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수현기자] "나는 봉화산 같은 존재야. 산맥이 없어. 봉화산은 큰 산맥으로 연결돼 있지 않은, 딱 홀로 서 있는 돌출된 산"
노무현 전 대통령이 2009년 4월22일 <진보의 미래 연구회> 마지막 회의에서 남긴 최후의 육성이다.
노무현재단은 20일 "노 전 대통령의 '마지막 육성'이 서거 3주기 특집 팟캐스트를 통해 21일 처음으로 공개된다"며 "20일부터 미리듣기를 통해 접할 수 있다"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2008년 12월 초 방문객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한 뒤 칩거에 들어가 서거 직전까지 진보주의 연구에 몰입했다.
이번에 팟캐스트를 통해 공개되는 내용은 서거 나흘 전인 5월19일 마지막 회의와 '여러분은 저를 버리셔야 한다'는 글을 홈페이지에 올렸던 4월22일 연구회의다.
노 전 대통령은 자신의 처지에 대해 "봉화산 같은 존재"라고 표현했다.
노 대통령은 이명박 정권의 정치탄압과 검찰의 표적수사가 최고조에 달했던 4월 회의에서 "각을 세우고 싸우고 지지고 볶고 하는 곳에서 해방되는구나 하고 돌아왔는데.. 새로운 삶의 목표를 가지고 돌아왔는데.. 내가 돌아온 것은 여기(봉하)를 떠나기 전의 삶보다 더 고달픈 삶으로 돌아왔다"고 소회했다.
이어 "나는 봉화산 같은 존재야. 산맥이 없어. 봉화산은 큰 산맥으로 연결돼 있지 않은, 딱 홀로 서 있는 돌출된 산"이라며 '좌파신자유주의'로 표현되듯 보수와 진보라는 진영으로 나누어 싸우는 한국의 정치현실에서 철저히 고립된 자신의 심경을 담담하게 언급하기도 했다.
또한 참모들의 앞날과 시민들의 역할을 당부하는 부분은 이미 그가 삶을 마감하겠다는 결심을 했음을 보여준다.
노 전 대통령은 "자네는 앞으로 먹고 살 길이 있는가?"라며 참모들의 생계를 걱정했다.
또한 "시민이 중심추"라면서 "시민의 역할은 더 좋은 놈(정치인)을 선택하는 것이고, 덜 나쁜 놈(정치인)을 선택하는 것이다. 선택의 가장 중요한 기준은 사람에 대한 도덕성이나 신뢰나 다 있지만, 그가 무슨 정책을 가지고 있느냐"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노 전 대통령의 마지막 육성은 서거 3주기를 맞아 노무현재단이 제작한 팟캐스트 <노무현의 사람사는 세상>을 통해 21일 오전 공개될 예정이다. 본 방송이 공개되기 전 20일부터 ‘미리듣기’ 방송을 들을 수 있다.
<노무현의 사람사는 세상> 팟캐스트를 들으려면 '아이튠즈'에서 키워드 '노무현'으로 검색하거나 '노무현의 사람사는 세상'을 클릭하면 된다. '아이블러그'에 개설된 노무현재단 채널을 이용하는 것도 편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