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신촌 대학생 살인사건' 10대 살인범들 징역 20년 확정

스마트폰 메신저 따돌림으로 사건시작..살인모의도 메신저로

입력 : 2013-05-09 오후 5:03:11
 
[뉴스토마토 최기철기자] 스마트폰 메신저 따돌림이 원인이 돼 발생한 잔혹한 살인사건인 '신촌 대학생 살인사건'의 주범인 10대들에게 징역 20년이 선고됐다.
 
대법원 3부(주심 민일영 대법관)는 9일 대학생 김모씨(사망당시 19세)를 살해하고 사체를 유기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대학생 윤모군(19)와 고교 자퇴상 이모군(17)에 대한 상고심에서 이들에게 각각 징역 20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또 공범인 고교 자퇴생 홍모양(16)에게 장기 징역 12년에 단기 7년, 이들의 살인을 방조한 혐의로 함께 기소된 김씨의 전 여자친구 박모씨(21)에게 선고된 징역 7년도 확정됐다.
 
숨진 김씨는 박씨와 연인사이로 박씨를 통해 윤군과 이군, 홍양 등을 만나 알게 됐다. 이들은 인터넷 카페와 스마트폰 메신저를 통해 대화방에서 활동하는 소위 멤버들이었다.
 
그러나 김씨가 박씨에게 결별은 선언하면서 나머지 멤버들이 대화방에 김씨가 들어오면 모두 퇴장하는 방법으로 김씨를 따돌렸다. 멤버들의 부탁으로 멤버가 아닌 다른 대화방 참가자들도 김씨가 들어오면 바로 퇴장했다.
 
이를 알아차린 김씨는 멤버들에게 수십차례에서 수백차례 욕설과 협박이 담긴 문자메시지 등을 보냈고 양측의 사이는 극한 상황으로 치달았다. 급기야는 김씨를 살해하자는 공모까지 하게 됐다.
 
이 과정에서 홍양은 평소 알고 지냈지만 멤버가 아닌 윤군을 끌어들여 김씨를 살해하도록 부탁했다. 박씨도 멤버들에게 김씨를 죽여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과정의 대부분이 스마트폰 메신저를 통해 결정됐으며, 이들은 멤버가 아닌 다른 사람들이 들어와 있는 가운데서도 태연하게 살인을 공모했다.
 
윤군과 이군은 2012년 4월 화해하자며 찾아온 김씨를 서울 신총의 한 공원으로 유인한 다음 40여차례에 걸쳐 흉기로 온몸을 찌르고 쇠파이프로 머리를 내리쳐 그 자리에서 숨지게 했다.
 
당시 홍양은 공원 입구에서 망을 보면서 윤군과 이군의 살인을 도왔다. 이들은 김씨가 숨졌지만 다시 뒷목을 흉기로 두차례 더 찌른 뒤 근처 숲속에 버려둔 채 김씨의 노트북 등을 절취해 도주했다.
 
1, 2심 재판부는 이들이 범행을 사전에 치밀하게 계획하고 수법이 잔혹한 점, 반성의 기미가 없는 점 등을 고려해 윤씨와 이군에게 각각 징역 20년을 선고했다. 홍양에 대해서는 망을 보아 살인을 도운 점에 대해 살인죄를 인정하고 특수절도도 유죄로 인정했다. 다만, 사체유기죄는 가담했다는 증거가 없어 무죄로 판결했다.
 
대법원 관계자는 이번 사건에 대해 "현실세계에서의 소통의 부재로 인해 현실의 탈출구 또는 도피처로 온라인 가상세계를 선택했을 경우 일반인의 시각으로는 이해할 수 없을 정도로 얼마나 맹목적이며 폭력적일 수 있는지 극명하게 보여준 사건"이라며 "이후에도 동종 사건이 발생할 가능성이커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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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기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