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권순욱기자] 오욱환 서울변호사회 회장은 "국민들의 재판받을 권리를 실질적으로 보장하기 위해서는 대법관의 대폭 증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오 회장은 28일 뉴스토마토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히고 "심리불속행과 같은 제도는 사실상 재판받을 권리를 침해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하지만 법조일원화에 대해서는 "청렴성을 어떻게 담보할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면서 법관평가제 등을 통해 해결해 나갈 것을 주문했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대검 중부수 폐지와 특별수사청 설치에 대해서 오 회장은 큰 틀에서는 국회의 논의 방향에 동의하면서도 정치적 논란을 피하기는 힘들 것이라는 우려섞인 전망도 내놨다.
특히 검찰과 경찰의 수사권 조정과 관련해서는 "검찰이 경찰을 지휘할 필요가 있다"면서 "검찰도 판결을 통해 법원의 견제를 받고 있다"는 것을 근거로 제시했다.
서울변호사회의 변화를 이끌고 있는 오 회장은 지난 22일에는 서울변호사회의 공익적 사업의 일환으로 고금리 대출로 인한 서민들의 피해를 돕기 위해 서울변호사회 회관 1층 종합법률센터 안에 서민금융피해지원센터를 개소했다.
이와 관련 오 회장은 "센터에서 수집한 상담사례를 분석해 국회에 입법의견도 제출하겠다"고 향후 계획을 밝혔다.
오 회장은 특히 법원과 검찰 사이에서 견제와 균형을 이루어내는 서울변호사회의 전통적인 역할을 강조하는 한편 국가권력의 인권침해에 대한 감시도 소홀히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다음은 오욱환 서울변호사회 회장과의 일문 일답
◇ 대담 : 권순욱 법조팀장
◇ 정리 : 김미애-오민욱 기자
- 먼저 '서민금융피해지원센터'를 개소하게 된 배경과 취지는 무엇인가?
▲ 서민이 어려우면 나라가 잘 될 수 없다. 일본이 대출이자를 20%로 낮추니까 우리나라로 자금이 유입된다. 이건 향후 심각한 경제 문제를 낳을 것이다. 그래서 이 문제에 효율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센터를 설립하게 되었다.
"서민금융과 관련 입법 의견도 낼 것"
- 서민금융지원센터가 향후 어떤 활동을 할 것인지 구체적으로 설명해달라
▲ 현재 금감원에 변호사들이 나가서 법률 문제를 검토하고 있다. 또 1주일에 2∼3회 상담을 통해서 도움을 주고 있다. 상담 사례 수집을 통해 국회나 정부에 입장을 전달할 계획이다.
"특별수사청도 정치적 논란 피하기 힘들어"
- 법조계 현안에 대해 묻겠다. 평소 대검중수부 폐지에 반대 의견 피력하셨는데
▲ 어떤 조직이든지 기본적으로 순기능과 역기능이 있다고 본다 . 중수부의 경우에는 다른 조직에서 하지 못하는것을 하고 있는 순기능이 있다. 역기능이라 하면 정부의 영향력을 많이 받고 있다는 건데 다른 기관도 정부의 영향은 어느정도 받고 있다. 그것 또한 수사기관의 한계이다. 특별수사청의 경우에도 공소유지 때문에 대검 밑 에 둬야 한다고 보다. 법무부나 국회 밑에 둘 경우 정치적 영향을 더 많이 받을 것이다.
- 검찰과 경찰의 수사권 조정도 현안이다. 청와대까지 나서서 중재를 했는데 그에 따른 여진도 있다. 어떻게 생각하는가?
▲ 합의는 대체적으로 무난하다고 생각한다. 국민의 인권의 문제를 생각하면 검찰의 수사지휘는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 경찰이 수사하는데 있어서 규제하고 감독하는 기구가 반드시 필요한 것이다. 간단한 수사라도 경찰에게는 수사개시권이 있기 때문에 검찰의 눈으로 감시하는 것이 필요하다. 검찰도 법원의 눈치를 보고 있지 않은가?
"법조일원화는 긍정적, 청렴성 담보가 관건"
- 경력법관제가 도입된다. 일각에서는 사법부의 소극적 태도로 인해 너무 늦은 입법이라는 비판이 있다.
▲ 방향은 제대로 잡았다. 논의는 있을 수 있다. 엘리트냐 법조일원화로 갈 것인가? 경험이 많이 쌓은 사람을 법관으로 할 것인가? 일단 재판을 받은 사람들은 모두 법관의 사회적 경험의 미숙을 단점으로 잡고 있다. 우려가 되는 것은 커리어법관들처럼 청렴성을 유지할 수 있을까? 하는 점이다. 미국을 경우로 보면 법조 일원화가 되었으나 잘 시행되고 있다. 우리나라도 그렇게 될 것이다. 또 서울변회에서는 좋은 변호사를 추천하기 위해 엄격한 제도를 가동할 생각이다. 현재 법관평가제라는 제도를 실시하고 있다. 평가하는 변호사들이 나중에 법관이 되면 어떻게 해야 되겠다라는 생각을 하게 될 것이다.
- 대법관 증원에 대한 생각은 어떤가?
▲ 헌법은 3심제를 명문화하고 있고 이에 따라 국민의 재판을 받을 권리는 철저하게 보장이 되어야 한다. 이것은 재판을 최고의 법관에게 받아야 하는 것도 포함되어 있다. 현재 심리불속행으로 종료되는 경우가 많다. 이건 아니다. 대법관 수가 너무 작다. 연구관 재판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대법관이 충분히 사건 심리를 할 수 있을 수 있도록 대법관 수가 늘어나야 한다. 그래야 우리나라 사법이 발전할 수 있다.
"경력법관제 정착되면 대법관 다양화도 이뤄질 것"
- 대법관 증원 못지않게 대법관의 구성이 다양화 되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 법조일원화 쪽으로 가닥을 잡아야 한다. 장차 경력법관제가 정착되면 다양한 출신자들이 법관으로 가게 될 것이다. 그러면 대법관도 자연스럽게 다양화가 이루어질 것이다.
- 변호사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대형 로펌에 취업하느냐 마느냐가 삶을 좌우하고 있다. 서울변회 차원의 대책은 있는가?
▲ 뾰족한 대책은 없다. 변호사들의 경우 일을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경우 자리를 마련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필요로 하는 자리를 우리가 찾아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법률로부터 소외된 지역, 그런 지역에 준법이 이뤄지도록 해야 국가 경쟁력이 향상될 것이라 생각한다. 그러면 민주주의 발전을 이룩할 수 있을 것이다. 법무부의 노력도 감사하다. 상담소 같은 데에 변호사들이 취업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해외 코트라에도 진출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7월 26일 US 코리아 로데이에 서울변호사회도 참여하기로 했다. LA코트라에도 참여할 생각이다. 법원의 조정제도 활성화를 통해 사회에 적극적으로 기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정의의 붓으로 인권을 지키겠다"
- 서울 변호사의 모토는 '정의의 붓으로 인권을 쓴다'이다. 변호사는 법원과 검찰 사이에서 견제와 균형을 이뤄내서 시민들의 인권을 지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 예전에는 대부분의 변호사가 전관들이었다. 1981년 무렵 300명씩 뽑는 세대가 되면서 사회적 경험을 달리 하는 사람들이 변호사가 되었다. 그리고 30년의 세월이 흘렀다. 지금은 전보다 서민들의 의식을 가진 사람들이 많다. 변호사들 자체가 서민들이다. 더 친서민적인 정책을 할 수 있다. '정의의 붓으로 인권을 쓴다'가 아닌 '지킨다'. 인권은 매우 소중한 가치다. '살아있는 모든 것들이 소중한 것'이다. 무생물자체도 생명이 있다고 본다. 4대강 공사 하면서 강둑을 잘 정비하니까 역침식 현상이 생기지 않은가? 때문에 환경보존특별위원회를 가동중이다. 직원들이 굉장히 열심히 하고 있다. 이것은 무생물도 매우 중요하다는 그런 생각을 기초로 하고 있다.
◇ 오욱환 서울변호사회 회장 주요 약력
▲경기 수원 출생(60년) ▲수원 수성고 졸업(76년) ▲성균관대 법학과 졸업(81년) ▲사법시험 합격(82년) ▲사법연수원 14기 수료(84년) ▲언론중재위원회 위원(2003년) ▲서울가정법원 가사소년제도개혁위원(2004년) ▲성균관대 법대 겸임교수(2007년) ▲서울지방변호사회 회장(201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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