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유럽 전기차 보조금, 기아 EV2도 뚫었다…‘형보다 나은 아우’

EV3·EV4·PV5 이어 보조금 대상 대열 합류
작년 유럽 누적 전기차 판매 10만대 달성

입력 : 2026-04-15 오후 1:57:22
[뉴스토마토 표진수 기자] 기아의 소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EV2가 영국 정부 보조금 적용 모델로 공식 인정받으며, 유럽 시장에서 기아의 입지를 한층 강화하는 발판을 마련했습니다. 이미 EV3, EV4, PV5 패신저 등이 보조금 혜택을 받고 있는 가운데, EV2까지 대열에 합류하면서 기아의 유럽 전기차 라인업 전반의 가격 경쟁력이 더욱 탄탄해졌습니다. 특히 기아는 지난 2022년 이후 유럽 전기차 누적 판매량이 현대차를 앞지르면서, 기아가 사실상 현대차그룹의 유럽 전기차 전략을 이끄는 핵심축으로 자리매김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기아 EV2 외관 디자인. (사진=기아)
 
기아 영국 법인은 지난 10일(현지시각), EV2 ‘퍼스트 에디션’이 영국 정부의 전기차 보조금(ECG·Electric Car Grant) 지원 대상으로 선정됐다고 공식 발표했습니다. 이번 조치로 EV2 ‘퍼스트 에디션’은 권장소비자가격 2만8495파운드에서 1500파운드가 인하된 2만6995파운드에 구매할 수 있게 됐습니다. 기아로서는 EV3, EV4, PV5 패신저에 이어 네 번째 보조금 적용 모델을 확보하게 된 셈입니다.
 
EV2는 42.2kWh 표준 배터리를 탑재해 1회 충전 시 최대 190마일(약 305km) 주행이 가능하며, 급속 충전으로 배터리 10%에서 80%까지 충전하는 데 29분이면 충분합니다. 유럽 전략 모델답게 18인치 알로이 휠, 어댑티브 LED 헤드램프, 8스피커 하만카돈 프리미엄 사운드 시스템, 무선 충전, 15리터 프렁크(전면 수납 공간) 등 상품성도 탄탄합니다. 슬로바키아 공장에서 생산되며, 하반기 본격 출고를 앞두고 현재 사전 주문을 받고 있습니다.
 
EV2의 보조금 수혜는 단순한 한 모델의 성과를 넘어, 최근 수년간 이어져온 기아의 유럽 전기차 시장 공략의 연장선으로 해석됩니다.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지난해 기아의 유럽 전기차 판매 누적 대수는 10만5848대로, 현대차(7만8064대)를 약 2만8000대 차이로 앞질렀습니다. 두 브랜드 모두 같은 그룹 소속이지만, 판매 규모에서 기아가 ‘형’격인 현대차를 추월한 것입니다.
 
기아 EV2 실내 디자인. (사진=기아)
 
기아의 유럽 전기차 판매는 2014년 쏘울 EV 한 종으로 시작해 662대에 불과했습니다. 이후 2020년까지 연간 판매량이 1만대를 넘지 못했으나, EV6 출시 이후 2021년 6만3419대로 급등했고, 2022년에는 현대차와 거의 비슷한 7만대 수준에서 경쟁하는 양상을 보였습니다. 이후 EV9, 2세대 니로 EV 등 프리미엄·다변화 전략이 맞물리며 2023년 8만341대, 2025년에는 마침내 10만대를 돌파했습니다.
 
반면 현대차는 2021년 7만1989대로 고점을 찍은 뒤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 여파로 2024년 5만3459대까지 떨어졌다가 지난해 7만8064대로 반등했지만, 기아와의 격차는 오히려 벌어진 상태입니다. 기아가 EV3·EV4 같은 대중적 소형 전기차 라인업을 앞세워 유럽 소비자의 실수요를 파고든 반면, 현대차는 아이오닉 시리즈 중심의 프리미엄 전략에 무게를 두면서 대중적 판매 기반이 약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기아의 강세는 단순히 제품 다양화에서 비롯된 것만은 아닙니다. 기아는 유럽 전역에서 자체 충전 네트워크인 ‘Kia Charge’를 확장하며 구매 이후의 사용 경험까지 브랜드 전략의 일환으로 끌어안고 있습니다. 충전 인프라에 대한 불안감이 전기차 구매를 망설이게 하는 주요 요인 중 하나임을 감안하면, 이 같은 행보는 단기 판매 실적보다 장기적인 브랜드 충성도를 겨냥한 전략으로 풀이됩니다.
 
하반기 EV2 본격 출시와 함께 기아의 유럽 공세는 더욱 가속화될 전망입니다. EV2는 약 8년간 영국 시장에서 인기를 끌었던 니로 EV의 후속 포지션을 맡게 되며, 2만4245파운드(약 4800만원)부터 시작하는 가격에 보조금까지 더해지면 실질적인 구매 부담은 한층 낮아질 것으로 보입니다. 업계 관계자는 “EV2가 유럽 소비자들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2만 파운드대 전기차’ 심리적 마지노선을 공략하는 핵심 카드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했습니다.
 
표진수 기자 realwat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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