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혜진기자] 최근 원·달러 환율이 연 저점까지 떨어지면서 추가 하락에 대한 경계심이 높아졌다. 1050원 선이 지지선이 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증권가에서는 내수주 투자가 유리할 지 여부를 두고 엇갈린 전망이 나오고 있다.
지난 24일 오후 2시20분경 원·달러 환율은 1054.3원을 기록하며 연 저점을 경신했다. 기존 연 저점인 1054.5원보다 낮은 수준이다. 이후 외환 당국이 개입하면서 환율은 1060원 선을 회복했지만 추가 하락에 대한 경계심은 여전한 상황이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 6월말 1161원으로 연중 최고치를 찍은 후 4개월째 하락세다. 4개월 간 환율은 100원 가까이 떨어졌다. 연준의 양적완화 축소 시기가 늦춰질 것이란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달러 약세 흐름이 지속됐기 때문이다.
증권가에서는 원·달러 환율이 1050원 선에서 하락 속도를 조절할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까지는 1050선을 중심으로 움직일 전망이다.
김유미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일시적으로 1050원을 하회할 수있지만 그 수준에서 대체로 등락을 거듭할 것"이라며 "계절적으로 4분기는 원유 수입이 많은 시기라 흑자가 주춤해지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원화 강세가 다소 위축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채현기 KTB투자증권 연구원도 "1050원대는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경기 회복 국면에서 형성됐던 저점 수준"이라며 "외환 당국의 개입 심리가 강화되면서 속도는 조절될 것"으로 내다봤다.
중장기적으로는 원화 강세가 추세적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이에 따라 증권가에서는 내수주 위주의 투자 전략이 제시되고 있다.
전민규 한국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원화 강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내수주에 우호적인 여건이 마련되고 있다"며 "특히 막대한 경상수지 흑자를 바탕으로 내수 부양 정책이 조성될 여지가 커졌다는 점도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반면 일각에서는 수출주를 비롯해 민감주 투자가 여전히 유효하다는 의견도 있다.
손위창 현대증권 연구원은 "단기적으로는 내수주가 강세를 보이겠지만 경기 민감업종에 대한 관점은 여전히 유효하다"며 "수출이 주도하는 국내 경제의 구조적 특성을 감안하는 한편 소재, 산업재 업황이 정상 궤도에 진입할 가능성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지난 25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 대비 0.8원(0.08%) 오른 1061.8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6월 이후 원·달러 환율 하락 추이(자료제공=대신증권 홈트레이딩시스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