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의 한 길거리에서 미국과 이란 간 협상에 대한 간판이 걸려 있다. (사진=연합뉴스)
[뉴스토마토 동지훈 기자] 미국과 이란의 중동 전쟁 휴전 합의에도 전 세계 원유 공급 물줄기인 호르무즈 해협 통항 재개는 지지부진한 상황입니다. 이스라엘은 이란을 겨냥한 공격 중단은 없을 거라며 강경한 입장을 고수 중입니다. 각국의 이해관계가 얽혀 전황이 복잡해진 만큼 미국과 이란의 이슬라마바드 종전 협상에 이목이 쏠립니다.
11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 대표단은 파키스탄 수도 이슬라마바드 내 5성급 호텔에서 이란 협상단과 만나 중동 전쟁 종전 협상을 진행할 계획입니다.
파키스탄 외무부는 이날 오전 JD 밴스 미국 부통령이 전용기로 이슬라마바드 인근 누르칸 공군기지에 도착한 모습을 공개했습니다. 스티브 윗코프 중동특사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맏사위 재러드 쿠슈너 등은 밴스 부통령에 앞서 이슬라마바드에 도착해 협상을 준비했습니다.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의회 의장, 아바스 아라그치 외무장관 등으로 구성된 이란 협상단은 전날 밤 자국 민간항공사 메라즈항공 여객기로 이슬라마바드에 도착했습니다.
현지 언론 보도를 종합하면 회담은 현지시간 기준 오후 5시께 시작될 예정입니다. <로이터 통신>은 이란 국영방송을 인용해 이란 협상단이 이날 정오께 셰바즈 샤리프 파키스탄 총리를 만나 협상 시기와 방식을 정할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파키스탄이 중재 역할을 맡고 미국과 이란이 마주하는 이날 협상은 중동 전쟁 종지부를 찍을 수 있는 단초입니다. 특히 양국 간 휴전 합의에도 호르무즈 해협 통항 재개가 속도를 내지 못하는 데다 이스라엘이 공격을 멈추지 않고 있어 종전 협상은 큰 의미를 가집니다.
호르무즈 해협 통항이 다시 속도를 내는 데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됩니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도 전날 청와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호르무즈 해협 통항 선박 수가) 전쟁 중일 때와 비교해 많이 증가한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면서도 통항이 원할하진 않다고 밝혔습니다.
위 실장은 통항 속도 개선을 위한 해결책으로 국제공조를 검토 중이라고 했지만, 전쟁 주요 가담자 중 하나인 이스라엘이 종전 의지를 보이지 않아 섣부른 예측은 어렵습니다.
실제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날 엑스(X, 구 트위터)를 통해 "레바논에서 휴전은 없다"면서 "우리는 헤즈볼라(레바논 내 친이란 무장단체)를 전력으로 타격하고 있으며,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엄포를 놨습니다. 이스라엘이 레바논을 휴전 대상에 포함하는 데 동의했다는 트럼프 대통령 발언을 이틀 만에 뒤집은 겁니다.
이스라엘이 레바논 타격을 통한 간접적 이란 압박을 지속하는 만큼 미국과 이란의 종전 협상이 난항을 겪을 가능성도 제기됩니다.
미국이 종전 협상에서 의제로 내놓을 수 있는 안건은 종전 방안을 포함해 호르무즈 해협 통항 재개, 이란 핵프로그램 등으로 좁혀집니다. 이란은 재·동결 자금 해제, 전쟁 피해 배상 등을 협상 테이블에 올릴 것으로 점쳐집니다.
양국 간 종전 합의 발표에는 최소 수일이 걸릴 전망입니다. <CNN 방송>은 협상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협상에 며칠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했습니다. 또 다른 미국 매체 <악시오스>는 "합의에 도달하려면 몇주에서 몇 달이 걸릴 수 있다"며 "2주간 휴전이 연장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습니다.
동지훈 기자 jeeho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