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년기획-따뜻한 이웃, 변호사들)ⓛ법무법인 광장

20년 넘게 공익활동..상설기구 '공익활동위'로 확대
장애인법률지원 두각..UN장애인권리협약 참여 등 국제활동도 활발

입력 : 2013-12-24 오후 1:13:19
 
◇김병재 대표변호사
[뉴스토마토 최기철기자] 겨울이 중반으로 들어서고 있다. 수십년만의 혹한과 폭설이 예상되는 가운데 2013년도 종반으로 치닫고 있지만 사건과 사고는 끊이질 않고 있다. 온 국민들의 시선은 정쟁과 북한의 도발 등 대형이슈들에만 집중되고 있다. 정부는 출범시부터 서민복지를 부르짖고 있지만 이 겨울 연탄 한장과 방한복 한벌이 아쉬운 어려운 이웃들은 관심 밖으로 밀려나 더 시리고 아픈 겨울을 보내고 있다.
그 사각지대를 변호사들이 온몸으로 메우고 있다. 이제는 식상해진 단순 '무료법률상담' 차원이 아니다. 연탄을 짊어지고 직접 어려운 이웃들을 찾는가 하면 떠들썩한 송년회를 여는 대신 그 돈을 기부하기도 한다. 법률적 지식 외에 자신들이 가진 재능으로 이웃들을 돕는 '재능기부'도 한창이다. 고전적인 개념에서의 프로보노(Pro Bono, 공익을 위한 전문성 기부활동)에서 벗어나 영역을 넓혀 사회 이곳저곳에 온기를 불어넣고 있다. 이제는 홍보성 이벤트가 아닌 '법률가의 철학' 차원에서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변호사들의 공익활동을 국내 유명로펌을 중심으로 취재했다. 소속 변호사 규모를 기준으로 선정한 국내 8대 로펌의 공익활동의 현주소를 '가나다'순으로 소개한다. (편집자)
 
 
"진정한 법률가는 타인의 아픔을 먼저 이해하고, 마음으로부터 공감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때문에 법률적인 도움이 필요한 이웃에게 한줄기 희망이 될 수 있는 빛과 같은 존재가 되자는 게 광장의 공익정신이지요."
 
법무법인 광장의 김병재 대표는 법률가로서의 공익정신을 이렇게 정의했다. 공익활동이 단지 전시성 행사로 끝나는 것이 아닌 '타인에 대한 이해'라는 법률가의 철학적 신념에 뿌리를 둬야 한다는 것이다.
 
광장의 이 같은 공익활동에 대한 철학은 법무법인의 명칭인 '광장' 안에도 깔려 있다.
 
김 대표는 "'광장'은 넓은 공간이라는 의미도 있지만 빛이 있는 곳에서 타인의 어둠과 문제점을 관찰하고 해결해 나간다는 의미도 있다"고 설명했다.
 
◇단발적 활동 차원 아닌 전사적 활동..20년 넘는 역사
 
김 대표의 말 대로 광장의 공익활동은 명절이나 연말 등 특정 시점에만 이벤트성으로 이뤄지는 것이 아니다. 매우 조직적이며 대표와 소속 변호사들은 물론 직원들까지 나서는 전사적인 활동이다. 그 활동의 역사는 이미 20년을 훌쩍 넘고 있다.
 
광장은 이미 1990년대 후반부터 소속변호사들을 중심으로 사회공헌활동과 공익소송 무료변론을 진행해왔다.
 
이후 2007년 '공익활동위원회'라는 상설기구를 조직해 소외받고 있는 사회 구성원들을 위한 본격적인 공익활동에 나서기 시작했다.
 
한승헌 전 감사원장이 초대 위원장을 맡아 광장의 공익활동의 기틀을 잡았으며, 2011년 5월 김병재 대표가 2대 위원장으로 취임해 활동영역을 확대했다.
 
공익활동위원회원은 총 190여명으로 변호사와 전문가 160여명, 일반직원 30여명이 상시 활동하고 있으며, 매월 정기회의를 열어 공익활동에 대한 주요 의사결정을 하고 있다.
 
광장은 공익활동에 필요한 예산을 따로 배정하고 있지 않지만 공익활동위원회를 거쳐 지원여부를 결정하고 있으며 활동 규모로 추산할 때 매년 적지 않은 비용을 지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총 9개팀으로 공익활동위 구성..대표 변호사가 직접 지휘
 
광장의 공익활동위원회는 총 9개팀으로 조직되어 있는데 윤용석 대표가 팀장을 맡고 있는 기획팀이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고 있다. 김동하, 오현주, 임형섭 변호사가 기획팀원으로서 활동하고 있으며 홍석표 변호사가 간사를 맡고 있다.
 
그 산하에 ▲난민소송팀 ▲장애인법률지원팀 ▲북한이탈주민 법률지원팀 ▲1학교1고문 변호사제팀 ▲이주노동자 및 운수노동자 법률지원팀 ▲청소년 멘토사업팀 ▲유니세프법률지원팀 ▲열린청소년재단 법률지원팀 등 8개팀이 전문성을 살려 활동하고 있다.
 
여기에 우리나라 첫 대법원 수석 재판연구관으로 유명한 서정우 변호사와 김용덕 전 금융감독위원회 위원장(장관급) 겸 금융감독원 원장이 고문을 맡아 위원회 활동을 뒷받침하고 있다.
 
이 가운데 북한이탈주민 법률지원팀은 탈북청소년 대안학교인 '하늘꿈학교'와 업무협약을 맺어 매월 변호사의 법률 교육 및 법률상담을 무료로 지원하고 있다.
 
청소년멘토사업팀도 격월로 '명륜보육원'과 '꿈드림공부방'을 방문해 멘토활동을 하고 있으며, 열린문청소년재단과 유니세프와도 업무협약을 맺고 무료 법률자문을 지원하고 있다.
 
◇법무법인 광장의 홍석표 변호사가 지난해 11월 '공익인권변호사모임 희망을 만드는 법' 및 '공감'과 공동으로 장애인차별 시정을 위해 중앙선거관리위원회를 상대로 공익소송을 제기하기에 앞서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제공=광장)
 
광장이 올해 특히 빛을 발한 공익활동분야는 장애인법률지원이다. 장애인법률지원팀에서는 장애인들에 대한 불평등한 처우와 처분, 부당한 법안의 개정 등을 위해 뛰고 있는데, 최근 청각장애인에 대한 선거광고의 차별을 지적하며 중앙선거관리위원회를 상대로 공익소송을 진행해 내년 지방자치단체장 선거부터 청각장애인에 대한 각종 차별을 시정하겠다는 확답을 받아냈다.
 
◇홍석표 변호사 중앙선관위 상대 '장애인 차별 시정' 소송
 
이 공익소송을 전담한 홍석표 변호사(장애인법률지원팀장)는 장애인들에 대한 차별 개선 등 인권보호에 앞선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 12월11일 보건복지부장관 표창을 수상했다.
 
장애인법률지원팀은 이 외에도 UN장애인권리협약 한국민간보고서 중 장애아동 파트를 담당해 여러 장애단체들과 우리나라의 권리협약이행상태를 점검하고 권고사항을 정리하는 등 국제 장애인 인권 개선활동 분야에서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광장 공익활동위원회 팀 중 '이주노동자 및 운수노동자 법률지원팀'은 최근 근로자들의 체불임금 소송을 무료로 진행해 한국노총으로부터 표창장을 받아 눈길을 모으기도 했다.
 
광장은 이 외에도 UNICEF 한국위원회와 협약을 맺고 지원에 나서는 가 하면 매년 '사랑의 연탄나눔' 운동과, 영유아보호시설, 미혼모를 위한 시설 후원, 연말 사랑나눔 바자회를 통한 성금 기부 등을 정기적으로 진행하며 이웃과의 마음의 벽을 허물고 있다.
 
◇법무법인 광장이 지난 3월 29일 유니세프 한국위원회와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지속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왼쪽부터 유니세프한국위원회 오종남 사무총장, 법무법인 광장 윤용석 대표변호사, 안성기 친선대사, 법무법인 광장 홍석표 변호사(사진제공=광장)
 
◇김병재 대표 "로펌들 홍보에 치중..장기적 플랜 세워야"
 
김병재 대표는 최근 로펌들이 공익활동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에 대해 높이 평가하면서도 홍보에 치중하는 경향이 없지 않다며 우려했다.
 
김 대표는 "최근 로펌의 공익활동의 경향을 보면, 이벤트에 가까운 일회적 활동을 중심으로 홍보에 치중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그보다는 장기적으로 법률지원이 필요한 단체와 지속적인 관계맺음을 통해 법률개정, 제도개선을 도모하는 것이 로펌의 공익활동이 나아갈 지향점"이라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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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기철 기자