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진양기자] 23일 아시아 주요 증시는 일제히 하락 마감했다.
국제통화기금의 4300억달러 추가 재원 확보 소식도 중국의 제조업 경기 위축 앞에서는 큰 힘을 내지 못했다.
지난 20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열린 G20 재무장관 중앙은행총재 회의에서 회원국들은 IMF에 4300억달러의 자금을 추가로 지원하겠다고 합의했다.
유로존이 2000억달러로 가장 많은 양을 추가 부담 했으며 일본이 600억달러, 영국과 한국이 각각 150억달러 지원을 약속했다.
한편 HSBC는 23일 4월 중국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전달보다 0.8포인트 오른 49.1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전달보다 소폭 오르기는 했지만 여전히 경기 위축을 의미하는 50 아래에 머물러 있어 중국 정부의 정책 완화 시기를 앞당겨 줄 것이란 기대감을 갖게 했다.
취홍빈 HSBC 이코노미스트는 "기업 활동이 개선되기는 했지만 여전히 경제 성장을 위한 보다 강력한 완화 정책을 필요로 한다"고 전했다.
앤드류 설리반 파이퍼제프래이 트레이더는 "지수가 여전히 50아래를 맴돌고 있지만 회복세가 나타나고 있다"면서도 "지준율 인하 등 대형 이벤트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진단했다.
◇日증시, 기업 실적부진에 '주춤'
일본 니케이225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9.19엔(0.20%) 내린 9542.17으로 거래를 마쳤다.
장 초반 강세를 보였던 일본 증시는 기업들의 부진한 실적에 하락 전환했다.
매출액 기준으로 일본 최대 해운업체인 일본유센이 큰 폭의 손실을 기록했다는 소식에 1.66% 하락했다. 같은 해운주인 미쓰이상선 역시 1.85% 내렸다.
도쿄제철 역시 예상에 못 미친 실적에 7.63% 떨어졌다. 반면 지난 20일 부진한 실적을 알렸던 JFE홀딩스는 이날 2.57% 뛰어올랐다.
한 여론 조사결과 국민의 절반 이상이 원전 재가도에 부정적이란 소식이 전해지며 도쿄전력(-2.48%), 간사이전력(-4.21%), 주부전력(-2.22%) 등 전력주가 하락했다.
중국 제조업 지표 부진에 수출주는 엇갈린 흐름을 나타냈다.
캐논(0.66%), 혼다자동차(0.49%), 푸지필름(0.41%) 등이 상승세를 보인 반면 소니(-0.73%), 파나소닉(-0.78%), 도요타자동차(-0.91%) 등은 내렸다.
오기하라 타케루 미즈호신탁은행 수석 투자전략가는 "시장이 일본은행 정책회의와 미국 연방시장공개위원회(FOMC)를 앞두고 관망세를 보이고 있다"며 "이때까지 시장이 크게 움직이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中증시, HSBC 제조업 PMI 6개월 연속 '위축'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전 거래일대비 18.27포인트(0.76%) 하락한 2388.59를 기록했다.
이날 발표된 제조업 지표가 6개월 연속 경기 위축을 가르키자 시장은 정부의 정책 완화 부재에 실망감을 보이며 소극적인 태도를 보였다.
폴 캐베이 맥쿼리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최근의 지표들이 부진했지만 극단적으로 나쁘지는 않았다"며 "오늘 발표된 수치 역시 정부의 신중한 통화정책을 이어가게 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날 제조업 지표 발표 이후 상하이자동차(-1.88%), 강회자동차(-2.43%) 등 자동차주와 보산철강(-0.60%), 내몽고보토철강(-0.81%) 등 철강주가 일제히 약세였다.
당국이 수요 감소를 이유로 다음달 휘발유와 경유 가격을 인하할 것이란 소식이 전해진 뒤 해양석유공정(-1.72%), 중국석화(-1.09%) 등 정유주 역시 약세였다.
반면 중국남방항공(0.84%), 중국동방항공(1.81%) 등 항공주는 올랐다.
◇대만·홍콩, 아시아 흐름따라 '지지부진'
대만 가권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6.06포인트(0.35%) 하락한 7481.09로 장을 마감했다.
업종별로는 운송(0.49%), 금융(0.34%) 등이 오른 반면 자동차(-3.35%), 유리(-1.98%) 등이 내렸다.
대만의 PC 제조업체 Acer(-2.97%), 애플의 파운드리 업체인 혼하이정말(-3.01%)가 동반 하락세를 기록했다.
난야 테크놀로지(-6.92%), 윈본드 일렉트로닉(-3.50%), 모젤바이텔릭(-0.77%) 등 반도체 관련주 역시 일제히 내렸다.
홍콩 항셍지수는 한국시간 오후 4시8분 현재 전 거래일대비 248.07포인트(1.18%) 하락한 2만762.57로 장을 이어가고 있다.
예상에 못 미친 실적을 알린 차이나모바일이 2.86% 하락했다. 경쟁사인 차이나유니콤은 1.66% 내렸다.
본토 증시와 마찬가지로 시노펙(-1.57%), 시누크(-0.99%) 등 정유주 역시 약세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