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직고용’ 결단에 고민 깊어지는 조선업계

조선업 하청 비중 63%…포스코 직고용에 부담↑
직고용 논의는 신중…“역할 구분·사업 구조 달라”

입력 : 2026-04-09 오후 2:37:49
[뉴스토마토 박창욱 기자] 최근 포스코그룹이 조업 지원 협력사 직원을 대규모 직접고용하기로 결정하면서, 국내 조선업계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노란봉투법(개정 노동조합법 2·3조) 시행과 맞물려 하청 노조의 원청 교섭 요구가 거세지면서, 하청 인력 비중이 높은 조선업계의 압박도 커지는 모습입니다.
 
왼쪽부터 HD현대중공업·한화오션·삼성중공업 조선소. (사진=HD현대·한화오션·삼성중공업)
 
고용노동부의 2025년 고용형태공시 결과에 따르면, 제조업 내 소속 외 노동자 비중은 조선업이 63.0%로 가장 높았습니다. 이어 철강업 35.6%, 음식업 19.4% 순으로 집계됐습니다. 구체적인 소속 외 노동자 수는 조선업이 약 7만1000명, 철강업이 약 3만4000명 수준으로 나타났습니다. 하청 노동자 비중이 높은 산업 특성상, 포스코 사례를 계기로 조선업계 안팎에서도 직고용 요구가 잇따를 가능성이 커질 수 있는 배경입니다.
 
일단 현재 조선업계는 원청 사용자성이 인정되는 범위 내에서만 교섭에 응하는 방향으로 대응하되, 직고용 방안은 검토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원청 사용자성 판단이 아직 명확히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하청 노동자의 교섭 요구를 선제적으로 수용할 경우, 향후 직고용이나 원청 책임 확대 논의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부담이 작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아울러 조선업계는 철강업계와 달리 원청과 하청 간 업무 분리 구조가 상대적으로 뚜렷한 편이어서, 직고용 요구로까지 이어질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낮다고 보고 있습니다. 제철소의 경우 원·하청 인력이 같은 생산 현장에서 뒤섞여 일하는 경우가 많고, 이를 원청이 주로 관리해 왔다는 점에서 사용자성 논란과 불법파견 문제가 꾸준히 제기돼 왔습니다. 실제 포스코는 2011년부터 사내하청 불법파견 소송이 이어졌고, 2022년 대법원에서 불법파견이 인정된 바 있습니다. 업계에서는 원·하청 혼재 구조, 장기 불법파견 소송, 원청의 실질 영향력 논란 등으로 인한 누적된 소송 부담이 이번 직고용 결정의 배경이 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반면 조선업은 공정별·업무별 역할 구분이 비교적 명확하고, 일부 하청업체는 대불산단 등 외부에서 별도로 블록 제작 등을 수행하는 구조여서 철강업계와는 사정이 다르다는 설명입니다. 실제 조선업계의 경우 회사에 일부 유리한 판단이 내려진 바 있습니다. 앞서 대법원은 2021년 HD현대중공업 선박 건조 사내하청 사건에서 블록 단위 하도급 구조와 공정별 역할 분담 등을 근거로 파견이 아닌 도급 성격이 더 강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이에 따라 원청의 관리 행위를 직접 지휘·명령으로 보기 어렵다며 불법파견이 아니라고 봤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철강업계와 조선업계는 사업장 구조와 업무 수행 방식이 달라 동일 선상에서 보기 어렵다”며 “현재로선 직고용은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했습니다. 이어 “원청 사용자성 판단이 아직 명확히 정리되지 않은 만큼, 관련 절차와 판단을 지켜보며 대응해 나갈 예정”이라고 했습니다.
 
박창욱 기자 pbtkd@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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