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기철기자] 자동차를 구입한 뒤 등록신청을 하지 않은 운전자가 1심과 2심 재판에서 법령을 잘못 적용해 유죄선고를 받았다가 대법원에서 무죄선고를 받았다.
대법원 1부(주심 고영한 대법관)는 자동차를 구입한 뒤 소유권이전등록을 신청하지 않은 혐의 등(자동차관리법위반)으로 기소된 김 모씨(52·언론인)에 대한 상고심에서 이 부분에 대해 유죄를 인정한 원심을 깨고 무죄취지로 사건을 대구지법으로 되돌려 보냈다고 4일 밝혔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피고인은 자동차를 매수한 날부터 15일 이내에 소유권 이전등록을 신청하지 않았으나 개정법에 의하면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을 뿐"이라며 “원심으로서는 이부분 공소사실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어야 한다"고 밝혔다.
또 "구법상으로 보더라도 자동차소유권 이전등록 신청의무를 부담하는 자는 자동차매매업자에 한정된다"며 "1심과 원심이 인정한 범죄사실은 피고인이 자동차매매업자임을 전제로 본 것이어서 법률 적용을 잘못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이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점을 간과한 채 구법을 적용해 이 부분에 대해 유죄로 인정한 원심은 법령 해석 및 적용을 그르쳐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다만, 김씨에게 적용된 사문서변조·변조사문서행사 혐의에 대해서는 원심과 같이 모두 유죄를 인정했으나 자동차법위반죄와 하나의 형이 선고된 점을 고려해 전부 파기했다.
김씨는 2009년 3월3일 정모씨로부터 정씨 명의로 되어 있는 BMW 승용차를 구입한 뒤 소유권이전등록을 하지 않고 몰고 다녔다. 김씨는 정씨와 BMW 승용차에 대한 매매계약을 맺으면서 BMW 승용차의 압류를 김씨가 풀기로 약정했다.
그러나 김씨는 계약을 이행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이듬해 7월과 12월에 BMW 승용차의 번호판을 마음대로 바꿔 달기도 했다. 결국 김씨는 계약내용 불이행으로 고발돼 경찰에 입건됐으며 자동차의 소유권이전등록 미이행 등 여죄가 밝혀지면서 기소됐다.
1, 2심 재판부는 자동차위반법 및 사문서변조, 변조사문서행사 혐의에 대해 모두 유죄를 선고하면서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 사회봉사 160시간을 선고했다. 이에 김씨가 상고했다.
◇대법원(사진=뉴스토마토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