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동의 법률시장③)"한국은 아시아 시장의 발판"

(인터뷰)쉐퍼드 멀린 김병수 변호사, "한류(韓流)에 주목"

입력 : 2012-07-23 오후 1:29:41
[뉴스토마토 최기철기자] "한국 사무소 개소로 우리 회사가 가지고 있던 큰 단점을 메우게 됐습니다. 동시에 아시아 시장을 확대하는 발판도 마련하게 됐죠."
 
◇쉐퍼드 멀린 한국 사무소 대표 김병수 변호사
쉐퍼드 멀린(Sheppard Mullin)의 한국 사무소를 이끌 김병수 미국변호사는 한국 사무소 개소를 앞두고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지난 20일 대한변협에 등록을 완료한 한국 사무소는 쉐퍼드 멀린의 열 다섯 번째 해외 지사가 됐다. 아시아에서는 중국 상하이와 베이징에 이어 세 번째 해외 지사다.
 
그러나 한국 사무소는 단순히 여러 해외 사무소 중 하나가 아닌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고 김 변호사가 거듭 강조했다.
 
그는 "아시아시장, 특히 한국에 그동안 공을 많이 들여왔고 그만큼 중요한 클라이언트도 적지 않다"며 "그런 시장에 사무소를 둘 수 없었던 것은 참 답답한 일이었다"고 말했다.
 
김 변호사는 최근 유럽이나 북미쪽 보다 아시아쪽 경제가 많이 일어나는 추세고, 특히 한국은 수출의존도가 높아 아웃바운드(Outbound) 수요가 많아 쉐퍼드 멀린 뿐만 아니라 여러 외국로펌들도 매우 중시하는 시장이라고 설명했다.
 
그의 말대로 쉐퍼드 멀린은 이미 삼성, 현대 자동차, 산업은행, 국민은행, 하나은행, 우리은행, 신한은행 등 한국의 굴지의 기업들에게 오랫동안 법률서비스를 제공해왔다.
 
특히 김 변호사는 엔터테인먼트법, 상법, 파산, 은행규제, 은행 인수거래 전문가로 구제금융시절 대우와 조양상선의 해외자산매각 자문을 전담해 매끄럽게 처리한 경험이 있다. 한국에 오기 전에는 뉴욕과 LA 사무소에서 한국 관련 업무를 주재하면서 오랫동안 한국 법률시장을 몸으로 부딪혀왔다.
 
그는 국내에서 엔터테인먼트 및 금융 분야와 관련된 법률자문 업무를 담당할 예정으로, 미국에서는 본사 파트너 변호사인 게리 홀링 (Gary Halling)과 켄 칼 (Ken Carl)이 각각 샌프란시스코와 LA 사무소에서 한국과 관련된 미국측 업무를 담당할 예정이다.
 
한국 사무소의 야전 지휘관이자 상해, 베이징 사무소와 더불어 아시아 시장에서 쉐퍼드 멀린을 대표하게 된 김 변호사는 "사무소의 투명한 운영을 통해 한국 클라이언트들과 소통의 폭을 넓히겠다"고 말했다.
 
그는 "쉐퍼드 멀린의 기업 문화는 매우 개방적이고 민주적으로, 모든 것을 100% 공개하고 있다"며 "클라이언트들에게도 투명하고 공개적인 자세로 높은 질의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 클라이언트들이 가질 수 있는 외국로펌의 '이방인'이라는 선입견을 선제적으로 깨겠다는 의미다.
 
김 변호사는 이어 한국 사무소의 주력분야로 금융분야와 공정거래, 지적재산권, 엔터테인먼트 분야를 지목했다.
 
금융분야는 특히 쉐퍼드 멀린이 오랫동안 강세를 보여 온 분야로 뱅크오브아메리카(Bank of America), 마스터카드(Master Card) 등이 주요 클라이언트다. 우리나라 클라이언트 중에도 산업은행, 국민은행, 하나은행, 우리은행, 신한은행 등 은행들이 많은 것은 이런 이에유서다.
 
이 외에도 쉐퍼드 멀린은 DHL, 기네스(Guinness), 메리어트인터내셔널(Marriott International), 펩시 보틀링 그룹(Pepsi Bottling Group), 테일러메이드(Taylormade), 야후 (Yahoo) 등에게도 법률자문을 해오고 있다.
 
김 변호사는 그러면서도 엔터테인먼트 분야에 적지 않은 비중을 두고 있는 듯 했다. 쉐퍼드 멀린은 폭스사, 파라마운트사 등 미국의 유명 영화제작사들의 법률자문을 도맡고 있으며, 현재 진출하거나 진출을 예정하고 있는 외국로펌 중 엔터테인먼트팀의 규모가 가장 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는 "엔터테인먼트에 관한 한 미국에서도 독보적인 위치를 점하고 있다"며 "한류를 염두에 두고 있다. 한류를 이끄는 한국의 연예기획사나 대형 영화사 등이 주요 고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변호사에게는 초대 대표라는 것 외에 한국 사무소가 주는 의미가 더욱 각별하다.
 
서울대 국제경제학과 84학번인 김 변호사는 미국으로 건너가 1994년 텍사스 주립대에서 회계학 석사를 딴 데 이어 1998년 조지 워싱턴대 법학박사를 취득하고 변호사 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금융분야와 기업 M&A, 엔터테인먼트 분야 등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쉐퍼드멀린의 뉴욕 및 LA 사무소의 금융 및 파산 전문 그룹 파트너로 오랫동안 일하다가 20여년만에 한국으로 돌아온 것이다.
 
국내에 있는 로펌들에게 등록절차 업무의 대리를 맡긴 다른 외국로펌과는 달리 그는 등록에 필요한 서류작성과 제출, 사무소 물색 등 한국 사무소 개소에 관한 전 과정을 직접 본인이 발로 뛰며 챙겼다.
 
아내와 자녀들도 함께 귀국한 김 변호사는 "한국에서 가족과 함께 자리를 잡을 것"이라며 8월 중 개소를 목표로 서울 중구 센터원빌딩에 마련한 사무실 공사 마무리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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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기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