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기철기자] 혼인으로 가구가 합쳐져 일시적으로 1가구 3주택 이상 보유자가 될 경우 과세표준의 60%를 중과세하도록 한 소득세법 해당 조항은 헌법에 합치되지 않는다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헌법재판소 전원재판부는 최모씨가 이같은 내용을 규정하고 있는 소득세법 104조1항 2호의3이 혼인의 자유 등을 침해한다며 낸 헌법소원심판 사건에서 재판관 8명 가운데 7대 1의 의견으로 헌법불합치 결정했다고 29일 밝혔다.
재판부는 다만, 법공백 사태를 우려해 내년 6월30일까지는 법조항을 계속 적용하도록 했다. 6월30일까지 개정되지 않으면 이 규정은 더 이상 적용되지 않게된다.
재판부는 결정문에서 "혼인으로 새로이 1세대를 이루는 자를 위해 상당한 기간 내에 보유 주택수를 줄일 수 있도록 하고 그러한 경과규정이 정하는 기간 내에 양도하는 주택에 대해서는 혼인 전의 보유 주택수에 따라 양도소득세를 정하는 등의 완화규정을 두는 것과 같은 손쉬운 방법이 있음에도 이러한 완화규정을 두지 아니한 것은 최소침해성원칙에 위배된다"고 판시했다.
또 "해당 조항으로 인해 침해되는 것은 헌법이 강도 높게 보호하고자 하는 헌법 36조 1항에 근거하는 혼인의 자유 또는 혼인에 따른 차별금지라는 헌법적 가치"라며 "해당 조항이 달성하고자 하는 공익과 침해되는 사익 사이에 적절한 균형관계를 인정할 수 없어 법익균형성원칙에도 반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김종대 재판관은 "혼인은 근본적으로 애정과 신뢰를 기초로 하여 남녀가 결합하는 것이라는 점에 비추어 보면, 해당 조항의 효력이 혼인의사의 결정에 영향을 미친다고 보기도 어렵고, 양도소득세 중과세의 염려로 혼인의 자유가 침해된다고 보는 것은 혼인이라는 제도가 갖는 숭고한 정신적 영역을 망각하고 이를 마치 재산권 보존을 위한 거래행위로 전락시키는 태도"라며 반대 의견을 냈다.
최씨는 서울 서초구와 경기 용인시에 아파트 두 채를 소유했다가 2005년 서울 강남에 아파트를 소유한 배우자와 혼인하면서 1가구 3주택자가 돼 서초동 아파트 한 채를 경매로 처분했으나, 60% 중과세율에 따라 양도소득세가 부과되자 행정소송과 함께 헌법소원을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