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해 넘긴 금융 현안..흑룡해도 '첩첩산중'

론스타 조사·농협 신경분리..그리고 부산저축銀 사태까지
정치권과 맞물며 논란 증폭

입력 : 2012-01-02 오후 2:51:18
[뉴스토마토 황인표기자] 2012년 임진년 연초부터 금융권이 시끄럽다. 론스타 국정조사에 농협법 재개정, 부산저축은행 사태 등 여러 현안이 해를 넘기면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특히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있는 정치권과 문제가 얽히면서 역학구도에 따른 논란은 더욱 확대되고 있다.
 
◇ 하나금융, 외환銀 인수 더 늦어질 듯
 
2일 정치권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31일 한나라당은 민주통합당이 제출한 론스타 감사원 감사 요구안을 거부하고 새해 예산안을 단독으로 처리했다.
 
금융 노조는 "민주통합당 역시 구태정치로 일관했다"며 "올해 예산을 걸고 론스타 감사원 감사를 관철시키겠다고 호언장담했지만 어느 것 하나 지키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김문호 민주통합당 최고위원은 이날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도 론스타 국정조사를 주장했다.
 
금융노조는 국회 정무위원회 위원장인 한나라당 허태열 의원, 그리고 지난 2003년 론스타에 외환은행 매각을 처음 알린 민주당 김진표 의원(당시 경제부총리) 등이 론스타 국조에 비협조적인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당국은 이와 관련 이달 말쯤 론스타에 대한 산업자본 여부를 결론지을 예정이다.
 
핵심은 론스타의 일본 내 회사인 PGM홀딩스다. 비금융자산이 2조8000억원에 이르고  있어,  론스타가 산업자본으로 판단될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금융당국은 그 동안 론스타에 대한 부실 심사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게 된다.
 
특히 금융당국은 지난해 3월 '론스타는 금융자본'이라고 판단을 내렸다.
 
하나금융의 외환은행 인수 역시 앞을 보기 힘든 상황이다. 금융당국은 "론스타의 산업자본 여부와 하나금융의 환은행 인수는 별개"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정치권, 시민노동단체를 중심으로 "론스타에 대한 모든 의혹을 해소한 후 인수 여부를 결정지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고 "매매계약 자체가 원천 무효"라고 주장하는 일부 의견도 있어 논란이 쉽게 가라않긴 어려울 전망이다.
 
특히 금융노조를 중심으로 민주당 일부 의원들까지 이런 의견에 동조하면서 하나금융의 외환은행 인수는 당초 예상보다 더 늦춰질 수 있다.
 
◇ "정부의 농협 지원안, 근본적 해결책 못 돼"
 
농협의 신경분리안도 산 넘어 산이다.
 
새해 예산안에 농협 지원이 2조원 가량 늘었지만 농협 내부에서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못 된다'는 지적이다.
 
농협은 올해 3월 신용, 경제 부문 분리를 앞두고 기획재정부에 필요자본금 6조원을 요청했다. 정부는 사업 타당성이 부족하고 기존 사업과 중복된다는 이유로 4조원 지원을 고수하다 막판에 지원액을 5조원으로 늘렸다.
 
정부는 농협이 발행하는 3조원 채권의 이자와 정부 보유 2조원 주식을 현물로 출자할 예정이다.
 
허권 금융노조 농협중앙회 위원장은 "정부 지원이 1조원 늘어도 여전히 농협은 빚더미에서 시작하는 것"이라며 "농협이 독립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충분히 성장한 후 신경분리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농협중앙회는 이미 신경분리에 맞춰 임원인사까지 끝낸 상황이지만 만 2개월 남은 신경분리가 얼마나 원활히 진행될지는 미지수인 상태다.
 
◇ "이제 곧 1년..전국 모임 확대할 것"
 
내달 17일이 되면 부산저축은행이 영업정지 당한 지 꼭 일년 째가 된다. 영업정지된 다른 저축은행들이 새 주인을 만난데 반해 부산저축은행은 아직까지 피해자들의 점거가 이어지고 있다.
 
이 은행 피해자들은 전국의 저축은행 피해자들을 모아 금융당국에 대해 민형사상의 소송을 제기할 예정이다.
 
김옥주 부산저축은행 비상대책위원장은 "불완전한 후순위채 판매, 저축은행의 뇌물 비리 등 문제점이 하나, 둘이 아니다"며 "금융당국의 책임도 분명히 있는 만큼 전국적인 힘을 모아 당국에게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부산지역 국회의원들은 이 은행 피해자들의 원금 일부를 보상해주는 법안을 제출하려다 '피해 보상에 대한 원칙이 흔들린다'는 금융당국의 반발로 철회했다.
 
한편 지난해 9월 경영진단 과정에서 `적기시정조치'를 유예한 미뤄준 5개 저축은행을 포함, 6개 저축은행에서 불법대출 정황이 드러나 파문이 예상된다. 이 중에는 자산 규모 2조원 이상의 대형 저축은행도 포함돼 있어 작년에 이어 올 초부터 저축은행 영업정지가 추가로 이어질 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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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인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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