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지훈기자] 육참골단(肉斬骨斷).
삼성전자(005930)가 '자신의 살을 내어주고 뼈를 취하는' 전략으로 애플 압박에 나섰다.
삼성전자는 미국 현지시간 28일 마이크로소프트(MS)와 로열티 지불을 포함한 기술협력에 합의하면서 '삼성-MS 연합군'을 결성했다.
MS는 그동안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가 자사의 특허를 침해했다며 안드로이드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로열티를 요구해왔다.
대만의 스마트폰 제조사 HTC는 MS와 대당 5달러의 로열티 지급에 합의한 바 있다.
이런 상황에서 삼성은 지난 7월 MS가 HTC의 3배에 이르는 대당 15달러의 로열티를 요구해 이를 낮추는 협상을 진행하는 등 진통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지난 주말 최지성 삼성전자 부회장과 스티브 발머 MS CEO의 전격 회동 이후 두 업체는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정확한 액수를 밝히진 않았지만 삼성전자가 지불하는 로열티는 HTC 보다 낮은 수준으로 알려졌다.
앞으로 두 회사는 윈도폰 개발과 마케팅에 적극 협력하면서 모바일 시장에 변화를 불러올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 입장에서는 로열티 지불에 대해 한발 물러서면서 MS라는 든든한 소프트웨어 우군을 얻은 것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파트너십을 두고 '반(反) 애플' 전선의 구축과 동시에 '탈(脫) 안드로이드'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구글이 모토로라 모빌리티를 인수하면서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를 모두 갖춘 것이 삼성과 MS의 협력을 부추겨 세계 IT 업계에 3파전 국면을 만들었다는 분석이다.
실제 삼성은 최근 열린 MS 개발자 컨퍼런스에서 윈도8 기반의 태블릿PC를 공개하면서 연합전선 구축 가능성을 내비쳤다.
삼성전자는 다음달 이탈리아를 시작으로 해외시장에서 윈도 모바일 OS '망고'를 탑재한 '옴니아W'를 출시하면서 본격적인 세력 확장에 나설 계획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MS와의 협력 강화는 안드로이드에 치중된 의존도를 줄이고, 균형잡힌 멀티 OS 전략을 구사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