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황인표기자] 저축은행들이 잇달아 예금 금리를 올리고 있다. 연 3~4%수준의 시중은행 예금금리보다 2배 가까이 높은 최고 7%대의 고금리 상품도 내놨다.
감독당국의 부실 저축은행 정리로 빠져나갈 돈과 금리 상승기에 시중 은행으로 몰릴 수 있는 자금을 잡아두기 위해서다. 작년 2%까지 떨어졌던 금리를 생각하면 말 그대로 '격세지감'이다.
◇ 최고 9% 상품 나와
신라저축은행은 체크카드 발급 고객을 대상으로 최고 연7.2%의 금리를 주는 적금을 내놨다. 17일 현재 저축은행 평균 적금 금리가 5%대니 2%포인트 이상 높다.
W저축은행도 최고 9.5% 금리를 주는 '체크플러스 정기적금'을 내놨다. 이 은행 체크카드를 써야되고 사용실적에 따라 금리가 달라진다.
예금금리는 적금금리에 비해 상승세가 가파르다. 경기도 인천의 인성저축은행은 최고 5.2%, 솔로몬과 진흥저축은행도 연 5%대 금리를 준다.
<저축은행 최근 금리 추이>
<자료 : 저축은행 중앙회, 매달 16일 기준>
◇ 뱅크런 막고 격차 늘리고
이같은 금리 상승에는 여러 배경이 있다. 먼저 저축은행 부실화 문제로 빠져나가려는 자금을 잡아두려는 전략이다.
삼화저축은행의 영업정지 후 고액자산가를 중심으로 '뱅크런(예금인출사태)' 조짐이 보이면서 저축은행들이 금리를 올려 이에 대응하고 있다.
금리 상승기에 시중은행 간 금리격차를 더 넓히려는 이유도 있다. 일반적으로 시중은행과 저축은행간 금리차이는 2% 포인트 정도다. 부동산PF부실 문제, 만기예적금(2008년 말 고금리 상품) 도래로 여유 없던 저축은행들이 고금리로 고객 유혹에 나선 것.
서울 강남 지역의 저축은행 관계자는 "2008년말 8%대 예적금 상품과 비교하면 지금도 저축은행은 저금리"라며 "최근 은행들이 4% 예금 등 특판을 내놓으면서 저축은행도 뒤질 수 없어 금리 인상에 나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 역시 "시중은행 금리가 (저축은행) 턱 밑까지 올라왔다"며 "격차를 벌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결국 저축은행 상품을 가입하고자 한다면 좀 더 미루는 게 낫다. 업계 관계자들은 "탄력 받은 금리 상승세가 계속 될 것"이라며 "3월 이후에도 고금리 상품이 계속 나올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무턱대고 고금리를 좇아서는 안된다. 국제결제은행(BIS)비율이 8% 이상이고 고정이하 여신 비율이 8% 미만인 '88클럽' 가입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원금, 이자를 합친 금액을 5000만원 이하로 해두는 것도 안전한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