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진양기자] 26일 아시아 주요국 증시는 실적 한파로 일제히 하락 마감했다.
지난밤 미국의 경제지표가 다소 호전되며 뉴욕 증시는 상승 마감했지만 이같은 흐름은 아시아 시장에까지 이어지지는 못했다.
오히려 애플 등 주요 기술주들의 실적이 예상보다 저조하게 나타나고 일본, 중국 등 아시아 기업들의 경영 성적도 예상보다 나빠 투자 심리를 위축시켰다.
팀 슈뢰더 펜가나캐피탈 펀드매니저는 "경제지표는 긍정적이었지만 실적이 기대에 못 미쳤다"고 전했다.
그는 "경제는 저점을 지나 회복의 조짐을 보이고 있지만 실적에는 아직 이 같은 추세가 반영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日증시, 캐논 순익전망 하향..주가도 함께 '풀썩'
닛케이225 지수는 전일대비 122.14엔(1.35%) 하락한 8933.06으로 거래를 마쳤다.
이날 일본 증시의 향방을 가른 것은 기업들의 실적이었다.
히라노 켄이치 타치바나증권 투자전략가는 "일본 기업들의 실적이 생각만큼 좋지는 않다"며 "글로벌 경기둔화에 따른 실적 악화가 이어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전일 장 마감후 예상을 하회하는 경영 성적을 공개한 캐논이 3.21% 급락하며 하락 흐름을 견인했다. 캐논은 주력 제품인 카메라 판매 부진을 이유로 올해의 순익 전망 역시 하향 조정했다.
화낙 역시 상반기 회계연도 실적이 예상에 못 미쳤다는 소식에 3.08% 하락했다.
반면 어드반테스트는 흑자 전환 소식에 3.57% 급등했고 샤프는 미국 기업으로부터의 투자 유치 기대감에 3.75% 올랐다.
◇中증시, 기업 실적 평균 3.3%↓..한달來 최대 낙폭
상하이종합지수는 전날보다 35.37포인트(1.68%) 떨어진 2066.21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달 20일 2.08% 급락한 이후 최대 낙폭으로 7거래일만에 다시 2100선 아래로 밀렸다.
본격적인 어닝 시즌에 접어들며 그간 부진했던 경기를 기업들이 실적으로 보여주자 투자자들은 실망감을 표했다.
우칸 다중보험 펀드매니저는 "시장이 여전히 경기 회복과 기업실적 둔화 사이에서 방황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중국의 2대 통신업체인 차이나유니콤은 전년 같은기간보다 순익이 27% 증가했지만 예상에는 못 미친 결과에 3.48% 떨어졌다.
통신장비 제조업체인 ZTE와 전자제품 제조업체인 하이신전자도 각각 2.01%, 10.03% 하락했다.
중국 주요 은행 가운데 가장 먼저 실적을 공개한 중국은행은 예상치를 상회하는 결과를 전했지만 은행의 전반적인 이윤이 감소했을 것이란 전망에 1.09% 내렸다. 공상은행(-0.78%), 초상은행(-0.96%) 등 기타 은행주도 약세의 흐름을 나타냈다.
중원항운(-4.34%), 중국선박개발(-4.02%) 등 해운주와 강서구리(-4.22%), 우한철강(-3.53%), 중국알루미늄(-3.91%) 등 원자재관련주도 크게 내렸다.
◇대만·홍콩, 주요국 흐름 따라 '뚝'
대만 가권지수는 전날대비 128.02호인트(1.76%) 하락한 7134.06으로 장을 마쳤다.
전일 장 마감후 양호한 실적을 공개한 반도체 칩 제조업체 TSMC는 바클레이즈의 목표 주가 상향 조정의 영향으로 약세장 속에서도 2.95% 뛰어올랐다.
다만 UMC(-2.67%), 난야테크놀로지(-2.10%), 윈본드일렉트로닉스(-3.90%) 등 기타 반도체주는 모두 하락했다.
AU옵트로닉스(-6.76%), 한스타디스플레이(-3.95%) 등 LCD관련주와 콴타컴퓨터(-3.50%), Acer(-6.61%) 등 전자업종도 모두 내렸다.
홍콩 항셍지수는 한국시간 오후 4시22분 현재 전일보다 226.71포인트(1.04%) 떨어진 2만1583.52로 장을 이어가고 있다.
실적 부진에 따른 우려가 커지며 10거래일 연속 상승 흐름에 종지부를 찍었다.
예상보다 두 배 가까이 많은 적자를 기록한 마안산 철강이 6% 이상 하락하고 있으며 차이나유니콤도 7% 넘게 조정받고 있다.
공상은행(-1.55%), 중국건설은행(-1.03%), HSBC홀딩스(-0.78%) 등 은행주와 시누크(-0.98%), 시노펙(-1.96%) 등 정유주도 약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