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證, '선물 주문 실수' 홍콩 이클립스와 협상 중

입력 : 2013-01-25 오후 4:35:20
[뉴스토마토 이혜진기자] KB투자증권이 '선물 주문 실수' 사건 당시 대신 납부한 증거금을 회수하기 위해 주문 당사자인 홍콩계 헤지펀드 이클립스퓨쳐스와 협상 테이블에 앉았다.
 
25일 KB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 7일 발생한 대규모 선물 주문 실수로 손실을 입은 홍콩계 헤지펀드 '이클립스퓨처스'와 대납 증거금을 적정 가격으로 돌려 받기 위한 협상을 진행 중이다.
 
이클립스퓨처스는 지난 7일 코스피200선물시장에서 KB투자증권의 초고속 주문 전용선(DMA) 계좌를 통해 선물을 주문하는 과정에서 오류가 발생하면서 16조원에 달하는 선물 12만 계약의 매수 주문을 쏟아냈고, 부랴부랴 매수 주문을 취소했지만 3만4000계약은 그대로 체결됐다.
 
문제는 3만4000계약을 한꺼번에 청산할 경우 증시에 큰 충격이 될 것이라는 우려였다. 하지만 KB투자증권은 노치용 대표의 진두지휘 하에 무리한 청산을 시도하지 않았고, 시장도 다행히 큰 변동성없이 마무리되어 무난히 청산했다.
 
KB투자증권이 3000억원의 증거금을 내면서 거래가 유지돼 대량 매물이 나오는 일은 발생하지 않았던 것.
 
문제는 KB투자증권이 낸 증거금을 이클립스 측이 다시 돌려줘야 한다는 점이다. 외형적으로는 이클립스 측이 증거금 전액을 KB투자증권에 돌려줘야 할 법적 의무가 존재한다. 하지만 이클립스 측은 증거금 전액을 돌려줄 의사가 없는 상태다.
 
현재 한번의 협상만 진행됐지만 양측은 이메일과 화상통화 등을 통해 논의를 진전시키고 있다. 양측 모두 법정공방으로 가는 상황은 피하려는 의지를 갖고 있어서 어느 단계에 이르면 손실액을 적정하게 분담하는 방향으로 타결될 것으로 보인다.
 
물론 이클립스 측이 터무니없는 액수를 반환하겠다고 나올 경우에는 법정행을 피할 수 없겠지만, 이 경우 앞으로도 선물거래를 해야 할 이클립스의 시장 신뢰도가 떨어지기 때문에 무리한 주장은 하지 않을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한편 금융감독원은 이번 선물 주문 실수 건과 관련해 DMA를 운영 중인 증권사들을 대상으로 한 점검을 진행하고 있다.
 
금감원 자본시장국 관계자는 "증권사에 대한 제재가 이뤄질 수 있는 검사 단계까지 간 것은 아니"라며 "DMA가 어떤 내부 시스템이며 문제되는 부분은 없는지를 파악하기 시작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KB투자증권은 홍콩계 헤지펀드 '이클립스퓨처스'와 선물 주문 실수 당시 대납했던 증거금을 회수하기 위한 협상을 진행 중이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이혜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