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기철기자] 길태기 검찰총장 직무대행(55·사법연수원 15기·사진)이 "직무대행을 맡은 이래 하루도 편한 날이 없었다"며 지난 50여일간의 소회를 밝혔다.
길 직무대행은 19일 열린 주례 간부회의에서 "오늘 회의가 제가 마지막으로 주재하는 간부회의라고 생각한다"며 "그동안 어렵고 중요한 현안들이 연이어 발생해 하루도 편한 날이 없었지만 검찰 구성원 모두가 각자 책임을 다 해줘 무사히 소임을 다 할 수 있었다"며 간부들과 일선 직원들을 치하했다.
길 직무대행은 또 "지난 두 달 동안 검찰을 조속히 안정시켜 본연의 임무를 다하도록 이끌어야 하는 소명을 한순간도 잊지 않았다"면서 "어려운 상황에서 중책을 맡아 나름대로 최선을 다한 직무대행으로 기억된다면 바랄 것이 없겠다"고 밝혔다.
이어 "신임 검찰총장께서 취임하시면 검찰 가족 모두가 심기 일전해 국민들게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려야 한다"며 "국법질서 확립과 국민의 권익보호라는 사명에 걸맞도록 어떤 상황에서도 혼신의 노력을 다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길 직무대행은 지난 9월30일 채동욱 전 검찰총장이 '혼외자' 의혹으로 검찰을 떠나면서 50여일간 검찰을 이끌어 왔다.
이 기간 동안 검찰은 국정원 트위터 수사에 대한 윤석열 전 특별수사팀장(여주지청장)의 '보고누락' 파문이 일면서 논란에 휩싸였다.
관련자인 조영곤 서울중앙지검장과 이진한 2차장, 윤 전 팀장, 박형철 특별수사팀 부팀장이 감찰을 받았고 현재 윤 전 팀장과 박 부팀장에 대한 징계가 법무부 검사징계위원회에 계류 중이다.
또 지난 15일 발표된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폐기의혹 관련 고발사건 수사결과'에 대해 부실수사, 편파수사 논란이 일면서 검찰은 또 한번 홍역을 앓고 있는 중이다.
한편, 길 직무대행이 직무대행 업무를 시작한 지난 10월부터는 효성그룹, 동양그룹 등 기업비리와 KT 이석채 회장에 대한 배임 수사가 잇따라 진행되면서 '재계 사정의 계절'이라는 말이 재계와 검찰 안팎에서 나오기도 했다.
길 직무대행은 서울 출신으로 동북고와 고려대 법대를 졸업했다. 대전지검 검사로 검찰에 첫 발을 디딘 이후, 전주지검 군산지청·서울지검 의정부지청 검사, 대검찰청 검찰연구관, 대구지방검찰청 강력부장검사, 대구지방검찰청 특수부장검사, 대검 형사과장, 사법연수원 부원장, 법무부 차관 등을 두루 역임했다.
엄정하면서도 자상한 지휘 스타일로 지난달 24일 김진태 후보자와 함께 차기 검찰총장 후보자로 추천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