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이 21일(현지시간) 미국 상원 군사위원회 청문화에 출석해 발언하고 있다.(사진=미국 상원 군사위원회)
[뉴스토마토 이석종 국방전문기자]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이 한반도에 배치된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가 중동으로 반출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미군 당국자가 공식적으로 주한미군의 사드가 중동으로 이동하지 않았다는 것을 확인한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또 브런슨 사령관은 이재명정부가 임기 내 회복을 위해 속도를 내고 있는 전시작전통제권에 대해 '조건'이 '정치적 편의'보다 우선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불편한 감정을 드러냈습니다. 이 같은 발언을 두고는 적절성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브런슨 사령관은 2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진행된 상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서 사드는 여전히 한반도에 있고, 앞으로도 계속 한반도에 남아 있을 것이란 취지의 발언을 했습니다.
게리 피터스 민주당 상원의원이 "한반도의 사드를 빼 중동에 재배치한 조치가 대북 억지 전략에 어떤 영향을 미친다고 평가하느냐"고 묻자, 브런슨 사령관은 "어떤 사드 시스템도 옮기지 않았다"며 "사드 시스템은 여전히 한반도에 남아 있다"고 답했습니다.
주한미군의 사드가 중동으로 이동했다는 보도가 나온 것에 대해 브런슨 사령관은 "우리는 탄약을 전방으로 보내고 있고, 현재 이동을 대기 중"이라며 "탄약 이동을 준비하기 위해 장비를 오산 공군기지로 순차적으로 이동시킬 수 있도록 재배치하고 있었는데 그 과정이 한반도에서 큰 혼선을 일으켰다"고 설명했습니다.
경북 성주에 배치된 사드를 오산기지로 이동시켜 중동에 보낸 것이 아니라 탄약과 일부 장비를 오산기지로 옮기기 위해 재배치한 것이 사드 차출로 와전됐다는 것입니다. 다만 브런슨 사령관이 언급한 '탄약'이 사드 요격 미사일인지, 일반적인 탄약 등 군수물자인지는 불분명합니다.
또 브런슨 사령관은 지난해 6월 '미드나잇 해머' 작전을 앞두고 레이더를 보낸 적은 있고, 그중 일부는 아직 복귀하지 않았지만 사드 시스템 자체는 여전히 한반도에 남아 있다고 전했습니다.
브런슨 사령관은 '사드가 계속 한반도에 남아 있을 것으로 예상하느냐'는 질문엔 "그렇다"라고 말했습니다.
2027 회계연도 국방수권법안 심의를 위한 이날 청문회에서 브런슨 사령관은 전작권 회복에 대한 자신의 견해도 밝혔습니다. 브런슨 사령관은 "정치적 편의가 조건을 앞지르지 않도록 계속 보장해야 한다"며 "조건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그렇게 해야 미국이 더 안전해지고 한국이 더 안전해진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재명정부가 임기 내 회복을 선언하고 속도를 내 추진하고 있는 데 대한 불만을 드러낸 것으로 풀이됩니다. 브런슨 사령관이 '조건에 기초한 전환'을 강조하며 서둘러서는 안 된다는 뜻을 밝힌 적은 있지만 '정치적 편의'라고 한국 정부의 전작권 회복 정책을 평가한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주둔군 지휘관이 그 나라 통수권자의 '자주국방 의지'를 '정치적 편의'로 폄훼한 것 자체가 외교적 결례라는 비판이 나옵니다. 게다가 '한반도 방위에 한국군의 역할을 늘려야 한다'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동맹 정책을 실행해야 할 지휘관으로서 이를 구현할 주요 정책인 전작권 회복을 위한 노력에 속도를 낼 의지가 없다는 뜻으로도 해석될 여지가 있어서 발언이 부적절했다는 지적입니다.
아울러 비무장지대(DMZ) 관리권이나 9·19 군사합의 복원 등 한국 정부의 주요 안보정책에 사사건건 반대해 온 것으로 알려진 브런슨 사령관의 한국에 대한 인식 수준을 재확인할 수 있는 발언이라는 평가도 제기됩니다. 일각에서는 자칫 대장이 아닌 중장으로 퇴역할 수도 있는 불안정한 지위 때문에 브런슨 사령관이 '무리수'를 두는 것이라는 말도 나옵니다.
앞서 안규백 국방부 장관과 피트 헤그세스 미국 전쟁부 장관은 지난해 10월 서울에서 열린 제57차 한·미안보협의회(SCM)에서 올해 안에 전작권 회복을 위한 조건의 2단계인 미래연합사 완전운용능력(FOC) 검증을 마치고 오는 11월 워싱턴에서 열릴 예정인 제58차 SCM에서 전작권 전환의 목표(X) 연도를 정하기로 한 바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안 장관은 지난달 17일 국회 국방위원회에 출석해 "가급적 조기에 전작권 회복을 하려고 한다"며 "2027년이 될지, 2028년이 될지 그건 올해 11월에 가봐야 알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석종 국방전문기자 ston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