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기철기자] 지난 19대 총선 당시 발생한 새누리당 '공천뒷돈'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이 현영희 새누리당 의원이 현기환 전 새누리당 의원(전 새누리당 공직후보자추천위원)에게 돈을 건넸음을 뒷받침할 물증을 입수하고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8일 검찰 관계자에 따르면, 검찰은 최근 실시한 조기문 전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부산시당 홍보위원장의 자택에 대한 압수수색에서 돈 전달에 사용된 루이비통 가방을 확보했다.
현 의원의 전 비서로, 이번 공천뒷돈 사건을 폭로한 정동근씨의 검찰 진술에 따르면 정씨는 19대 총선 직전인 지난 3월15일 현 의원 사무실에서 현 의원으로부터 "조 위원장에게 전달하라"는 말과 함께 3억원이 든 은색 쇼핑백을 받았다.
정씨는 당일 KTX를 타고 서울로 올라와 조 전 위원장을 서울역의 한 식당에서 만나 돈을 건넸으며, 조 전 위원장은 돈을 자신이 가지고 온 루이비통 가방에 넣었다. 조 전 위원장은 그 자리에서 현 전 의원에게 전화했으나 "회의 중으로 길게 얘기할 수 없다"는 답변을 받았다.
정씨는 최근 검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으면서 자신의 이같은 진술을 뒷받침할 수 있는 당시 상황을 기록한 일지와 은색쇼핑백 사진을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또 "조 전 위원장 자택에 압수수색을 나갔을 당시 조 전 위원장으로부터 정씨가 말한 루이비통 가방을 임의제출 형식으로 받았다"고 밝혔다.
조 전 위원장은 지난 7일 검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으면서 "현 전 의원과 만난 적도 통화를 한 적도 없으며, 정씨를 서울에서 만난적도 없다"며 의혹을 강하게 부인했다.
그러나 검찰이 조 전 위원장의 자택에서 정씨가 말한 루이비통 가방을 압수해 확보함으로써 조 전 위원장이 거짓 진술을 했을 가능성이 높아졌으며, 현 의원과 현 전 의원 사이에 공천뒷돈이 오갔다는 의혹은 더욱 짙어지게 됐다.
검찰 관계자는 8일 현 전 의원 자택을 압수수색한 이유에 대해서도 "조 전 위원장 집에서 루이비통 가방을 찾은 것 같이 의외의 증거물이 있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검찰은 다만 "조 전 위원장이 정씨와 만난 뒤 현 전 위원에게 실제로 돈을 전달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두 사람의 위치를 추적한 결과 직접 만난 사실은 현재로서 확인되지 않고 있다"면서도 "다른 날 다른 방법으로 줬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수사 중"이라고 설명했다.
검찰은 수사가 급물살을 탐에 따라 이르면 이달 안으로 새누리당 공천뒷돈 사건을 마무리짓고 관련자들을 사법처리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