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혜진기자] 미국 공화당과 민주당이 예산안 합의에 실패하면서 17년 만에 연방정부가 폐쇄됐다. 다만 전일 시장에 큰 타격이 없었던 것처럼 앞으로도 국내 증시에 미칠 영향력은 크지 않을 전망이다.
2일 증권가는 미국 연방정부 폐쇄가 코스피의 추세를 바꿀 가능성은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단기적으로 조정이 나타난다면 매수 관점에서 대응하는 전략이 유효할 것이란 조언도 나온다.
◇삼성증권-미국 연방정부 폐쇄의 증시 영향력 점검
우려했던 미국 연방정부 폐쇄 후 미국 정치 불확실성의 핵심은 채무 한도 증액 이슈로 이동하게 됐다. 만일 양당 간 교착 상태가 파국으로 치달을 경우 미국은 디폴트 사태에 봉착할 수 있다. 이번 사태의 영향력은 펀더멘털 측면보다는 센티멘트 관점에서 판단하는 것이 옳다. 국내 증시 측면에서는 울고 싶었을 때 마침 뺨을 맞는 정도로 해석할 수 있다. 정치 리스크에 연유한 증시 변동성은 미국 경기 모멘텀 둔화와 맞물리며 단기적으로는 증시 조정의 빌미로 작용할 수 있다. 이번 조정을 중장기적 변화의 중심에 서 있는 업종과 종목의 포트폴리오를 재편하는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
◇현대증권-외국인의 시각에서 대응해야
과거 연방정부 폐쇄에 따른 금융시장의 반응으로 판단할 때 향후 2~3거래일이 중요하다. 사태의 장기화 여부에 따라 금융시장의 단기 변동성이 좌우될 전망이다. 다만 정치적 이슈의 특성상 사태가 최악의 시나리오로 갈 가능성은 크지 않다. 현 시점에서는 시세를 주도하고 있는 외국인의 스탠스를 확인하면서 시장에 대응하는 전략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판단된다. 따라서 다소 공격적 시각에서는 조정시 매수 관점에서의 대응이 유리하다. 외국인의 수급 강화 종목을 중심으로 시기적으로는 프리 어닝시즌 진입에 따른 3분기 이후 실적 호전 종목에 대한 매수 대응이 유효하다.
◇우리투자증권-미국 정치권 협상 외 주목할 부분
연방정부의 셧다운 기간과 미국 정치권의 부채한도 협상 외에 주요국 경제지표와 통화정책회의에 대해서도 꾸준히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미국 등 일부 선진국 중심의 경기 회복세라는 한계에서 벗어나 유럽과 중국으로 경기 회복세가 확산되고 있다는 신호가 뚜렷해지고, 주요국 통화정책과 글로벌 유동성에 변화가 없다는 것이 확인될수록 미국 정치 변수에 따른 우려가 크게 완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전일 발표된 중국의 지난달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3개월 연속으로 개선세를 이어간 것은 긍정적 소식이다. 미국의 정치 불안에도 국내 증시가 하방 경직성을 확보하거나 상대적으로 선전할 수 있는 요인들이 꾸준히 뒷받침되고 있는 것이다. 시장 분위기 반전의 계기를 타진해나가는 투자 자세가 바람직할 것이다.
◇신한금융투자-과거 미국 정부 폐쇄, 코스피 영향력은 중립적
지난 1980년대 이후 발생한 11차례의 미국 정부 폐쇄 시기와 코스피 지수의 기간 등락률을 정리하면 국내 증시에 대한 영향력은 중립적이었다고 판단된다. 11번의 폐쇄 사례에서 국내 증시는 평균 0.05% 하락했다. 하락 빈도는 5차례로 절반 수준이다. 남겨진 우려는 미국 정부 폐쇄 기간이 장기화되는 경우다. 상대적으로 정부 폐쇄 기간이 길었던 지난 1995년 11월, 12월 사례에서 코스피는 각각 3.1%, 5.5% 하락했기 때문이다. 미국에서 정치적 불확실성이 높아졌지만 기본적 축이 훼손되지는 않았다. 오히려 일부 외신에서는 정부 폐쇄에 따라 지난 4일 발표될 예정이었던 미국 고용지표 발표가 연기될 가능성이 제기됐다. 주식시장 동력 중 연준 유동성 공급에 대한 기대치가 조금 더 연장되는 소식이다. 미국 정부 폐쇄에 대한 극단적 비관론을 경계해야 하는 시점이다.
◇한국투자증권-연방정부 폐쇄 이슈에 매몰될 필요 없다
지난 1996년 이후 처음으로 연방정부 폐쇄가 현실화됐고, 민주당과 공화당의 대립이 첨예해 단기적 리스크로 작용할 가능성은 있다. 다만 마치 1995~1996년 연준의 금리 인하 시기처럼 연준이 예상보다 완화적 태도를 유지하고 있어 하락세는 제한적일 것이다. 조정 이후 시장을 염두에 둬야 한다. 선진국의 가계, 기업이 지출을 늘리게 된다면 어떤 형태가 될 지를 봐야 한다. 분명한 점은 전통적 투자보다 생산성을 올릴 수 있는 유형이 될 것이라는 점이다. 신재생 인프라와 관련된 투자, 통신장비, 광대역 통신투자와 같은 유형 자산에 대한 투자는 물론이고 최근 IT업계에서 일고 있는 스타트업 인수, 인수합병(M&A), 콘텐츠 등도 이러한 방향에 놓여 있는 것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