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기철기자] 경찰이 전국 병·의원 의사들을 상대로 리베이트를 제공한 국내 유명제약사 3곳을 적발하고 이들 임직원 21명을 검거했다.

 

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28일 법인신용카드와 현금 등을 리베이트로 제공하며 자사 의약품 처방을 유도한 CJ제일제당 영업총괄임원 A씨(50)에 대해 지난 24일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또 의사들에게 현금 680만원의 리베이트를 제공한 J사 지점장 2명과, 공중보건의에게 220만원의 현금 리베이트를 제공한 H제약 지점장을 각각 불구속 입건했다.

 

A씨와 CJ제일제당 임직원 15명은 2010년 5월부터 2012년 2월까지 회사 법인신용카드로 의사 266명에게 모두 45억원의 리베이트를 제공한 혐의다. A씨를 제외한 나머지 임직원들은 불구속 입건됐다.

 

경찰에 따르면 CJ제일제당 임직원들은 법인공용카드 300매를 신규발급 받은 뒤 전국 9개 사업부 29개 지점의 지점장들을 동원해 전국 병·의원 의사 266명에게 제공하고 리베이트 쌍벌제 시행 직전까지 43억원 상당을 사용케 했으며, 쌍벌제 시행 이후에도 2억원 상당의 리베이트를 제공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특히 CJ제일제당 임직원들이 수사가 시작되자 의사들에게 수사에 협조하지 말것을 요구하고, 일부 신용카드 가맹점에 대해 카드사용자의 개인정보를 삭제하거나 경찰에 제공하지 말 것을 요구하는 등 조직적으로 증거를 은폐했다고 밝혔다.

 

또 경찰에 출석을 요구받은 의사들에게는 변호인을 선임해주면서 출석기일을 늦추고, 수사대상 임직원들을 입원, 출장 등을 이유로 출석을 고의로 연기하게 하는 등 수사진행을 의도적으로 방해했다고 밝혔다.

 

한편 J사 충청지역 지점장 B씨(45)는 2011년 12월부터 2012년 1월까지 충청지역 개원의사에게 선지원금 명목으로 현금 470여만원을 제공한 혐의다. 같은 지역에 지점장을 맡고 있는 C씨(38)역시 2011년 3월부터 9월까지 선지원금 명목으로 공중보건의 등 의사 2명에게 200여만원을 제공한 혐의를 받고 있다.

 

H제약 충청지역 지점장 D씨(33)는 2011년 1월 원외 처방을 높여달라는 청탁과 함께 공중보건의에게 220만원을 제공한 사실이 발견돼 불구속 입건됐다.

 

경찰은 의사들을 중 사법처리 대상을 선별해 형사처벌할 계획이며 사법처리 대상이 아니더라도 리베이트를 받은 모든 의사들을 보건복지부에 행정통보할 예정이다.

 

또 이번에 입건된 3개 제약사의 범죄사실을 보건복지부에 통보해 리베이트 제공에 따른 약가의 적정성에 대한 심사를 요청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