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욱 민주당 울산시장 후보가 지난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16개 광역단체장 후보자 연석회의'에서 결의를 밝히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송정은 기자] 김상욱 민주당 울산시장 후보가 이번 6·3 지방선거에서 '돈·비방·조직·동원' 없는 '4무(無) 선거'를 선언하며 기존 선거 문법에 도전하고 있습니다. 단순한 선거 방식 변화에 그치지 않고, 정치 문화 전반을 바꾸겠다는 시도입니다. 여기에 김 후보는 정책과 비전 중심의 선거를 통해 울산의 산업 구조 전환까지 이끌겠다는 구상을 내비치고 있습니다.
김 후보는 그동안 공개 발언과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네거티브와 조직 중심의 선거를 "부정부패의 출발점"으로 규정해 왔습니다. 선거 과정에서 조직 동원과 대규모 캠프 운영이 반복되는 구조 자체가 부정부패와 기득권 정치의 출발점이라고 판단하는 겁니다. 이에 김 후보는 이번 선거를 그 어느 때보다 '공약 경쟁' 중심으로 치르겠다는 방침을 분명히 하고 있습니다.
로봇·AI 시대 대응…울산 제조업 'AX 전환' 제시
김 후보가 내세운 공약 중 핵심은 울산 제조업 분야의 인공지능 대전환, 이른바 'AX(AI Transformation, 인공지능 전환)'입니다. 그는 울산을 단순 제조업 도시가 아닌 'AX 선도 도시'로 전환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습니다.
김 후보가 울산을 AX 선도 도시로 만들려는 것은 작금의 울산 자동차 제조업 상황과 맞닿아 있습니다. 김 후보는 "현재 자동차 산업은 로봇 회사로 미래를 준비하며 거점을 옮기고 있고, 연구·개발(R&D) 센터도 떠나고 있다"며 "단순 조립 공정은 머지않아 로봇이 대체할 것이다. 울산은 이 거대한 AX의 흐름을 가장 먼저 맞이하는 도시"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역설적으로 울산이 이 변화를 선도하는 테스팅 사이트가 돼 새로운 산업 모델을 정립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산업 전환 과정에서 노동자와 기업의 상생도 강조했습니다. 김 후보는 "AI와 로봇이 주도하는 제조업 대전환의 과실이 기업과 자본에만 집중돼서는 안 된다"며 "그 결실은 반드시 현장에서 땀 흘리는 노동자와 시민들에게 환원돼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김 후보는 "이를 위해 한국노총과 민주노총 등 산별 노조와 긴밀하게 협력하겠다"며 "노동 중심의 AX 전환을 추진해 노동자와 기업이 함께 웃는 상생모델을 울산에서 시작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버스·물·유휴부지까지…생활 밀착형 공약 병행
생활 밀착형 공약도 함께 내놨습니다. 특히 매년 1600억원의 세금을 지원하면서도 수송 부담률이 10%에 불과한 울산 민영버스의 구조적 실패를 지적했습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울산형 버스 준공영제를 도입해 교통 공공성과 효율성을 강화하겠다"고 말했습니다.
김 후보는 울산의 대표 관광자원인 반구대 암각화 보존 문제도 꺼냈습니다. 그러면서 반구대 암각화 보존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물 부족 현상도 언급했습니다. 그는 "반구대 암각화 보존을 위해 사연담 수위를 낮추면서 발생하는 울산의 물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운문댐 물 공급을 포함한 다양한 대안을 검토 중"이라며 "대구의 물 문제 해결과 연계된 복잡한 사안이지만, 실효성 있는 제안들을 바탕으로 시민들에게 깨끗한 물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도록 정책적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또 현재 울산시가 남구 홈플러스 부지와 혁신도시 유휴 부지를 제대로 활용하고 있지 못한다며,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내놓겠다고도 밝혔습니다.
김 후보는 "폐점 예정인 남구 홈플러스 부지가 단순히 고층 아파트 단지로 개발되기보단, 시민들을 위한 문화·복지·상업 공간이 어우러진 공공의 공간으로 활용돼야 한다"며 "울산시는 민간 개발에만 맡겨두지 말고 지구단위계획 등을 통해 시민들에게 필요한 시설이 들어설 수 있도록 정책적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혁신도시 유휴 부지의 경우 "혁신도시의 핵심 부지가 신세계 백화점의 개발 지연으로 인해 장기간 방치되면서 인근 상권까지 침체되고 있다"며 "울산시는 부지가 개발될 때까지 주차장이나 공연장 등으로 임시 활용할 방안을 찾아야 하며, 신세계가 조속히 개발에 착수하도록 이행 강제금 부과 등 강력한 행정력을 발휘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울산 혼자선 안돼"…부울경 '메가시티' 전면에
전재수 부산시장 후보, 김경수 경남도지사 후보와 함께 원팀을 이뤄 추진 중인 '부울경(부산·울산·경남) 메가시티' 복원을 위한 의지도 천명했습니다.
김 후보는 "중앙정부의 초광역 단위 정책 기조에 대응하고 인구 감소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부·울·경 통합이 필수적"이라며 "울산이 단순 광역시를 넘어 부·울·경 전체를 무대로 제조업 AX 대전환의 핵심 거점이 돼 청년과 기업이 모이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김 후보가 내세운 공약들은 그동안 그가 강조해온 '정책 중심 선거' 기조를 충실히 반영한 정책으로 평가됩니다. 이와 함께 기존 선거 질서를 바꾸려는 김 후보의 '4무 선거' 전략은 울산 정치 문화에 대한 문제의식에서 출발한 정치 실험으로 읽힙니다. 조직과 대면 중심 선거에 의존해 온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정책과 비전 경쟁으로 전환을 시도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김상욱 후보의 이러한 시도가 울산 정치 지형에 변화를 만들 수 있을지, 또 그 노력들이 실제 표심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가 이번 울산시장 선거의 주요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입니다.
송정은 기자 johnnyso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