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기철기자] 고승덕 한나라당 의원(54)이 전당대회 돈 봉투 사건과 관련, 박희태 국회의장 측에서 돈을 건넸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파장이 일파만파로 퍼지고 있다.
고 의원은 지난 8일 오후 1시50분쯤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청사에 참고인 자격으로 출석해 '돈 봉투'를 어느 시점에 누구로부터 받았는지에 대해 집중적으로 조사를 받았다.
고 의원은 이날 조사에서 2008년 전당대회 직전 당시 대표 후보였던 박 의장 측에서 자신의 사무실에 현금 300만원이 든 봉투와 박 의장의 명함을 두고 갔으며, 이를 확인한 뒤 여직원에게 지시해 돌려줬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고 의원의 진술에 따라 돈을 전달한 인물을 소환해 조사하는 한편 박 의장도 곧 소환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져 현직 국회의장에 대한 검찰 조사라는 초유의 사태 발생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박 의장은 현재 국제회의에 참석차 일본을 방문 중이며, 이번 사건과 무관하지만 검찰 수사에 협조할 일이 있으면 협조할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조전혁 한나라당 의원(52)도 지난 6일 MBC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 "한나라당의 자갈밭으로 거론되는 그런 지역의 원외 지구당위원장들에 대해서는 아마 관행적으로 돈 봉투가 갔다, 이런 이야기들은 제가 사실 많이 들었다"고 밝혀 파장을 불렀다.
검찰은 총선과 대선을 앞둔 시점에서 이 사건이 정치권에 미칠 파장을 고려해 수사를 신속히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고 의원은 오는 10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검찰에서의 진술 내용을 상세히 설명할 것으로 알려져 또 한 번의 파문이 일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