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수 재개발, 4월 시공사 선정 '재시동'

성수2·4구역, 상반기 시공사 선정 마칠 전망
건설업계 "올해 상반기가 정비사업 골든타임"

입력 : 2026-03-30 오후 4:19:44
 
서울 시내 전경.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이수정 기자] 멈춰 섰던 서울 성동구 성수전략정비구역 재개발 시공사 선정 레이스가 다시 시동을 겁니다. 성수전략정비구역은 성동구 성수동 일대 4개 지구를 나눠 총 55개 동, 9428가구 규모의 공동주택을 짓는 초대형 한강변 재개발사업입니다. 
 
이 곳은 '강북의 반포'로 불릴 만큼 입지 경쟁력이 높아 매년 정비사업 최대어로 꼽히는 곳입니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각 지구마다 시공사 선정 과정에서 크고 작은 잡음이 끊이지 않으면서 사업 일정이 지연됐습니다. 
 
특히 조합장 사퇴와 입찰 파행 등 잇단 내홍으로 표류했던 성수2지구와 성수4지구가 이르면 이번주부터 시공사 선정 절차를 본격 재가동할 전망입니다. 두 사업지 공사비를 합치면 3조1000억원이 넘는 대형 프로젝트인 만큼 업계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고비 딛고 재가동…성수 2·4지구 동시 레이스
 
30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성수4지구는 이르면 이번주 시공사 재입찰 공고를 낼 방침입니다. 성수4지구 조합은 지난 26일 '제31차 대의원회'를 열고 △기존 시공사 선정 입찰 무효 확정 및 재입찰 진행 △손해배상 청구 변호인 계약 △시공자 선정 계획 의결 등 3개 안건을 통과시키며 이같이 결정했습니다.
 
재입찰에는 갈등을 빚었던 대우건설과 롯데건설이 참여를 선언하면서 2파전 구도가 재현될 것으로 보입니다. 앞서 성수4지구는 성수권 랜드마크 사업지라는 상징성과 향후 브랜드 가치 등을 감안할 때 양사의 치열한 맞대결이 예상됐던 곳이었습니다. 
 
당시 롯데건설은 입찰보증금을 마감 하루 전 선납하며 강한 수주 의지를 과시했고, 대우건설은 조합 예정 공사비보다 460억원 낮은 1조3168억원을 제시하며 가격경쟁력을 앞세웠습니다.
 
이렇게 양사의 경쟁이 본격화하는 듯했지만, 조합은 대우건설이 흙막이·구조·조경·전기 등 주요 도면을 제출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돌연 유찰을 선언했습니다. 입찰 지침에 세부 도서 제출 의무가 명시되지 않았고, 이사회·대의원회 등 법적 절차를 거치지 않은 유찰 선언 자체가 무효라는 주장이었습니다.
 
혼선이 반복되는 사이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대우건설 홍보 요원들이 롯데건설과 조합의 결탁설을 유포하는 사태까지 벌어졌습니다. 조합이 8차례 경고 공문을 보냈음에도 위반 행위가 반복됐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갈등이 걷잡을 수 없이 번지자 조합·대우건설·롯데건설 3자가 '시공사 선정 과정 정상화를 위한 공동 합의서'를 체결했습니다. 하지만 서울시와 성동구가 개입해 조사를 진행한 결과 대우건설과 롯데건설 모두 개별 홍보 금지 지침을 위반한 사실과, 조합의 행정 절차 미비도 드러나면서 최종 입찰이 무효로 돌아갔습니다. 
 
성수2지구는 지난해 하반기 시공사 선정을 추진하던 중 전임 조합장이 불미스러운 일로 사퇴하면서 사업이 표류했습니다. 조합 집행부 공백이 장기화하면서 지난해 11월에는 입찰 마감일에 단 한 곳의 건설사도 서류를 내지 않은 '무응찰 유찰' 사태까지 발생했습니다. 한 달 전까지 삼성물산·포스코이앤씨·DL이앤씨 등의 3파전이 예상됐던 것과는 정반대의 결과였습니다.
 
이후 지난달 7일 주우재 신임 조합장을 선출하면서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새 집행부 출범 이후 DL이앤씨와 HDC현대산업개발 등 시공사들이 현장 방문과 설계 검토를 재개하며 수주전 분위기가 되살아나고 있습니다. 이 가운데 삼성물산이 2·3·4지구를 한데 묶어 '래미안 브랜드 타운'으로 개발하는 전략을 구상 중인 것으로 알려져, 향후 경쟁 구도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조합은 현재 이사회와 대의원회 의결을 거쳐 상반기 내 시공사 선정 입찰 공고를 낼 계획입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 2021년 보궐선거 후보 시절 서울 성동구 성수전략정비구역 제4지구 재개발정비사업조합을 방문해 조합 관계자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뉴시스)
 
"지방선거 전 한 단계라도 더"…상반기가 골든타임
 
조합들이 올해 상반기 내 시공사 선정을 서두르는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오는 6월 지방선거에서 여당 승리가 유력시되는 가운데, 하반기부터 정비사업 관련 행정 승인이 까다로워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입니다. 업계에서는 현 정부가 아파트 공급을 정비사업보다 공공 주도 방식으로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지방선거 전까지 최대한 많은 사업 단계를 승인받아 두려는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고 분석합니다.
 
실제로 성수전략정비구역뿐 아니라 압구정·여의도·목동·성수동 등 이른바 '압여목성' 주요 사업지들도 올 상반기를 시공사 선정의 골든타임으로 보고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한강벨트를 중심으로 조 단위 사업장들이 동시에 레이스를 펼치면서 건설사들의 수주 경쟁도 유례없이 치열해질 전망입니다. 여기에 중동발 공사비 상승과 고환율 등 외부 변수까지 겹치면서 공사비 협상이 어떻게 마무리되느냐도 주요 관전 포인트로 꼽힙니다.
 
한 정비업계 관계자는 "성수전략정비구역은 입지 경쟁력만큼은 압구정에 뒤지지 않지만, 조합 운영 미숙으로 자꾸 발목이 잡히고 있다"며 "2·4지구가 올 상반기 내 시공사 선정을 마무리해야 전체 사업이 정상 궤도에 오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지방선거 이후 정비사업 환경이 어떻게 바뀔지 모르는 만큼 지금이 사실상 마지막 기회일 수 있다"며 "조합과 건설사 모두 상반기 안에 판을 끝내려는 분위기"라고 전했습니다.
 
이수정 기자 lsj5986@etomato.com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이수정 기자
SNS 계정 : 메일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