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첫 변협회장 직선제..10일 부산 유세로 스타트

입력 : 2012-12-06 오전 11:11:21
[뉴스토마토 최기철기자] 첫 직선제로 치러지는 제47대 대한변협회장 선거가 갈수록 열기를 더해가고 있다.
 
이번 선거는 첫 직선제라는 의미 외에도 재야법조계 100년만의 최대 위기상황에서 치러지는 최대 변호사단체장 선거라는 의미도 있다.
 
그런 만큼 각 후보자들의 면면도 쟁쟁하다. 또 모든 후보가 오랫동안 이번 변협회장 선거에 초점을 맞추고 나름대로 정밀하게 준비를 해온 점도 특징으로 꼽히고 있다.
 
◇대한변협회장 후보 등록자들이 지난 30일 서울 서초동 변호사회관에서 기호를 추첨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오욱환·양삼승·위철환·김현 후보
 
기호 1번 오욱환 현 서울변호사회장(52·사법연수원 14기)은 오랫동안 회무를 챙겨온 점에서 평가를 받고 있다.
 
1988년 변호사로 개업한 오 후보는 1999년 대한변협 공보이사로 처음 회무를 맡았다. 2000년 김창국 변협회장 시절에는 변협신문 편집인으로 활동했다. 현재 전국 회원변호사들이 보고 있는 변협신문 창간을 오 후보가 직접 챙긴 것으로 많이 알려져 있다. 오 후보는 그 다음 변협 집행부에서도 총무이사와 사무총장을 역임했다.
 
현재 국내 최대 회원을 거느린 서울지방변호사회장이라는 점도 장점으로 꼽히고 있다. 때문에 변호사 단체장으로서 현안을 가장 가까이 접해왔다는 게 강점이다. 미국·일본·중국·타이완·베트남 등 외국 변호사회와 소통하는 등 국제 활동도 꾸준히 해왔다. 화통한 성격과 리더십, 강한 추진력이 장점으로 꼽히고 있다. 최근에 서울지방변호사회장 선거를 치른 경험이 있어 캠프 조직력이 뛰어나다는 게 변호사들의 평가다. 서울 서초동 신원빌딩에 캠프를 열고 선거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기호 2번 양삼승 현 변호사연수원장(65·4기)은 인지도와 경륜에서 앞선다. 법관출신으로 1998년 대법원장 비서실장을 끝으로 변호사로 개업했다. 법무법인 화우의 대표변호사이기도 하다. 재조와 재야는 물론 학계에서도 명성이 높다. 2009년 김평우 변협회장 집행부에서 제1부협회장을 역임했다. 사법연수원 기수나 나이면에서 후보들 가운데 가장 고참이다.
 
2010년 46대 변협회장 선거에 출마를 결심했으나 선배인 신영무 현 변협회장에게 양보하고 뜻을 접었다가 이번 47대 변협회장 선거에 출마했다. 재야법조계의 수장인 만큼 대법원장, 법무부장관 등과 비슷한 경륜을 가졌다는 점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대형로펌의 대표 변호사로 국내외 법조계 현안에 대한 시각이 넓다는 장점도 있다. 온화하고 합리적인 성격이지만 열정이 대단하다는 게 같이 일을 해본 변호사들의 설명이다. 부드러운 흰머리가 트레이드 마크였지만 젊은 층을 겨냥해 외모에 변화를 줬다. 서초동 소소헌 빌딩에 캠프를 열었다.
 
기호 3번 위철환 경기중앙변호사회장 겸 현 변협부회장(54·18기)은 유일한 지방권 후보다. ‘지방에서 일해 온 평범한 변방변호사’를 모터로 지방권 회원들의 표를 공략하고 있다. 45대 김평우 협회장 집행부 당시 부협회장을 맡아 변협회장 직선제 도입에 견인차 역할을 했다. 45대와 46대 집행부에서 연이어 부협회장으로 활동해오면서 회무감각 면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1989년 수원에서 개업한 위 후보는 1991년 수원지방변호사회 재무이사로 활동하기 시작했다. 평택 YMCA 시민중계실 변호인단, 경기도 건축분쟁조정위원회 위원, 경기도 공직자윤리위원회 위원, 경기도 안산시 고문변호사, 경기도 광주시 고문변호사 등 이른바 ‘풀뿌리 법치주의’를 실현해왔다. 평범한 보통 변호사로서 일반 변호사들의 고충을 가장 잘 이해하는 후보로 기대되고 있다. 현재 서초동 법원종합청사 동문 앞에 있는 경원빌딩에 캠프를 열고 서울에 있는 회원들을 만나고 있다.
 
기호 4번 김현 전 서울지방변호사회장(56·사법연수원 17기)은 회무와 중견로펌 대표로 활동하면서 오랫동안 변협회장 출마를 준비해왔다. 1983년 25회 사법시험에 합격한 뒤 사법연수원 대신 미국으로 건너가 Bogle&Gates 법률회사에서 근무한 독특한 이력이 있다. 때문에 사법연수원을 2년 늦은 17기로 수료했다. 코넬대 한국동문회장을 역임했다.
 
2009년 서울지방변호사회장을 역임하면서 준법지원인제도를 입법화했다. 치밀하고 꼼꼼한 성격과 강한 추진력이 장점이다. 각종 세미나나 국제회의는 물론 변호사들의 경조사에도 빠짐없이 참석해 변호사들을 챙겨온 것으로 유명하다. 국제적인 감각, 회무능력과 함께 대표로 있는 법무법인 세창을 ‘부띠크’로펌에서 중견로펌으로 키워낸 것도 호평을 받고 있다. 후보등록 직전 하창우 전 서울회장과 단일화에 성공해 하 전 회장의 측면지원을 받고 있는 점도 강점이다. 서초동 오퓨런스 빌딩에 캠프를 열고 선거전에 열을 올리고 있다.
 
지난 달 30일자로 후보등록을 마치고 기호까지 배정됐지만 아직 단일화 가능성은 남아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출신학교나 경력 등에서 후보별로 겹치는 부분이 적지 않기 때문에 표가 갈릴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선거전에는 돌입했지만 각 후보들은 나름대로 계산기를 두드리며 합종연횡을 검토중이라는 게 재야법조계 사정을 잘 아는 여러 관계자들의 말이다.
 
이번 47대 변협회장 후보들은 오는 10일 부산지역에서 합동연설회를 통해 첫 진검 승부를 펼친다. 첫 직선제, 첫 합동유세이니 만큼 주도권을 누가 잡을지를 두고 벌써부터 재야법조계가 술렁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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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기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