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교신도시 `경기도·수원시·경기도시공사` 이전투구

너무 빠른 입주시기 놓고 책임공방 가열..입주민만 피해

입력 : 2011-08-04 오후 1:11:54
[뉴스토마토 김동현기자] '청약불패'로 알려진 광교신도시의 입주가 기반시설이 덜 갖춰진 채로 시작돼 입주자들이 불편을 호소하자 사업시행자들이 서로 책임을 전가하는 등 이전투구 양상을 보이고 있다.
 
4일 광교신도시 입주민들과 공동시행자 등에 따르면 광교신도시 사업은 경기도에서 드물게 대부분 단지에 프리미엄이 붙어 있을 정도로 청약 당시 인기를 끌었던 곳이다.
 
그러나 지난달 30일 첫 입주를 시작한 광교신도시 A5블록 내 한양수자인 아파트 등 일부 아파트의 입주율은 아직 저조한 상태다.
  
한양수자인 아파트는 214가구, 전용면적 85㎡ 이하 소형단지로 청약당시 1순위로 마감됐지만 현재 입주민은 두 가구에 불과하다.
  
지나치게 저조한 입주율의 배경에는 기반시설이 전혀 갖춰지지 않은 곳으로 입주하지 않겠다는 입주민들의 완강한 반발이 있었다.
 
한양수자인아파트입주자협의회 대표 백인천(46)씨는 "상점이나 도로 등 입주민이 살 만한 기반시설이 없는데 어떻게 입주를 하란 것이냐"며 "도저히 30일에 입주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현재 광교신도시 일대는 상하수도와 지역난방 시설은 설치가 완료됐지만 가스와 통신, 도로 등 나머지 기반시설은 아직도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특히 한양수자인 단지는 오는 9월로 입주가 예정된 다른 단지들보다 입주가 두달 정도 빨랐기 때문에 이미 입주한 주민들도 크게 불편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입주자들은 "도대체 뭐 하는 짓인지 모르겠다"며 "살 수 있는 정도는 만들어 놓고 입주하도록 하는 것이 당연한 것 아니냐"고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사정이 이쯤되자 광교신도시 택지개발사업 공동시행자인 경기도와 수원시, 경기도시공사 등은 서로 책임을 미루면서 `네탓 공방`을 뜨겁게 펼치고 있다.
 
경기도 관계자는 "원래 9월말 한양수자인 입주일정이 잡혀 있었으나 수원시에서 두달 빠른 7월30일로 승인을 해줬다"며 "경기도는 이에 맞춰 7월말에 맞춰 기반시설 준비를 해왔지만 최근 잦은 비로 사업진행이 다소 늦어졌다"고 해명했다.
 
수원시가 입주시기를 두달이나 앞당긴데다 폭우까지 쏟아져 기반사설을 미처 갖추지 못했다는 변명이다.
 
이에 대해 수원시 관계자는 "택지개발사업 시행자인 경기도시공사의 스케줄에 따라 사업승인이 난 것이고 실제 사업집행 책임은 경기도시공사가 맡고 있다"며 경기도시공사로 화살을 돌렸다.
 
경기도시공사 관계자는 "한양건설이 시와 협의를 해서 입주시기를 정했다"며 "이미 7월말에 입주한다고 계약자들에게 공지됐기 때문에 어쩔수 없다"고 건설사에게 책임을 전가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면서 "현재 기반시설 공사가 진행중이기 때문에 이곳 입주자들도 곧 다 채워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양수자인의 건설사인 한양건설도 할 말은 있다.
 
한양건설 관계자는 "경기도시공사에 조성 부지에 대한 잔금을 늦게 내 입주일을 늦출 수 있도록 촉구했으나 거절당했다"면서 "그러면서 공사기간을 늘리는 방법으로 완공일을 늦추라고 했다"고 성토했다.
 
입주민들이야 어떻게 되든 상관없고 저마다 자신들의 입장을 위해 입주민들을 희생시킨 셈이다.
 
광교시도시 택지개발사업에는 경기도, 수원시, 용인시, 경기도시공사 등 4곳이 공동사업시행자로 참여하고 있다.
 
입주민들의 불편과 관련 경기도 관계자는 "9월 말까지는 기본적인 기반시설은 모두 마무리 될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상가 등 부대시설까지 모두 들어오려면 다른 신도시와 같이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이라고 털어놨다.
 
광교신도시는 올해 연말까지 6349세대, 내년 9687세대, 2013년 1만3960세대 등 총 3
만1000여세대가 입주하고 경기도청 입주도 예정돼 있다.
 
입주를 거부하고 있는 한 주민은 "정치적 목적 때문인지, 시행사들의 이권 때문인지는 모르지만 입주민들이 불편을 겪는 것은 잘못된 것 아니냐"며 "시행사들이 자신들의 이익 때문에 입주민을 볼모로 잡는 것은 것 같아 기분이 나쁘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뉴스토마토 김동현 기자 threecod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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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