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혜진기자] 미국발 재정절벽 위기감이 현실화되면서 국내 증시에도 불확실성이 깊어지고 있다.
12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사흘째 순매도세를 기록했다. 최근 미 대선에서 오바마가 근소한 차로 재선에 성공한 후 재정절벽 우려감이 커진 탓이다.
재정절벽이란 미국이 부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재정 지출을 줄이고 감세 정책을 종료하면서 맞게 된 위기를 의미한다. 재정을 급격히 긴축시키고 세금을 더 걷으면 미국인들의 소비 심리는 위축되기 마련이다.
미국인들이 소비를 줄이면 글로벌 경제에도 타격이 올 수 있다. 미국이 '기침'을 하면 '독감'에 걸리는 국내 증시에는 더 민감한 문제다.
그간 '부자 증세'로 문제를 해결하고자 했던 오바마의 노력은 공화당의 반대에 부딪혀 번번히 헛수고로 돌아간 바 있다. 이번 대선에서 오바마가 압도적으로 승리했다면 문제는 쉽게 해결됐겠지만 그 반대의 상황이 되면서 우려감은 점차 현실화되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이 같은 우려로 불확실성이 높아지는 상황에서는 안정적인 업종을 중심으로 투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공통적으로 제시한 것은 IT주와 내수주다.
안진철 코리아RB증권 연구원은 "증시가 불안할 수록 개별 종목의 실적을 들여다 봐야 한다"며 "IT주나 내수주의 경우 실적 면에서 그나마 선방했고 지난 주부터 기관의 매수세가 이어진다는 점에서도 긍정적"이라고 설명했다.
이주호 우리투자증권 연구원도 "최근 IT주를 중심으로 이익개선 모멘텀이 강화되고 있다"며 "IT주를 비롯해 제약·바이오, 통신·미디어주도 성장성과 방어적 성격을 동시에 갖췄다는 점에서 유리하다"고 강조했다.
IT 내수주와 함께 자동차업종이 언급되기도 했지만 상황을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정유정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업종별 12개월 예상 주당순이익(EPS)을 보면 내구제, 제약 등 내수주와 하드웨어 중심의 IT, 자동차업종이 양호할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자동차의 경우 '미국 소비자 보상 이슈'로 인해 브랜드 이미지가 실추되는지 여부를 확인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증시의 변동성이 클 수록 안정적인 배당주 투자도 매력적이다.
임노중 아이엠투자증권 연구원은 "재정절벽 위기는 내년 1분기까지 시장의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며 "이러한 점을 감안하면 연말까지는 배당주 위주로 투자하는 것이 현명할 것"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