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양지윤·최승환기자] LS그룹의 창업 2세들이 13일 경영 일선에 모두 합류하면서 '사촌경영 2기' 시대를 열었다.
구자열 LS그룹 회장을 주축으로 구자엽 전선 사업부문 회장, 구자균 산전 사업부문 부회장, 구자명 동제련 사업부문 회장, 구자용 E1 사업부문 회장 등 4명이 각 사업부를 총괄하는 체계로 진용을 갖춘 것이다.
이번 임원인사 역시 LS그룹의 경영권 승계와 마찬가지로 사촌경영의 원칙과 균형이 적절한 조화를 이뤘다는 평가다.
고(故) 구평회 명예회장의 장남인 구자열 LS전선 회장이 그룹 회장직을 맡게됨에 따라 윗집안에서 LS전선을 맡으며 균형감을 살렸다.
◇구자엽 회장(시계방향), 구자균 부회장, 구자명 회장, 구자용 회장 ,구자은 사장
여기에 차기 경영권 승계주자인 구자은 사장의 보폭을 넓혀주며, 차근히 경영능력을 쌓을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하기도 했다. 경영권 승계를 둘러싸고 다툼이 잦은 재계에서 보기 드문 사례다.
◇구자엽, LS산전 성장 주도..구자은, 능력 인정받아 사장으로
구자엽 전선 사업부문 회장은 구자열 LS전선 회장이 그룹회장에 오르면서 일찌감치 후임자로 예상됐다.
구 회장은 지난 1976년 LG화재(현 LIG손해보험)에 사원으로 입사해 20여년 간 몸담았다. LG화재 재직 시 런던지사에서 근무하며 불모지인 해외시장 개척을 주도하고, 다양한 사업을 경험했다.
그는 지난 1996년 LG건설(현 GS건설)로 이동한 뒤 2000년 대표이사를 역임했으며, 2004년 가온전선 대표이사로 자리를 옮긴 이후 경영시스템의 구조 개선과 기업체질 변혁, 신사업 발굴과 육성을 통해 성장을 주도해 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 LS그룹이 기존 3개의 사업부문에서 4개로 확대 재편되면서 구 회장은 LS전선과 가온전선, JS전선 등 전선 사업부문을 총괄한다.
LS그룹 창업2세 가운데 가장 막내인 구자은 LS전선 사장은 이번에 대표이사 최고경영자(CEO)로 승진하며, 그룹 승계의 차세대 주자로 차근 차근 단계를 밟고 있다.
◇LS그룹 조직도
구 사장은 지난 1990년 LG칼텍스정유(현 GS칼텍스)에 입사한 뒤 1999년에는 LG전자로 이동해 주로 해외에서 근무했다. 지난 2004년 LS전선으로 자리를 옮겨 주요 사업부를 두루 경험했다.
2009년 LS니꼬동제련 최고마케팅책임자(CMO)를 거쳐 지난해 사장 승진과 동시에 LS전선 대표이사 최고운영책임자(COO)에 올랐다.
구 사장은 1년 동안 최고운영책임자로 일하며 능력을 인정받아 이번에 CEO로 선임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故 구평회 E1 명예회장의 차남인 구자용 E1 사업부문 회장은 오랜 해외 경험과 특유의 친화력을 바탕으로 2005년 대표이사 취임 이후 LPG에 한정돼 있던 E1의 사업영역을 스포츠 브랜드, 물류 등으로 확장시킨 주역이다.
아울러 그는 프로스펙스를 인수해 과거의 명성을 되찾는 등 강한 추진력과 승부사 기질을 갖춘 것으로 평가 받고있다.
구 회장은 이번 사업재편으로 신설된 E1 사업부문의 회장직을 맡으며 E1과 LS네스웍스를 이끌 예정이다.
◇구자균 부회장, 미래 먹거리 육성..구자명 회장, 동제련 사업부문 총괄
구자용 회장의 동생인 구자균 산전 사업부문 부회장은 학계에서 첫 출발을 한 이색 경력을 지녔다. 구 부회장은 고려대 법학과를 거쳐 미국 텍사스 주립대에서 경영학 박사학위를 받은 뒤 10여년 간 경영학 교수로 재직하다 지난 2005년 LS산전으로 자리를 옮겼다.
그는 탄탄한 경영이론과 실무를 접목해 LS산전의 그린 비즈니스 분야를 육성하며 신성장동력의 기틀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또 구 회장은 현재 지능형전력망협회 회장을 맡을 만큼 그린 비즈니스에 대한 이해와 관심이 높은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이로 인해
LS산전(010120)은 지난해 매출 2조원을 돌파한데 이어 올해 2분기는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하기도 했다.
구태회 LS전선 명예회장의 4남인 구자철 예스코 회장은 지난 1983년 럭키금성상사(현 LG상사) 국제금융부에 입사한 이후 1984년부터 1993년까지 뉴욕과 도쿄 지사 주재원을 지냈다.
지난 1993년 한성의 전신 격인 ㈜세일산업 대표이사로 취임했고, 2003년부터 현재까지 대표이사 회장으로서 한성을 이끌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