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훈기자] 미국 오리건주에서 수입된 밀에서 미승인 유전자재조합(GMO) 밀이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시민단체들은 추가 조사와 함께 완전표시제 도입을 요구하고 있어 GMO에 관한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오리건주에서 수입돼 현재 수입·제조업체가 보관 중인 밀 40건과 밀가루 5건을 수거해 검사한 결과 현재까지 미승인 GMO 밀이 확인되지 않았다고 5일 밝혔다.
이러한 결과는 지난 4일 개최된 식품위생심의위원회 자문을 거쳐 최종 결정됐다.
이와 함께 식약처는 미국 정부로부터 공식적으로 표준물질과 검사방법을 전달받아 검사법을 확립해 현재 보관 중인 미국산 밀과 밀가루에 대한 검사를 실시할 계획이다.
식약처 관계자는 "앞으로 수입되는 미국산 밀과 밀가루에 대해서도 같은 검사방법을 적용해 국내에 미승인 GMO 밀이 유입되지 않도록 원천 차단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날 발표에 대해 경실련 소비자정의센터는 성명을 내고 "짧은 시간에 한정된 제품을 대상으로 진행한 것으로 국민적 신뢰를 얻기에는 부족하다"며 "안심하고 먹을 수 있도록 광범위한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경실련은 사후 조사가 아닌 수입, 유통, 판매되는 모든 과정에서 GMO 여부를 상시 검사할 수 있는 체계와 함께 수입 승인 시 정부가 객관적인 안전성 검사 시스템을 도입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현재 수입 시 이뤄지는 GMO 안전성평가 시스템은 개발사가 제출한 서류에만 의존하고 있다.
또 GMO 수입유통 과정, 시험재배 과정에서 외부로 유출되지 않게 철저하게 관리하고 시행하고 있는 유출 실태조사를 더 광범위하고 상시로 진행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경실련 관계자는 "무엇보다 다량의 GMO가 수입되고 있고 전 세계적으로 안전성 논란이 계속되는 만큼 소비자의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 완전표시제가 도입해야 한다"며 "홍종학 민주당 의원 등이 발의한 식품위생법 개정안에 관한 시급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아이쿱(iCOOP)소비자활동연합회도 이날 GMO 밀의 국내 수입을 우려하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연합회는 성명에서 "GMO 사건이 빈번히 발생하고 있음에도 제대로 된 수입 관리체계가 구축되지 않고 있다"며 "또한 정확한 정보 공개도 이뤄지고 있지 않아 많은 시민의 불안이 쌓여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GMO 완전표시제의 조속한 실시를 요구한다"며 "미승인 GMO 작물 수입이 우려되는 사안이 발생하는 즉시 수입 중단 조치를 취할 것을 정부에 촉구한다"고 전했다.
◇지난 3일 국회도서관 소회의실에서 경실련 소비자정의센터, 홍종학 민주당 의원 주최 'GMO와 소비자 알 권리' 2차 토론회가 진행되고 있다. (사진=정해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