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혜진기자] 일본중앙은행(BOJ)이 21일과 22일 양일간 개최하는 통화정책회의에서 인플레이션 목표치를 상향 조정할 계획이라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엔화의 추가 약세가 진행될 지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엔화 약세가 빠르게 진행될 경우 국내 수출주 중에서도 가격 경쟁력이 무기인 자동차주가 가장 큰 타격을 받을 전망이다.
21일 일본 현지 언론을 비롯한 각 외신 보도에 따르면 시라카와 마사아키 일본은행 총재는 지난 18일 아마리 아키라 경제재정상과 인플레이션 목표치를 1%에서 2%로 상향 조정하고 양적 완화 정책을 추가로 실시하는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22일까지 이틀간 열리는 통화정책회의에서는 이 논의에 대한 결정이 공식적으로 발표될 예정이다.
◇일본중앙은행(BOJ)이 22일까지 여는 통화정책회의에서 인플레이션 목표치를 상향 조정할 계획이라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국내 자동차주에 비상등이 켜졌다. 사진은 한 일본 번화가의 풍경.
이번 통화정책회의는 지난해 말 출범한 아베 신조 정권이 선거 전 강조했던 '무제한 양적완화' 공약이 실제 정책으로 반영될 수 있는 중요한 자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증권가에서는 이번 회의에서 결정될 물가 목표 상향 조정과 양적 완화안이 엔화 향방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조용환 BNG증권 연구원은 "이번 이벤트는 엔화 약세의 속도를 결정하는 중요한 변곡점이 될 것"이라며 "엔화 약세가 급속도로 빨라질 수 있는 반면 이미 선거 공약으로 예고됐던 사항이기 때문에 소강 상태에 접어들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통화정책회의 이후 엔화 약세가 빠르게 진행된다면 전반적으로는 수출주에 악영향이 가해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가격경쟁력의 확보가 중요한 자동차 업종의 타격이 클 전망이다. IT업종의 경우 품질 면에서 이미 국내 기업이 우위를 점했기 때문에 영향은 거의 받지 않을 것으로 예상됐다.
김두언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환율의 영향을 받는 수출주라고 하면 자동차주와 IT주가 있는데 자동차는 가격 경쟁력에 민감하다"며 "따라서 자동차업종의 수익성 악화가 주가에 바로 반영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동수 NH농협증권 연구원도 "엔달러환율이 현재 90엔 부근에서 움직이고 있는데 양적완화 이후 90엔 이상 오른다면 외국인들은 일본 제품을 더 매력적으로 볼 수 있다"며 "IT부문은 가격이 아무리 저렴해도 국내 제품의 상대가 안 되지만 자동차 쪽은 실적이나 주가 면에서 모두 문제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