레이만 해 단일화에 대한 진정성에 회의감이 들었다"고 말했습니다. 
 
국민의힘 8·22 전당대회는 이날 모바일 투표를 시작으로 선거인단(당원) ARS 투표와 일반 국민 여론조사로 진행됩니다. 이렇게 취합된 당원 80%, 국민 20% 여론을 합산해 오는 22일 전당대회에서 당대표가 선출되는데요. 당일 과반 득표자가 없으면 1·2위 후보가 결선을 거쳐 26일 최종 승자를 가를 예정입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반탄파' 결선 가능성↑…'윤 어게인'
 
당 안팎에선 당원 투표가 80%가 반영되는 전당대회 특성상 '반탄' 후보들이 결선 진출에 유력하다는 전망에 무게가 실리고 있습니다. 강성 당심은 여전히 전직 대통령 윤석열씨 탄핵을 반대한 당론을 옹호하고 있기 때문인데요. 이날 공표된 여론조사 <스트레이트뉴스·조원씨앤아이>(8월16일~18일 조사, 국민의힘 지지자 762명,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6%포인트, ARS 무선전화 방식, 응답률은 3.6%)에 따르면 국민의힘 지지층을 대상으로 한 당대표 적합도 조사에서 장 후보(35.3%)와 김 후보(33.3%)가 양강을 형성했습니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그동안 각종 여론조사에서 김 후보가 가장 높은 지지율을 보였으나, 이번 조사에서는 장 후보가 김 후보를 오차범위 내에서 근소하게 앞서고 있는 모습입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장 후보의 약진 배경에는 '윤 어게인'을 외치는 전한길씨의 지지 선언이 영향을 준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앞서 전씨는 지난주 유튜브 <고성국TV>에 출연해 장 후보를 공개 지지하고 나섰는데요. 결국 당내 강성 극우 표심이 장 후보로 향했다는 분석입니다. 
 
양강 후보가 구축되자 후보들은 막판 당심 호소에 나서며 선명성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김 후보는 '김건희 특검'의 중앙당사 압수수색에 맞서 무기한 농성을 이어가고 있는데요. 김 후보는 철야 농성 8일째 호소문을 내고 "이재명의 민주당은 불법·부당한 3대 특검을 강행하며 야당을 짓밟고 500만 당원 명부까지 탈취하려 한다"며 "앞으로도 물러섬 없이 끝까지 싸우겠다"고 지지를 호소했습니다. 
 
장 후보는 거듭 입장문을 내며 특검과 거대 여당에 대한 비판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그는 "특검은 국민의힘 전체 당원 명부와 특정 종교단체의 전체 신도명당을 대조해 보자며 위법한 요구를 계속하고 있는데 이는 명백한 위법 수사이자 직권남용"이라고 규정했습니다. 그러면서 "국민과 국민의힘을 억압하려는 어떠한 시도에도 당당히 맞서 싸우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투표가 시작된 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투표했습니다. 조용히 상식의 힘을 보여주십시오"란 글을 올려 정치권 해석이 엇갈리고 있습니다. 앞서 안 후보가 "지금 우리 당에는 '보통 사람들의 상식'이 필요하다"고 언급해 안 후보를 지원한다는 관측이 제기됐는데요. 그러나 게시글을 올린 후 1시간 뒤 친한계로 불리는 한지아 의원이 조 후보와 함께 찍은 사진을 공개하며 "상식의 힘"이란 문구를 덧붙여 조 후보를 지지하는 것으로 해석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습니다. 
 
이진하 기자 jh31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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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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