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기철기자] 우리나라 대학생 중 절반 가까이가 정부의 테러 대응수준에 대해 부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재두 목원대 교수가 지난 7일 대검찰청에서 실시한 '초국가적 테러리즘과 인간안보'라는 주제로 열린 학술대회에서 발표한 '북한 테러에 대한 대학생 인식 연구'조사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대학생 중 47%가 정부의 테러 대응수준에 대해 부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북한 테러에 대해서는 약 48%가 부정적 평가를 내리고 있어 정부의 대테러 정책에 대한 신뢰도가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와 함께 북한의 테러 가능성에 대해서는 절반이 넘는 약 57%가 발생 가능하다고 답변하고 북한의 테러위협에 대해서는 53%가 증가할 것으로 인식했으나 대학생 중 각각 25%, 23%만 관심이 있다고 답변해 개인졀 테러인식 수준은 매우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북한의 테러 가능 유형에 대해서는 사이버테러가 59%로 가장 많았고 폭탄 테러 약 53%, 화학과 요인 테러가 47%, 핵 테러 약 43%, 항공기테러 약 11% 순이었다.
유 교수는 이에 대해 "최근 북한의 DDoS 공격 사건 등에서 보는 바와 같이 북한의 사이버 테러 전담 부대 등을 통한 사이버 테러의 피해가 매우 크다는 것을 그 어떤 연령층 보다 어렸을 때부터 컴퓨터와 함께 성장해 온 대학생들이 크게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테러 상황 인식, 테러 관심 정도, 정부 정책 신뢰, 구체적 테러 가능성 인식 등에 대해서는 남녀간 차이가 없었으나 최근 북한 테러 사례에 대해서는 남자가 여자보다 높게 인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최근 테러에 대한 관심과 인식은 군필 여부에 따라 별 차이가 없었으나 과거 테러사례에 대한 인식은 군필자가 미필자보다 높게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과거 북한의 테러에 대해서는 인식이 매우 저조한 반면, 2000년 이후 발생한 테러에 대해서는 인식도가 높았고, 대학생들이 인식하는 북한 테러는 대인(對人) 테러보다 대물(對物) 테러에 주로 국한되어 있다는 것도 특징으로 지목됐다.
유 교수는 대학생들은 북한 테러 등 테러에 대한 대학생들의 관심과 인식이 전반적으로 미흡한 수준이라며 관련 기관의 다양한 홍보 수단을 강구하고 안보 교육 등을 확대 실시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이날 학술대회에 참석한 다른 전문가들도 우리나라의 대테러 대응 수준과 국민들의 전반적인 인식 수준이 실제 상황에 비해 다소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이날 주제발표에 나선 Brendan M. Howe 이화여 교수는 현대 테러리즘의 특징을 분석하면서 전통적인 국가 중심의 안보 매커니즘이 현재의 국제 테러리즘을 설명하기에 충분치 않다고 지적했다.
또 가천대 윤민우 교수와 관동대 김은영 교수는 2001년 9.11 테러 이후 서구에서 빠르게 발전해 왔으나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생소한 개념인 OSINT(Open Source Intelligence; 공개 정보를 이용한 정보활동)를 소개하면서 그 특성과 활용방안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이번 학술대회는 이번이 세 번째로 대검 공안부(부장 임정혁 검사장)과 한국테러학회(회장 이만종)가 공동 주최했으며, 검찰은 물론, 학계와 국정원, 외교부, 경찰청, 소방방재청, 금융정보분석원, 국군 기무사 등의 테러 업무 담당자 80여명이 참석했다.
한국테러학회는 대테러 정책과 전략 등을 연구하는 곳으로 학·관·군 등 전문가 150여명이 참여하고 있으며 연 2회 학술대회를 개최하고 있다.
대검 공안부 관계자는 "이번 행사에서는 이론과 실무를 아우르는 수준 높은 발표와 토론이 이뤄졌으며, 특히 선진국 대테러 법제 및 정책의 최신 동향을 소개받고 테러 관련 부서와 학계와의 협력을 증진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가 됐다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