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기철기자] 대검찰청 감찰본부가 최재경 중수부장(50) 감찰과 관련, 김광준 부장검사(51·속)와 최 부장의 문자메시지 내역을 공개했다.
감찰 중인 사건과 관련 문자메시지 내역을 공개한 것은 상당히 이례적이다.
감찰본부에 따르면, 최 부장은 김 부장에 대한 감찰이 진행되던 지난 8~9일 10회에 걸쳐 김 부장과 문자메시지를 주고 받았다.
김 부장은 이 기간 중 최 부장에게 "유진에서 돈 빌려준 거 확인해줬는데, 계속 부인만 할 수도 없고 어떡하지", "계속 부인할 수도 없는데, 기자들 어떻게 대해야 할지" 등을 문자메시지로 상의했다.
이에 최 부장은 "법에 어긋나는 일을 한 적이 없다. 사실과 다른 얘기다. 이렇게 하고 구체적인 이야기를 하지 마세요", "실명 보도하면 좌시하지 않겠다. 강하고, 단호하게, 강하게 대처. 위축되지 말고. 욱하는 심정은 표현하세요"라고 조언했다.
실제로 김 부장은 특임검사팀 수사가 시작되기 전인 지난 9일 보도자료를 내고 유진그룹 관계자로부터 전세대금 용도로 돈을 빌린 사실을 인정하면서 "직무와 관련해, 혹은 대가성 있는 돈을 제3자로부터 받은 바가 전혀 없으므로 앞으로 관계기관의 조사가 있으면 모든 것을 상세하게 해명하겠다"고 밝혔다.
또 "아무런 확인도 없이 허위사실이 함부로 보도되어 명예가 심하게 훼손된 부분에 대해서는 수사관계자 등을 상대로 피의사실공표나 명예훼손 등으로 고소하는 등 법적 조치를 취할 수 밖에 없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최 부장은 이에 대해 "문제 삼는 문자메시지는 본인의 친구(대학 동기)인 김 부장이 언론보도 이전의 시점에 억울하다고 하기에 언론 해명에 관해 개인적으로 조언한 것일 뿐"이라며 "검사윤리규정상 문제될 바가 전혀 없다"고 전날 밝혔다.
최 부장과 김 부장은 서울대 동기로 모두 대구지역 출신이다. 최 부장은 사법연수원 17기로 김 부장(20기)보다 사법시험에 먼저 붙어 검사 생활을 시작했으나 대학 동기에다 같은 고향 친구로 막역한 사이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대검 감찰본부는 "어제 감찰위원회 직후 특임검사로부터 자료를 받아 검찰총장 주재 하에 차장검사, 공안부장, 감찰본부장 등과 같이 대책을 논의하고 감찰기간 중 감찰 대상자와 언론대응 방안에 대해 사실과 다르게 진술하도록 조언하는 등 품위를 손상한 비위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 사실이 감찰 발표 전 언론에 보도될 경우 검찰위상 및 신뢰손상이 매우 심할 것을 우려해 감찰착수와 동시에 이를 공표하기로 결정했다"고 언론공개 이유를 밝혔다.
감찰본부는 이와 함께 "철저하고 신속하게 진상을 파악해 비위 해당여부에 대해 판단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