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창석 대법관
존경하는 대법원장님, 대법관님, 그리고 전국의 법원 가족 여러분,
저는 영광스러운 마음과 무거운 책임감을 함께 느끼며 오늘 이 자리에 섰습니다. 제가 1986년 처음 법원에 발을 들인 이래 오늘에 이르기까지, 법관으로서의 올바른 자세와 그 사명에 관하여 많은 가르침과 깨달음을 주신 선후배와 동료 법관 여러분, 그리고 아낌없는 도움과 성원을 베풀어 주신 직원 여러분께 먼저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저는 이제 앞으로 6년간 대법원에서 상고심 재판을 하게 됩니다. 25년 넘게 법관으로서 재판을 하여 왔습니다만, 최종심 재판은 또 다른 무거운 의미로 다가오는 것이 사실입니다.
저는 먼저 인권의 최후 보루로서 대법원의 숭고한 헌법적 사명을 수행하기 위해 헌신해 오신 선배 대법관들에게 경의를 표합니다. 저 역시 모든 힘을 다하여 확고한 신념으로 저에게 부여된 이러한 소명과 책무를 성실히 수행해 나갈 것임을 약속드리며, 여러분 앞에서 몇 가지 다짐을 드리고자 합니다.
먼저 저는, 대법원이 또 하나의 최종적 헌법재판기관이라는 사실을 잊지 않고자 합니다. 모든 개별 사건을 판단함에 있어, 항상 우리 헌법이 추구하는 가치를 염두에 두고 살피는 것을 게을리하지 않겠습니다.
특히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의 목소리를 듣고자 노력하겠습니다. 현실세계 강력한 힘의 자의적 지배로부터, 헌법이 규정하는 개인의 자유와 권리가 부당하게 침해되지 않도록 보호하겠습니다. 대법원 판결을 통하여, 우리 사회가 분열 대신 통합의 길로 나아갈 수 있도록 힘을 다하겠습니다.
그리고 모든 판단을 함에 있어, 법률심으로서의 대법원의 기능에 비추어 어떠한 판단이 바람직스러운 것인지 항상 숙고하겠습니다. 법리 해석에 있어 법적 안정성을 염두에 두되, 해당 법률이 바탕에 두고 있는 법의 정신은 무엇인지 끊임없이 생각하겠습니다. 새로운 법리를 연구하는 데 소홀하지 않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제 개인의 처신에 있어서는, ‘잘 모를 때에는 불편한 쪽이 옳은 길’이라는 말을 따르겠습니다. 대한민국의 대법관으로서, 자랑스러운 전통을 이어나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오늘 바쁘신 가운데 귀중한 시간을 쪼개어 저의 취임식에 참석해 주신 모든 분께 다시 한 번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여러분의 가정에 건강과 행운, 그리고 축복이 항상 함께 하기를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2012. 8. 6.
대법관 김 창 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