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혜진기자] 일본 증시가 전날 2년 2개월만에 최대 낙폭을 기록한 가운데 이번 급락이 국내 증시에 미칠 영향력에도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이번 이슈가 국내 증시의 추세적 상승을 이끌기는 어렵겠지만 엔저 속도가 둔화되면서 하락이 제한되는 효과는 볼 것으로 내다봤다.
24일 닛케이225지수는 전일 대비 128.47엔(0.89%) 오른 1만4612.45로 장을 마감했다. 전날에는 7.23% 하락한 1만4483.98을 기록하며 동일본 대지진이 발생했던 지난 2011년 3월15일 이후 가장 큰 낙폭을 나타냈다.
달러당 105엔에 달했던 엔·달러 환율도 101엔 선에서 거래되며 엔화 가치가 상승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정윤미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어제 장중 중국의 구매관리자지수(PMI)가 악화됐다는 소식과 일본의 10년물 국채 금리가 1%까지 상승한 일 등이 일본 증시 급락과 엔고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일본 증시는 그간 엔화 약세와 함께 상승 랠리를 이어왔다. 아베노믹스로 엔저 정책이 지속되면서 수출 경기가 부양될 것이란 기대감에 증시도 반응한 것이다.
이번 급락 이후에는 일본 증시가 실제 가치에 비해 과열된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따라 그동안 상대적으로 관심을 받지 못한 국내 증시가 반사이익을 받을 것이란 추측도 가능하다.
그러나 일본 증시가 급락한 23일 코스피 지수는 동반 하락했고 외국인도 이틀째 순매도세를 이어가고 있다. 국내 증시가 일본 대비 부각될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의미다.
신중호 이트레이드증권 연구원은 "문제는 일본 증시나 엔화의 동향이 아니라 달러"라며 "달러화의 강세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외국인이 국내 주식에 관심을 가질 여력이 없다"고 설명했다.
일본은행이 전날 유동성을 급하게 공급하면서 통화 정책에 대한 신뢰가 떨어졌기 때문에 향후 엔화 약세의 속도는 누그러질 것으로 보인다. 엔저 기조가 유지되는 가운데 강도만 다소 완화될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인 상황이다.
이에 따라 엔저 리스크가 줄면서 수출주가 이끄는 국내 증시의 하락폭이 어느 정도는 제한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적어도 국내 증시에서 회복을 짓누르던 악재가 완화되면서 하방 경직성은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홍순표 BS투자증권 연구원도 "속도가 둔화될 뿐 엔저 기조는지속되기 때문에 국내 증시가 크게 좋아지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다만 그간 낙폭이 과대했던 부분이 채워지는 효과는 기대해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투자 전략으로는 방어주 위주로 가야한다는 입장과 IT주, 에너지업종에 관심을 가져야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신 연구원은 "아직 국내 증시가 추세적으로 회복되기는 어렵다는 점을 감안하면 필수소비재를 비롯한 방어주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짜는 일이 유효할 것"이라며 "여기에 그동안 많이 하락한 자동차주나 IT주를 일부 가져가는 것도 괜찮다"고 말했다.
반면 홍 연구원은 "방어주는 이달 들어 코스피 수익률을 넘어설 정도로 이미 많이 올라 가격 부담이 생기고 있다"며 "밸류에이션 매력이 높은 IT주와 드라이빙 시즌임을 감안해 에너지업종에 관심을 갖는 전략이 유효할 것"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