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동욱 검찰총장 "오욕의 시대 종지부 찍겠다"

입력 : 2013-04-04 오후 5:01:24
[뉴스토마토 최기철기자] 채동욱 제39대 검찰총장이 3일 공식 취임했다.
 
채 총장은 이날 오후 4시 대검찰청 별관 4층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자성과 혁신을 강조하고 "오욕의 시대에 반드시 종지부를 찍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그는 취임사 첫 머리에서 "성난 민심의 바다에서 격랑에 흔들리는 함선의 선장처럼 절박한 심정으로 이 자리에 섰다"며 비장한 어조로 현재 검찰의 현실을 환기시켰다.
 
채 총장은 "작금의 위기는 몇몇 사건의 잘못된 처리나 일부 구성원의 일탈에서만 비롯된 것이 아니라 우리의 그릇된 관행과 의식과 조직문화가 총체적으로 결합되고 누적되어 나타난 결과"라며 "검찰의 과거와 현재의 모습에 대한 철저하고도 냉철한 자기성찰을 바탕으로 근본적인 혁신을 하는 것만이 이 위기를 넘을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고 강조했다.
 
채 총장은 당면과제인 검찰개혁과 관련해 "무엇보다, 우리 사회의 부패지수가 여전히 높고 국가투명성이 선진국 수준에 크게 미흡한 현실에서, 강력한 부패척결 활동이 절실하게 요구된다"며 "국민이 지지하는 방향으로 특별수사체제를 재편하되, 부패수사의 공백이 생기지 않도록 면밀한 설계도를 그려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으로 채 총장은 특별수사에 대해 선택과 집중을 통해 효율을 높이고 '과잉수사'나 '투망식 수사'를 탈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권력형 부정부패와 시장질서를 왜곡하는 기업범죄와 자본시장 교란사범, 국가경쟁력을 침해하는 기술유출범죄 등 검찰만이 할 수 있는 분야에 수사력을 집중해야 한다"고 밝혔다.
 
채 총장은 이어 원칙과 기본을 확고히 지켜 국민들이 원하는 검찰로 거듭나야 한다며 공정성과 청렴성, 적극적인 소통의 자세, 국민에 대한 겸허한 마음 등 네가지 과제를 제안했다.
 
이를 위해 그는 검찰개혁작업의 공정성을 담보하기 위한 '검찰개혁위원회'를 구성해 강력한 권한을 부여하고, 검찰구성원의 작은 실수까지 살필수 있도록 외부 감찰인력을 영입한 감찰기구를 확대구성해 감찰역량을 획기적으록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채 총장은 청와대 일정으로 박근혜 대통령으로부터 임명장을 받지 못했다. 그러나 정부인사발령 통지가 이미 난 상태로 법무부를 통해 이날 오전 채 총장에게 전달됐다.
 
채 총장은 취임식이 끝나고 검찰직원들과 인사를 나눈 뒤 대검찰청 부장검사, 사무국장 등 검찰 주요 인사들과 함께 현충원을 방문했다.
 
◇채동욱 검찰총장이 4일 대검찰청 별관 강당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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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기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